하와이에는 꽤 오래전부터 현지인들 사이에 사랑받아 온 디저트가 있다. 지난 1800년대 최초로 하와이 섬 일대에 정착한 포르투갈 이주민들이 고향을 추억하며 만들어 먹었다는 ‘말라사다(malasada)’ 도넛은 이제 대표적인 하와이 전통 디저트로 주목받고 있다. 당시만 해도 여객선으로 수개월에 걸쳐 항해한 끝에 닿았을 하와이에서 다시는 고향 ‘포르투갈’로 돌아갈 수 없었던 이주자들의 고향에 대한 향수와 삶의 애환이 담겨 있는 디저트인 셈이다. 그리고 이제 하와이의 말라사다 도넛은 갓 튀겨낸 따뜻한 빵에 하얗게 뿌려낸 달달한 설탕 맛이 어우러지면서 하와이를 떠올릴 때마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음식으로 인기가 높아진 제품이다. 각종 축제에도 빠지지 않는 간식거리이자, 하와이의 빅아일랜드 섬을 배경으로 만든 일본영화 ‘호노카아 보이’에서도 중요한 먹거리로 등장할 정도다.
그런데 최근에는 갓 튀긴 뜨거운 말라사다 도넛과 차가운 아이스크림이라는 다소 생소한 조합의’’알로하사다(alohasada)’가 많은 이들 사이에서 화제다.
혹자는 하와이의 말라사다 도넛에 아이스크림을 혼합한 독특한 ‘알로하사다’에 대해 개발자는 분명히 아이디어로 반짝이는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했을 정도로, 달달한 하와이 맛을 제대로 구현한 디저트로 불린다.
주문 즉시 튀겨낸 뜨거운 말라사다 도넛 속에 차갑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듬뿍 넣은 빵빵한 모양의 ‘알로하사다’를 개발한 인물은 일명 ‘엉클 클레이’라는 일본계 미국인 사장이다. 한국계 교민들에게는 ‘클레이 삼촌’이라고 불리는 익숙한 이름의 중년 남성이 운영하는 ‘하우스 오브 퓨어 알로하(Uncle Clay’s House Of Pure Aloha, 이하 HOPA)’는 실제로 ‘클레이’라는 이름을 가진 현지 주민이 운영하는 디저트 전문점이다.
아이나 하이나 쇼핑센터 1호점에 이어 최근에는 알라모아나 센터 2층에 2호점을 열었다. 1호점과 2호점 모두 클레이 삼촌이 총괄하지만 1호점은 그의 조카 브랜슨 군이, 그리고 2호점에는 클레이 삼촌 본인이 맡아 운영해오고 있다. 때문에 운이 좋은 날이면 클레이 삼촌과 기념 촬영을 하는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지난 2011년 클레이 삼촌과 그의 조카 브랜슨 군이 문을 연 ‘HOPA’는 주민들의 입소문을 타고 미국 리뷰 전문 플랫폼 옐프(yelp)에 소개되는 등 짧은 기간 내에 크게 성공한 디저트 전문점으로 꼽힌다. ‘섬’이라는 특성상 보통 수십 년 이상 한 자리에서 주인장이 직접 운영하는 상점을 주로 찾는 하와이 주민들의 습관을 뛰어넘을 만큼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이들의 디저트가 성공한 이유는 분명 특별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호파에서 판매 중인 모든 디저트에는 식품 첨가제와 인공감미료 등이 첨가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오직 천연 재료만으로 맛을 내는 것으로 유명한 셈인데, 일명 ‘클레이 삼촌’이라고 불리는 주인장은 생과일 고유의 단맛을 살려내기 위해 만든 시럽을 사용해 아이스크림을 직접 제조한다는 점에서, 뜨거운 하와이 날씨 탓에 자칫 녹기 쉬운 아이스크림을 마치 과일 주스처럼 ‘후루룩’ 마시는 손님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럽뿐 만이 아니다. 핸드 메이드로 제조되는 각종 토핑과 아이스크림 고명으로 선택할 수 있는 모찌 떡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어오고 있다. 또, ‘알로하사다’에 첨가되는 아이스크림 역시 현지 브랜드 업체인 ‘트로피컬 드림즈’와의 합작을 통해 생산해내고 있다. ‘트로피컬 드림즈’는 하와이의 대표적인 로컬 아이스크림 제조 업체로, 비법 제조 공정을 통해 부드러운 아이스크림 맛으로 유명한 업체다. 그 뿐만 아니라, 매장에서 판매 중인 말라사다 도넛과 페이스트리 빵은 모두 하와이 현지 베이커리 전문점인 와타나베 베이커리점에서 공수받아오고 있다. 물론 모든 빵은 당일 제조한 제품들이다.
폭신한 식감의 ‘말라사다 도넛’보다 겹겹이 쌓인 바삭한 식감의 ‘크리스피’를 즐기는 이들을 위해 패스츄리 빵에 아이스크림을 듬뿍 담아 주는 두 가지 종류의 ‘알로하사다’가 판매 중이다.
단, ‘알로하사다’는 오직 ‘알라모아나(Alamoana center)’ 지점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유일무이한 디저트다. 가장 평범하면서도 가장 많은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The classic’ 맛부터, 보라색 타로 가루가 첨가된 빵으로 변경한 ‘The Poi Classic’, 초콜릿 칩을 품은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빵빵하게 품은 ‘Chocolate Lover’와 슬라이스 한 생딸기를 아이스크림 토핑 위아래로 촘촘히 끼워 넣은 ‘Strawberries & Cream’, 그리고 아시안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녹차 아이스림과 팥 고명을 품은 ‘Uji Kintoki’까지 총 5가지 종류의 ‘알로하사다’를 맛볼 수 있다.
가격은 ‘Original’ 알로하사다와 ‘The Poi Classic(타로 향)’은 개당 3.75달러, ‘Chocolate Lover’와 ‘Strawberries & Cream’은 개당 각각 4.5달러, 4.75달러씩이다. 마지막으로 ‘Uji Kintoki(녹차&팥 고명)’는 5달러다. 세금이 포함된 가격이라는 것은 더욱 매력적이다.
필자의 경우 왠지 모르게 속이 허한 날 따끈한 아메리카노 한 잔과 함께 알로하사다 한 두 개를 곁들이는 것을 좋아한다. 가볍게 입맛을 돋우기에 좋고, 파라다이스로 불리는 하와이에 살고 있는 ‘달콤한 인생’의 맛을 느끼기에 더욱 좋다.
아이스크림만 단품으로 주문할 수 있는데, 이때는 토핑 종류에 따라 총 12가지 맛으로 주문이 가능하다.
한국에서 하와이를 찾기 위해서는 최소 10시간 이상의 장시간 비행을 해야 한다. 장시간의 비행과 비교해 짧은 기간 여행할 수밖에 없는 단기 여행자들에게 ‘하와이의 달콤한 맛’을 느끼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다.
짧지만, 강렬한 하와이의 달콤한 인상을 한입에 담은 ‘알로하사다’인 셈이다. 특히 1인당 5달러 수준의 가격으로, 하와이의 참맛을 느끼기에 최적이다.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오후에 가면 이미 동이 나 맛보기 힘들기 때문에 일찍 가는 것이 좋다.
HOPA ALA MOANA
ALA MOANA CENTER (AT THE "LANAI", MALL LEVEL 2, DIAMOND HEAD WING)
MON – SAT | 9:30 AM – 9:30 PM // SUN | 10:00 AM – 8:00 PM
(808) 377-6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