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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거대 자본, 위스키 시장에 ‘눈독’

중국 거대 자본, 위스키 시장에 ‘눈독’

임지연 2024년 2월 15일

중국이 천문학적인 거대 자본을 잇달아 쏟아부으며 글로벌 위스키 시장 생태계 변화를 꾀하고 나섰습니다.

중국 남부 윈난부터 서북쪽의 내몽골, 서쪽 내륙 지역인 칭하이, 동부 연안의 산둥성에 이르기까지 대륙 전역에 무려 50여 곳에 달하는 대규모 위스키 제조 공장과 연구소를 설립, 운영키로 한 것이죠. 최근에는 쓰촨성 소재의 쓰촨 위스키 제조 공장에 무려 1억 5천만 달러를 투자하며 청룡의 해에 중국이 세계 위스키 산업 지형을 바꿀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중국 로컬 마트에서 판매 중인 다양한 주류 제품들의 모습. 출처: 바이두(baidu.com)

대표적인 투자 업체로는 중국 국내 주류회사인 구징, 양허와 맥주 전문 브랜드인 칭다오 맥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외 유명 주류 회사들도 이런 중국 내 움직임을 포착하고 대대적인 투자를 차례로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영국의 다국적 음료 및 주류 업체인 디아지오 주식회사(Diageo)와 발렌타인 위스키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프랑스에 본사를 둔 페르노리카(Pernod Ricard)도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올해 1월 초까지 페르노리카는 약 1억 5천만 달러를 쓰촨 위스키 공장에 투자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습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뎨촨(The Chuan) 위스키는 이 일대에서도 가장 유명한 명산인 어메이산과 허란산 동쪽 기슭의 습하고 따뜻한 기후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이 지역 특색을 가장 잘 담아낸 위스키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졌습니다. 출시가 예고된 뎨촨 위스키는 중국 장백산의 목재로 만들어진 싱글 오크 캐스크에서 숙성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가격은 한 병당 약 124달러로 판매될 전망입니다. 쓰촨성 정부는 이 같은 소식을 정부 차원의 첫 위스키 프로젝트인 일명 ‘더 쓰촨’(The Sichuan)을 통해 대중에 공개하며 화제성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뎨촨 공장에서는 위스키 생산에 소요되는 에너지 전량을 100% 재생 가능한 전력을 사용하면서 탄소 배출량 감소에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조 시설의 일부를 공장에서 방문객들을 위해 공개하고 내부에는 작지만 알찬 체험관 시설을 운영하며 공장의 최신식 시설에 대한 관심을 끌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뎨촨 위스키 공장 내외부 전경. 출처: 뎨촨 위스키 홈페이지

페르노리카의 중국 지부 최고 경영자인 궈빈첸 CEO는 “뎨촨 위스키는 해외에서 수입된 외국산 위스키가 아니라 페르노리카가 만든 중국 ‘국산’ 위스키”라고 강조하면서 “이 지역의 적절한 온도와 습도로 고품질의 위스키를 생산하고 있다”고 중국 현지화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프랑스 브랜디인 까뮈(Camus S. A.) 역시 안후이성의 바이주 전문 제조 업체 구징공(Gujinggong)과 공동으로 협력해 약 3천만 달러 규모의 위스키 프로젝트에 돌입했고, 이에 질세라 수백 년의 유서 깊은 실력을 갖춘 스코틀랜드의 앵거스 던디(Angus Dundee)도 최근 저장성 일대를 중심으로 대규모 위스키 증류 시설을 설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한국에는 크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미 중국 시장에는 중국인 국내 소비자를 겨냥한 다양한 브랜드의 중국 국산 위스키 제품이 포진해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해외 유명 업체들이 중국 위스키 시장을 겨냥해 잇따라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지만, 사실 그동안 중국 각 지역에서 생겨난 크고 작은 국내 위스키 브랜드의 역량도 무시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죠. 중국의 최남단인 광둥성의 광저우와 선전 등 대도시에 위치한 크고 작은 주류 전문점에는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광둥성을 기반으로 한 위스키 22종류가 판매되고 있을 정도로 도시별, 지역별로 자리 잡은 중국 고유 제품이 이미 시장에 다수 포진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중국 국산 위스키의 품질은 해외 유명 제품과 비교해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상당합니다.

◇ 여전한 ‘블루오션’, 중국 위스키 시장

중국 내 위스키 판매량은 지난 2023년 11월 기준으로 약 927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순이익만 308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바이주가 대부분 점유한 중국 국내 주류 시장에서도 매우 고무적인 성장세라는 평가인데요. 같은 시기 맥주는 245억 달러, 와인은 13억 달러에 달한 것과 비교해서도 위스키 시장의 성장세는 매우 눈에 띕니다.

같은 기간 중국 세관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중국이 수입한 해외 유명 위스키 제품 수입량은 약 50억 4,800만 달러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 2015년 1억 900만 달러 대비 큰 성장세라는 평가입니다.

윈난성에 설립될 것으로 알려진 대규모 위스키 제조 공장 조감도. 출처: 바이두(baidu.com)

이 같은 중국 내 위스키 수입과 판매량 급증의 대부분은 영국산 브랜드였는데요. 스코틀랜드 위스키 협회는 지난 2022년 중국 대륙으로 약 2억 9,400만 달러를 수출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영국산 위스키는 미국에 약 10억 5,000만 달러를 수출했고, 싱가포르에 3억 1,600만 달러, 인도 2억 8,200만 달러 등을 수출한 데 이어 중국에도 대규모 수출 물량을 기록한 것입니다. 특히 중국에서는 영국산 위스키 중에서도 고가의 최고급 프리미엄 위스키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렇다면 최근 들어와 눈에 띄게 증가한 위스키 소비 주체는 주로 어떤 이들로 구성돼 있었을까요?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위스키 소비는 상하이, 선전 등의 1선 대도시 젊은 청년층 소비자와 충칭과 텐진 등 2선 대도시에 거주하는 고소득 소비자들이 주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최저 28달러에서 70달러 사이의 수입산 위스키를 가장 선호했습니다.

또 위스키를 즐기는 이유로 개인적인 즐거움 선호와 친구들과 여유로운 휴식 시간 중에 음용하기 위해서라는 답변이 높았고, 절반에 가까운 약 45%의 소비자들이 혼자서 수입산 위스키를 즐기며 휴식 시간을 보냈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중국주류산업협회의 쑹슈위 회장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위스키 브랜드의 중국 현지화 전략은 중국 국내산 브랜드와의 지속적인 품질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중산층과 20~30대 젊은 세대,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고가의 수입산 위스키뿐만 아니라 고급화되고 있는 중국 국산 위스키에 대한 소비량 역시 빠른 증가세가 예측된다. 향후 수입산은 물론이고 국내산 위스키의 소비 규모가 매우 빠르게 가속화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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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찾는 인생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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