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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드와 함께 하는 월요일. 샤블리의 차이

제퍼드와 함께 하는 월요일. 샤블리의 차이

Decanter Column 2018년 7월 23일

앤드루 제퍼드가 샤블리는 과연 얼마나 “부르고뉴적”인지 생각해보았다.

샤블리는 1960년대에 약 500헥타르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그보다도 열 배는 넓은 5,600헥타르로 커졌다. 이것은 모든 부르고뉴 포도밭 중 23%나 된다. 이곳의 포도는 샤르도네이고, 최고의 풍미는 유명 프리미에 크뤼와 그랑 크뤼들 속에서 찾을 수 있다. 모든 것이 아주 믿음직스럽고, 아주 귀족적이고, 아주 멋지다. 그런데…… 동시에 아주 오해의 소지가 있지는 않은가?

샤블리는 부르고뉴의 나머지 지역과 너무나도 달라서 지역 전체를 뭉뚱그려 생각하는 건 샤블리에 아무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샤블리라는 전형적인 테루아 와인은 그들만의 독특한 와인 왕국으로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비를 따라가라: 샤블리는 센 강의 배수 유역 일부를 차지하고 있고 언덕에 떨어지는 비는 결국 북해로 이어진다. 반면 부르고뉴 나머지 지역에 내리는 비는 센 강과 론 강을 통해 남쪽의 지중해로 흘러간다. 이러한 강 유역들은 풍경의 주제를 제공하고, 그런 식으로 보았을 때 샤블리와 부르고뉴 나머지 지역은 프랑스 와인 책에서 서로 다른 장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 빛을 측정하라: 샤블리는 상세르로부터 북쪽으로 꽤 멀다. 샤블리에서는 본, 샬롱, 마콩은 물론이고 디종보다는 샹파뉴의 트로이에 더 가깝다. 샤블리의 서늘한 푸른빛 풍미는 그러한 위치, 그리고 기하학적이면서도 세심히 조절된 빛을 반영한다. 언덕이 포도 재배에 안성맞춤이어서 다른 주변 농부들처럼 밀이나 보리를 심는 대신 샤르도네를 더욱 잘 익게 만들 수 있다. 와인 스타일 면에서는 스틸 화이트 코토 샴프누아의 날카로움과 사샤뉴 혹은 퓔리니의 말랑하고 폭신함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다. 둘 중 어느 것과도 일치하지 않으면서 그 사이 어딘가 말이다. (역사적으로도 이곳은 국경 지대로서 샹파뉴 공작과 부르고뉴 공작의 영토 사이였다)

· 나침반을 흔들어라: 그렇게 해보면 샤블리의 포도밭들이 동쪽, 남쪽, 서쪽, 북쪽으로, 그러니까 나침반 사방으로 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은 화이트 포도밭 대부분이 남향이나 남동향인 코트 도르나 코트 샬로네즈 대부분과 완전히 다르다. 이곳은 넓은 계곡 서쪽 면의 언덕배기가 아니라 모르반 언덕 지형 가장자리의 작은 세렌 강을 따라 만들어진 일련의 움푹 팬 지형이다. 그 결과 샤블리도 보르도처럼 좌안과 우안을 갖게 되었고, 각각은 서로 다른 특징을 보인다. 우안 지대 와인이 조금 더 부드럽고, 풍만하고, 따뜻한 반면, 좌안 와인은 자극적이고, 날카롭고, 산뜻하다. 부르고뉴 다른 지역에서는 그러한 차이나 다양한 대지 방향을 찾아보지 못할 것이다.

· 땅을 파라: 이곳의 흙, 돌, 화석은 부르고뉴 다른 지역과 다르다. (상세르와 샹파뉴의 오브와는 조금 비슷하긴 하지만) 품종이 다른 데도 불구하고 잘 만든 샤블리를 코트 드 본 화이트가 아니라 상세르와 헷갈리기 쉬운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 크뤼와 클리마를 비교하라: 그렇게 해보면 곧 샤블리 테루아가 코트 도르의 그것과는 아주 다른 방식으로 기능한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코트 도르의 언덕 중간에 대한 집착을 여기에서는 잊어도 좋다. 훌륭한 그랑 크뤼가 단 100-200여 미터 만에 다른 평지의 빌라주 와인으로 바뀌는 것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샤블리에서는 하나의 포도밭이 보통 언덕 전체로 이루어져 있거나 최소한 무른 키메리지안 이회토가 꼭대기에서 거친 흰색 포틀랜드 석회암 무더기로 바뀌는 지점까지 한 곳으로 유지된다.

· 관리자와 이야기를 나눠봐라: 샤블리에 아펠라시옹이 단 네 곳뿐임에 놀랄지도 모른다. 이는 부르고뉴와 또 다른 큰 차이점이다. 행정적으로 이 지역은 거대한 하나의 ‘빌라주’(사실 샤블리 자체가 작은 시이고 이 지역에는 최소 열두 곳의 빌라주와 작은 마을이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로 간주된다. 그랑 크뤼는 일곱 개 클리마에 따라 나뉜, 하나의 둥글게 돌아가는 밭으로 이루어져 있다. 샤블리 프리미에 크뤼는 마치 러시아 인형으로 가득 찬 널찍한 수트케이스 같아서 여러 개의 ‘주요’ 클리마와 세렌 강 양편 구획들 사이에 사용되지 않거나 거의 쓰이지 않는 80개 넘는 이름들이 숨겨져 있다. 빌라주 와인인 샤블리가 나머지 대부분을 차지한다. 포틀랜드 석회암의 서늘한 지대에 있는 프티 샤블리를 제외하고 말이다.

이렇게 탄생한 ‘샤블리의 차이’는 바로 부르고뉴 다른 곳에 비해 샤블리 내에서 일관성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샤블리는 품질 수준별로 가성비 좋고, 군침 돌게 하고, 독특한 테루아 와인을 제공한다. 심지어 프티 샤블리도 코트 도르의 비슷한 와인인 오트 코트가 감히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이것은 샤블리의 주된 자산인 동시에(일관성이 있다는 것은 아펠라시옹 자체가 국제적으로 매우 인기 있는 브랜드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가장 큰 약점이기도 하다. (일관성이 있다는 것은 샤블리에서 아무리 훌륭한 와인도 품질과 가격 면에서 부르고뉴의 위대한 그랑 크뤼와 프리미에 크뤼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이곳을 다시 찾았을 때 전반적으로 모두들 기분이 좋아 보였다. 일찍 시작되고 서리도 없었던 봄 덕분에 열매가 잘 자리를 잡았다. 비가 많이 내려서 질병의 걱정은 있었지만 여름에 우박만 피할 수 있다면 샤블리는 넉넉한 2018 수확을 거둘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음은 넉넉했던 2015, 맛은 좋았지만 양이 적었던 2016, 그리고 조금 더 잘 익었지만 여전히 양이 적었던 2017 빈티지 중에서 최고의 열한 개 와인에 대한 테이스팅 노트다. (기욤 미셸을 비롯해 일부 생산자들은 최근 두 차례 빈티지에서 열매의 절반을 잃기도 했다)

 

샤블리의 차이를 맛보다


도멘 윌리암 페브르, 프티 샤블리 2016(Domaine William Fevre, Petit Chablis 2016)
이 비 도멘 와인은 매우 매력적이고, 잘 표현된 레몬, 라임, 나뭇잎 향에 산뜻하고 아삭하면서 희미하게 빵 같은 풍미를 선보인다. 겸손하지만 고전적이고 가성비 훌륭한 테루아 와인이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18 – 2020년, 89점

빌로 시몽, 테트 도르 2016(Billaud Simon, Tete d’Or 2016)
시장에 나와 있는 것 중에 가장 매력적인 샤블리 중 하나다. 테트 도르는 프리미에 크뤼와 그랑 크뤼 구획 근처 유리하게 선별된 구획에서 수확한 열매에 아주 약간의 오크가 가미되었다. 산뜻하고, 가볍고, 꽃향기 같은 아로마가 마시는 사람을 유혹하며 입안에서도 매력을 이어간다. 견고한 기교가 여운을 향해 천천히 확대되고, 질감의 즐거움뿐 아니라 둥근 산도의 풍미가 은은하게 불을 지핀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18 – 2022년, 91점

라로슈, 퀴베 생 마르탱 2017(Laroche, Cuvee St Martin 2017)
라로슈는 다른 와이너리에 비해 여전히 오크 사용에 치중하지만 이 빌라주 샤블리는 스테인리스 스틸 통만 사용했다. 두 곳의 우안 구획과 두 곳의 좌안 구획 열매를 사용해 아펠라시옹 전체를 잘 보여준다. 촉촉한 라로슈 스타일이 이 맛좋은 와인에 잘 나타나 있고, 초록 사과, 레몬, 식물 수액 향기에 군침 돌게 하는 시트러스 풍미가 뒤따른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18 – 2021년, 90점

도멘 루이 미셸, 샤블리 2016(Domaine Louis Michel, Chablis 2016)
기욤 미셸은 테루아의 차이를 전면에 내세우기 위해 와인을 모두 같은 방식 – 이 지역 자생 효모를 이용해 스틸 통에서 발효 – 으로 만든다. 라로슈 샤블리와 비교하면 처음에는 조금 심심하고 향이 부족한 것 같지만 시간이 흘러도 풍미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촘촘하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산도와 고전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18 – 2023년, 91점

도멘 빌로 시몽, 프리미에 크뤼 몽테 드 토네르 2016(Domaine Billaud Simon, 1er Cru Montee de Tonnerre 2016)
이 훌륭한 포도밭은 – 일부 와인에서 나타나는데 뚜렷한 이유는 알 수 없다 – 시트러스와 절제된 초록 사과 풍미 안에 해초나 바닷물 같은 느낌에 감칠맛을 갖춘 와인을 만들어낸다. 이 와인도 마찬가지다. 그러한 풍미는 이 와인의 강도와 깊이, 질감의 균형으로 더욱 확대된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19 – 2028년, 93점


도멘 윌리엄 페브르, 프리미에 크뤼 바이용 2015(Domaine William Fevre, 1er Cru Vaillons 2015)
바이용은 여러 면에서 좌안 프리미에 크뤼의 여왕이라 할 수 있다. 이곳은 그랑 크뤼 구획과 시내 정반대편에 있지만 그 방향은 크게 다르다. 언덕은 조금 더 동쪽을 향해 있는 반면, 언덕 전체는 조금 북쪽으로 치우쳐 있다. 그 결과 산뜻하고, 향기롭고, 가벼우면서도 자극과 힘을 갖춘 와인이 탄생했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19 – 2028년, 92점

도멘 윌리엄 페브르, 프리미에 크뤼 볼로랑 2015(Domaine William Fevre, 1er Cru Vaulorent 2015)
몽테 드 토네르처럼 볼로랑은 위치가 아주 좋은 우안 프리미에 크뤼로서 레 프뢰스와 부그로 그랑 크뤼가 끝나는 곳에서 이어져 있다. 따뜻한 빈티지여서 매력적이면서도 이미 완성된 향기 속에서 레몬 가운데 오렌지 향을 찾을 수 있다. 풍미는 조금 더 고전적인 2016과 비교해 호화롭고, 둥글고, 풍부하며 아몬드 페이스트, 해초, 봄꽃을 느낄 수 있다. 조금 더 보관했다가 마시면 좋겠지만 지금 마셔도 물론 아무 문제가 없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19 – 2028년, 93점

루이 미셸, 샤블리 프리미에 크뤼 몽테 드 토네르 2012(Louis Michel, Chablis, 1er Cru Montee de Tonnerre, 2012)
젖은 돌, 미네랄, 부싯돌의 강렬한 풍미와 함께 테루아를 순수하게 보여준다. 군살 없는 전형적인 몽테 드 토네르다. 여운이 남는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16 – 2024년, 93점

도멘 빌로 시몽, 레 클로 그랑 크뤼 2016(Domaine Billaud Simon, Les Clos Grand Cru 2016)
언덕 꼭대기에 가까운 좋은 구획에서 생산하여 스테인리스 스틸 통에서 숙성시킨 권위적이고, 구조 잡히고, 위엄 있는 그랑 크뤼 샤블리다. 산뜻하고 밝으면서도 동시에 엄격하다. 셀러에서 몇 년을 더 보낼 필요가 있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20 – 2030년, 94점

도멘 롱 데파키, 무톤 그랑 크뤼 모노폴 2015(Domaine Long Depaquit, Moutonne Grand Cru Monopole 2015)
라 무톤의 롱 데파키 모노폴은 보데지르의 2.24헥타르와 프뢰스 약간을 차지한다. 2015년에 아주 호화로우면서도 사과와 레몬에 시원한 크림과 촉촉한 개암나무 풍미를 함유한 그랑 크뤼를 생산해냈다. 지금 단계에서는 풍부하면서도 아직 섬세하고, 앞으로 몇 년 뒤에 더욱 멋진 매력을 약속한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19 – 2028년, 93점

도멘 루이 미셸, 그르누이 그랑 크뤼 2015(Domaine Louis Michel, Grenouilles Grand Cru 2015)
이것은 오크가 가미되지 않은 유일한 버전의 그르누이로서 아주 매력적이다. 따뜻한 빈티지와 부드러운 구획이 자스민 같은 꽃향기와 더불어 향신료 같은 매력을 더해주었다. 그랑 크뤼의 풍부한 풍미가 입안에서 여실히 느껴지지만 동시에 이국적인 아로마에서 한 발 물러나 우리가 원하는 견고한 폭을 선사한다. 찾기 힘든 훌륭한 품질을 자랑한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19 – 2030년, 95점

 

  • 작성자 Andrew Jefford
  • 번역자 Sehee Koo
  • 작성일자 2018.07.02
  • 원문기사 보기
  •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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