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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이래서, 이렇게 초콜릿을 먹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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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이래서, 이렇게 초콜릿을 먹어야 합니다.

이재민 2024년 1월 9일

달콤한 디저트에는 탄수화물 또는 당이라 불리는 성분들이 가득하다. 이러한 성분은 우리 몸에서 행복을 느끼게 도와주는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행복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본능적으로 추구하는 감정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달콤함을 찾는 건 필연적이라 할 수 있다.

달콤함을 찾는 일에는 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지만, 겨울철이면 유난히 더 자주, 많은 단맛을 찾게 된다. 딸기 뷔페·핫초코·군 고구마·붕어빵·호빵 등 다양한 겨울 디저트가 이를 증명해 준다. 단순히 눈에 잘 띄어서일까? 그들도 수요로부터 시작된 공급일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우리가 겨울철이면 더욱이 달콤한 디저트에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겨울, 식량 에너지 효율을 논하다]


디저트로 손길을 안내하는 겨울만의 무기는 ‘추위’에 있다. 겨울은 춥고 배고픈 계절이다. 지금의 인간 생활은 조금 다를 수 있으나, 겨울은 본래 인간을 포함해서 많은 동물이 식량난을 겪기 딱 좋을 때다. 동시에 아이러니하게도 겨울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식량이 많이 필요한 계절이다. 추위에 대응하며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선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겨울이면 우리가 디저트를 더 자주 찾는 이유다.

정리하자면 겨울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식량은 풍족하지 않은 계절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적은 양으로도 많은 에너지를 낼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음식을 찾게 된 것이고, 그에 딱 알맞은 음식의 카테고리가 디저트라서 우리가 겨울철에 디저트를 많이 찾게 되는 것이다.

요즘에는 다양한 디저트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가격, 열량 효율, 접근성 등을 고려했을 때 초콜릿만 한 디저트가 없다고 생각한다. 광범위한 활용도도 있어서 다양하게 즐기는 재미도 있다.

서론이 조금 길었지만, 이번에는 겨울철에 더욱 손길이 가는 디저트, 그중에서도 초콜릿과 관련된 이야기 몇 가지를 해보려 한다.

[고대 문명으로부터 시작한 카카오의 역사]


인간은 초콜릿을 언제부터 먹었을까?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카카오는 지금으로부터 3,000년 전쯤에 고대 중앙아메리카의 올메크족이 처음 사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초콜릿을 음료 형태로 즐기게 된 것은 카카오가 중앙아메리카의 아즈텍과 마야 문명으로 넘어가면서부터였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달콤한 맛이 아닌, 바닐라와 칠리 등의 향신료를 넣어 쓰고 매운 형태로 즐겼으며, 그 음료를 카카오 물, 쓴 물, 카카오 콩과 고추로 만든 음료 등을 뜻하는 쇼콜라틀(xocolatl)이라 불렀다.

그 후 16세기에 스페인의 에르난도 코르테스가 아즈텍 문명을 정복하면서부터, 카카오로 만든 초콜릿 음료가 유럽 전역으로 퍼지게 됐다. 설탕이나 계피를 넣어 풍성한 풍미와 단맛을 갖추게 된 것도 이때부터였다. 지금의 판 형태의 초콜릿은 1847년에 영국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우유가 들어간 밀크 초콜릿은 1876년에 스위스에서 처음 개발됐다.

[초콜릿이 만들어지는 방법]


카카오는 가공 방식에 따라 코코아 파우더, 화이트 초콜릿, 다크 초콜릿, 밀크 초콜릿 등으로 만들어진다.

– 공통
코코아 파우더가 되든 씹어 먹는 초콜릿이 되든 간에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다. 바로 카카오매스에서 카카오버터를 분리하기 전까지의 단계인데, 과정은 이렇다.

먼저 카카오빈을 발효하고, 볶고, 껍질을 제거하면 카카오빈의 알맹이인 카카오닙스가 만들어진다. 여기에 물리적인 힘을 가해 분쇄하다 보면 지방질이 녹으면서 흘러나와 딱딱했던 카카오닙스가 되직한 형태로 변한다. 되직한 형태의 카카오, 이것을 카카오리쿼 또는 카카오매스라 부른다.

– 코코아 파우더
카카오매스를 압착하여 분리하면 고형의 물체만이 남는다. 이것을 건조하고 분쇄하면 카카오 파우더가 된다.

– 다크 초콜릿
카카오(카카오매스·카카오버터)에 설탕, 바닐라, 레시틴 정도만을 넣어 만든다.

– 밀크 초콜릿
카카오(카카오매스·카카오버터)에 설탕, 바닐라, 레시틴 그리고 분유(건조 우유)를 넣어 만든다.

– 화이트 초콜릿
카카오버터에 설탕과 분유(건조 우유)를 넣어 만든다. 카카오 매스나 코코아 파우더 등 코코아 고형물은 들어가지 않는다.

초콜릿의 핵심은 결국 카카오 파우더와 카카오버터라 할 수 있다. 제품을 살 때, 카카오의 함량은 얼마나 되는지, 카카오버터 대신 식물성 제품이 들어가진 않았는지 따져보며 사는 것을 추천한다.

[초콜릿이 겨울을 대표하는 디저트가 된 이유]


1년에 한 번, 2월 14일에는 초콜릿이 주인공이 되는 날이다. 2월 14일은 겨울이며, 앞서 언급한 칼로리 효율 때문이 아닌, 밸런타인데이에 찾게 되는 초콜릿으로 인해 겨울철엔 달콤한 디저트를 더 많이 소비한다는 인식이 생기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밸런타인데이에는 3세기 로마제국의 이야기가 깃들여있다. 당시에는 가족이 그리워 탈영하는 일을 막고자 결혼을 금지했었다. 하지만 발렌티노 신부는 이를 무시하고 결혼식을 성사시켰는데, 이 일이 발각되어 결국 2월 14일에 사형을 당했다고 한다. 그 후 발렌티노 신부가 순교한 2월 14일을 축일로 정하고, 그렇게 해마다 전해져 내려와 초콜릿을 주고받는 지금의 밸런타인데이가 됐다고 한다.

사실 밸런타인데이는 초콜릿이 아닌 선물이나 카드를 주고받는 날이었다. 지금의 밸런타인데이처럼 초콜릿을 주고받는 문화가 만들어진 건,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인 일본의 한 제과점에서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으로 마음을 전해보세요’라는 식의 프로모션을 시작한 때부터였다.

시간이 좀 흘러서는 또 다른 제과점이 ‘밸런타인데이에는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줘보세요’의 내용으로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마침 이게 미국의 여성해방운동인 ‘우먼 리브 운동’과 맞물려 크게 흥행하게 됐다. 그렇게 일본에는 본격적으로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는 밸런타인데이가 자리 잡게 됐고, 차츰 우리나라에도 유입되어 우리 또한 지금의 밸런타인데이 문화를 즐기게 된 것이다.

[초콜릿의 종류]


지금까지 초콜릿의 역사, 만드는 방식, 즐길만한 명분을 알아봤다. 그렇다면 어떤 초콜릿으로 달콤함에 빠져보면 좋을지, 마지막으로 초콜릿의 종류를 알아보기로 하자.

먼저 앞서 언급한 대로 초콜릿은 기본적으로 다크, 밀크, 화이트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모양과 추가로 사용하는 재료에 따라 또다시 종류를 나눌 수 있다.

1. 판 초콜릿
납작한 사각 형태의 초콜릿이다. 고형화된 최초의 초콜릿이며 1847년에 처음 등장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가나 초콜릿이 판 초콜릿에 해당한다.

2. 셸 초콜릿
셸은 껍질을 의미한다. 셸 초콜릿은 초콜릿으로 껍질(외형 틀)을 만든 후, 그 안을 시럽이나 술, 견과류 등을 채워 만든다.

3. 파베 초콜릿
초콜릿과 생크림을 섞어 가나슈를 만든 후 틀에 넣어 굳혀 만든다. 그 후 사각형으로 잘라 코코아 가루를 뿌리면 파베 초콜릿이 되고, 동그랗게 떠서 코코아 가루를 뿌리면 트러플 초콜릿이 된다. 파베와 트러플 초콜릿 모두 프랑스에서 만들어졌으며 파베는 벽돌을 의미한다.

4. 바크 초콜릿
바크는 녹인 초콜릿을 얇게 펴준 다음, 그 위에 과일이나 견과류 과자 등을 올려 굳히는 방식으로 만든다. 다 완성된 초콜릿의 표면이 나무껍질처럼 거칠어, 나무껍질을 의미하는 바크라는 이름을 얻게 된 초콜릿이다.

모형과 재료 외에 품질에 따라서는 고급 초콜릿, 준 초콜릿, 이미테이션 초콜릿으로 나뉘며 카카오 함량이 기준이 된다.

집 앞 편의점에서도 볼 수 있을 만큼 접근성이 좋다는 건 큰 이점이다. 덕분에 초콜릿을 어려워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다음이라고 생각한다. 첫 경험이라는 것을 기회로 더 넓은 세상에 발을 들이거나, 편리함에 적응하여 안주하거나. 아는 만큼 보이고, 맛있는 건 초콜릿도 마찬가지다. 부족한 글이지만, 이 글을 읽은 뒤에는 초콜릿 앞에서 적어도 몇 초 동안은 서성이며 맛을 알아가는 과정을 느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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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

음식과 술에 대해 글을 쓰고 말하는 일을 좋아합니다. '전통주 큐레이터'이자 팟캐스트 '어차피, 음식 이야기' 진행자, 이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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