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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바 Talk] 와인을 마시는 방법 2

[와인바 Talk] 와인을 마시는 방법 2

Emma Yang 2020년 6월 15일

열한 번째 와인바 Talk, 와인을 마시는 방법 2

다음은 와인을 입안에서 느낄 차례이다. 와인을 한 모금 마신 뒤 입안 구석구석을 와인으로 적셔준다. 그리고 입안에 와인을 적당히 머금은 채로 공기를 호로록 빨아들여 공기를 와인에 접촉하듯 입안에서 와인을 굴려준다. 와인을 만나 향을 머금은 공기는 입안을 통해 비강으로 넘어가며 코에서는 미처 느낄 수 없던 조금 더 섬세한 향과 알코올을 느끼게 도와준다.

와인에 공기를 접촉시키면 와인의 맛을 더 섬세하게 느낄 수 있다. / 사진 출처: rowanheuvel@unsplash

하지만 이 방법에 숙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기를 너무 세게 빨아들이면 사레가 심하게 들릴 수 있으니 항상 조심해야 한다. 와인을 머금고 호로록 호로록 소리를 내는 방법이 식사하는 내내, 혹은 와인을 마시는 내내 이어진다면 식사를 함께 즐기는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식사 자리인 경우나 격식을 갖춰야 하는 곳이라면 새 와인을 오픈하고 첫 모금 테이스팅을 하는 한두 번 정도, 그리고 중간마다 한 번씩 시간에 따라 와인이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의미로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와인을 마시며 와인의 느낌에 대해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 / 사진 출처: free-photos@pixabay

와인을 목으로 넘기며 와인의 맛과 목 넘김의 느낌을 확인한다. 입에서는 단맛, 신맛, 떫은맛(타닌), 알코올감, 바디감, 그리고 피니쉬(Finish)라고 불리는 끝 맛을 느낄 수 있다. 단맛, 신맛, 타닌, 알코올 이 네 가지 요소가 입안에서 어떻게 느껴지는지에 따라 와인의 느낌을 표현하는 언어는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그래서 와인 메이커들은 입안에서 느껴지는 와인의 맛을 조절하기 위해 서로 다른 포도 품종을 섞어 와인을 만들기도 하고 숙성의 정도를 결정하여 자신이 원하는 와인의 맛을 구현한다.

와인으로 표현의 예를 들자면, ‘낮은 단맛과 튀지 않는 산도, 거칠고 강한 타닌, 높은 알코올, 그리고 중간 이상의 피니쉬’ 같은 느낌으로 표현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 살을 붙여 구체적으로 와인을 더 자세히 표현할 수도 있다. ‘첫 모금은 달지 않지만, 뒷맛에서 단맛이 살짝 느껴지고, 입안 전체에 떫은 감을 먹은 것처럼 혀를 쪼이는 듯한 강한 타닌감과 목을 ‘탁’ 치는 듯한 강하게 느껴지는 알코올감, 그리고 입안에서 10초 이상 이어지는 와인의 여운감’으로 표현해 보았다. 와인을 표현하는 언어는 와인 메이커나 와인 전문가들이 많이 쓰는 단어들이 있지만,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어려운 표현들이 많다. 와인을 마시고 느끼는 것은 나 자신이기 때문에 나에게 익숙한 단어들로 와인을 표현하는 것을 연습해보는 것이 좋다. 그래야 와인을 마신 후에도 그 와인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다.

와인의 양조 과정에서 와인 맛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결정된다. / 사진 출처: lasseter-winery@unsplash

와인의 맛을 구성하는 네 가지 요소가 어느 하나 튀는 것 없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면, 우리는 이런 와인을 ‘밸런스가 좋은 와인’이라 표현한다. 산도가 조금 더 강한 와인이라면 깔끔하고 가벼운 느낌을, 당도가 강한 와인은 부드럽고 마시기 편한 느낌을, 타닌이 강한 와인의 경우 강건하고 탄탄한 느낌을 와인에서 받을 수 있다. 알코올이 강하게 느껴지는 와인의 경우는 다른 요소들이 상대적으로 잘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좀 더 세심한 테이스팅이 필요하다.

와인의 피니쉬, 즉 와인의 끝 맛은 일반적으로 숙성이 오래될수록 길어진다고 알려져 있기에 와인의 완성도를 나타내는 척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와이너리의 스타일에 따라 피니쉬 없이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기도 하므로 피니쉬가 좋은 와인과 좋지 않은 와인을 가리는 기준이 되기는 어렵다. 일부 와인 비평가는 ‘10초 정도 피니쉬가 길게 이어진다’와 같이 초 단위로 피니시의 길이감을 이야기한다.

와인의 바디감은 입안에서 느껴지는 와인의 무게감을 표현하게 되는데 쉽게 생수를 마실 때와 우유를 마실 때 입안에서 느껴지는 질감과 무게감의 차이를 생각하면 쉽다. 일반적으로 높은 당도와 타닌은 바디감을 높게 느끼게 하고, 산도와 알코올감은 바디감을 낮게 느끼게 한다. 바디감은 대부분 포도 품종의 종류와 그 성질에 따라 크게 결정되지만, 여기에 와인의 제조 시 와인을 깨끗하게 거르는 필터링(Filtering)의 정도도 와인의 바디감에 영향을 미친다. 맑은 와인은 와인을 입안에서 깔끔하고 가볍게 느끼게 하고 필터링이 적게 되어 탁한 와인은 입안에서 바디감을 무겁게 만들기도 한다.

와인을 더 잘 즐기기 위해서는 많은 테이스팅 경험이 필요하다. / 사진 출처: maksym-kaharlytskyi@unsplash

이렇듯 많은 요소에 의해 와인의 느낌은 달라질 수 있으며, 와인을 오픈하여 잔에 따르는 그 순간부터 피니쉬까지 와인을 마시는 모든 순간이 와인을 느끼는 데에 많은 영향을 준다. 와인을 마시는 개개인의 경험이 모두 다르다 보니 같은 와인이라도 와인을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 다 다르다. 와인을 정확히 표현하고 평가하기까지는 상당히 많은 경험과 노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대부분의 와인 업계 종사자들은 끊임없이 테이스팅하며 와인에 대한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어렵지만 조금씩 연습하며 경험을 쌓다 보면 와인에 새롭게 눈을 뜨는 순간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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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ma Yang

모두가 와인을 쉽고 재밌게 마시는 그 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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