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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드와 함께하는 월요일. 액체의 소설, 화이트 마 드 도마 가삭

제퍼드와 함께하는 월요일. 액체의 소설, 화이트 마 드 도마 가삭

Decanter Column 2018년 7월 2일

앤드루 제퍼드가 역사적인 버티컬 테이스팅에 참여했다.

도마 가삭 화이트 와인 테이스팅 / 사진 제공: 알랭 레이노/마 드 도마 가삭

지난 2014, 형제지간인 사무엘, 로만, 가엘, 바실 기베르가 이 가문의 유명한 마 드 도마 가삭 레드 와인의 30년 빈티지 버티칼 테이스팅을 기획한 바 있다. 그때(디캔터 2014년 7월호에) 와인들이 “sui generis(매우 독특하다), 단순히 어떤 장소뿐 아니라 역사적인 순간과 치열한 의지, 호기심 많고 관행을 거스르는 비전까지 담아내는 감각의 유산”이라고 썼다. 그 비전은 그들의 아버지인 에메 기베르의 것으로 당시 테이스팅에 참석한 그는 2016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마 드 도마의 팬들이라면 화이트 와인도 있다는 걸 알 것이다. 올해 초 이 가문에서 화이트 와인을 가지고 또 한 번 버티칼 테이스팅을 열었다. 레드 와인들이 매우 독특했다면 화이트 와인의 독창성은 어떻게 정확히 전달할 수 있을까? 화이트 와인은 sui generis 제곱이었다.

1978년 에메 기베르가 세상에 처음 선보인 첫 번째 빈티지 레드 와인은 논리와 주장으로 무장하고 있었고, 유명한 보르도 지질학자 앙리 앙잘베르에 의해 토양이 잘 표현되어 있었으며, 핵심을 차지하는 70%의 카베르네 소비뇽은 보르도 최고의 C20 양조학자 고(故) 에밀 페노의 신조에 따라 양조된 것이었다. 그렇다. 한 마디로 매우 야심찬, 메독의 별 아래에서 태어난 랑그독 아기였다.

반면 화이트 마 드 도마는 일종의 액체의 소설로 보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순수한 상상력의 산물을 실제로 만들어 종이에 적은 것이 아니라 병에 부어 담은 것으로 말이다. 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페노는 “그 일에 완전히 반대였죠”라고 사무엘 기베르가 회상하듯 말했다. 그는 아버지에게 ‘레드 와인을 위한 그랑 크뤼를 관리해왔잖아요. 그대로 머물러요. 굳이 화이트까지 할 필요는 없어요. 랑그독은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기에 적합한 땅이 아니에요.’라고 말했어요.”

하지만 기베르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1976년에 처음 화이트 품종을 재배하기 시작했고 첫 번째 화이트 와인은 10년 뒤에 출시되었다. “아버지는 랑그독에서 충분히 신선하고 산도가 있는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고 믿으셨어요. 가삭 계곡의 서늘한 기후에서 말이죠.” 포도밭은 해발 250~500m 정도이고 화이트 품종은 대체로 300m 이상에서 재배된다. 그는 처음에는 샤르도네(콩트 라퐁에서 가져온 묘목), 비오니에(그가 매우 존경하던 조르주 베르네이로부터 가져온 묘목), 뮈스카(처음에는 프티 그랑이었으나 나중에 오토넬과 달렉상드리도)를 심었다.

기베르와 그의 아내 베로니크 드 라 배시에르는 여행을 좋아해서 가는 곳마다 다른 포도나무 묘목을 가져와 심었다. 레드 와인은 30% 정도 “다른” 포도품종들로 만들었고, 화이트 역시 상당한 양의 다른 유전자들을 포함하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화이트 와인에서 “다른 품종들” 중 두 가지, 즉 프티 망상(샤를 우르에서 공수)과 슈냉 블랑(도멘 휴에에서 공수)은 존재감이 점점 더 커졌다는 것이다. “기존 포도밭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와인들이 복합성을 얻기 시작했지만 신선함과 산도가 떨어졌지요. 그때 프티 망상과 슈냉 블랑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두 품종은 신선함을 지키는 데 아주 좋은 도구예요.” 사무엘의 말이다. 프티 망상은 블렌딩에 39%(2004년)까지, 슈냉 블랑은 15%(2015년)까지 쓰인다.

한편 “다른 품종들”은 알파벳순으로 알바리뇨, 아미뉴, 부르불랑, 팔랑지나, 피아노, 그레슈토, 그로 망상, 콘도르니, 마르산, 네헬레숄, 프티 쿠르부, 프티 아르빈, 루산, 세미용, 세르시알, 칠라 등을 말한다. (콘도르니와 칠라는 와인용 품종으로 기록되어 있지 않으나 에메 기베르가 아르메니아에서 들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이 품종들의 함량은 11-17% 정도로 때마다 달라진다.

이렇게 다양한 품종들을 재배하니 각각이 “완벽한 성숙도”에 이르렀을 때 수확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일정 부분 들쭉날쭉한 성숙도는 마 드 도마 가삭 레드 와인의 특징에서 열쇠가 되기도 했다.

이것은 사무엘 기베르가 확인해준 것과 마찬가지로 화이트 와인에서 더욱더 그렇다. “물론입니다. 샤르도네와 비오니에는 보통 조금 과숙되어 14도나 14.5도 정도가 되는 반면, 슈냉 블랑, 프티 아르빈, 세르시알은 12도 정도가 나옵니다. 품종뿐 아니라 산도와 알코올 도수 면에서도 서로 다른 천을 기워 만든 패치워크라고 할 수 있죠. 프티 망상은 상당한 양의 산도를 가져다주지만 비오니에는 산도가 아주 낮습니다. 이 품종들 모두 서로 다른 특징을 보태줍니다. 그게 우리가 원하는 바이기도 하고요.” 이렇게 서로 다른 품종들은 열흘 정도의 기간에 걸쳐 구획 별로 수확된다.

그러므로 화이트 마 드 도마 가삭은 성숙도가 서로 다른 열매들이 완성된 와인에서 감각적으로 어떤 결과를 낳는지 궁금한 사람들이 시험 삼아 마시기 좋은 와인이라 할 수 있다. 대체로 pH가 낮고(2004년 이후로 3.35를 넘은 적이 없다), 산도가 높다. (2017년에는 1L 당 6.3g이 나오기도 했다. 2003년처럼 더운 빈티지에도 1L 당 5g이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또 다른 독창성은 그것이 약간의 잔당을 갖는 ‘드라이’ 와인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의도적인 전략입니다.” 사무엘도 확인해주었다. 왜일까? “일부 초기 빈티지에서 와인을 완전히 드라이하게 만들었을 때 마음에 들지 않는 씁쓸한 맛이 났었습니다.” 하지만 기베르가 발효가 끝날 무렵 와인을 차게 식혀 잔당을 남기면서부터 당도가 상당히 달라졌다. 때로는 발효가 금세 끝나 상당한 양의 당분이 남기도 했지만 또 어떤 경우는 효모가 끈질기게 남아 발효가 끝날 때까지 당분이 계속해서 줄어들기도 했다.

1996 빈티지가 1L 당 16g으로 가장 달콤했고, 2013-2015 3년 동안에는 1L 당 11.6~12.2g 정도였다. 앞으로 목표는 당도를 5~6g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1999년까지는 일부 오크가 쓰였으나 그 이후부터는 아니다.

마지막 특이점은 껍질과의 접촉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레드 와인을 만드는 방식을 바탕으로 아버지가 개발한 개념이었습니다.”
수확할 때 열매의 줄기를 따고 차게 식힌 뒤 모든 것을 3~7일 동안 침용시키고, 하루에 세 번씩 즙을 섞은 다음, 차가운 상태(14-22도)에서 압착하고 발효시킨다.

오렌지 와인 팬이라면 너무 흥분하지 말라. 포도즙이 차갑고, 아직 알코올 단계로 접어든 것이 아니라 수분 상태에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 추출되는 건 주로 아로마지 탄닌이 아니다. 발효가 끝난 뒤에는 금속 통에서 안정시키고 약 6개월 뒤 병입한다. (2000년 이전에는 가볍게 오크 처리했다)

그게 바로 에메 기베르가 화이트 와인에 쓴 소설이고, 이것은 여전히 아들들에 의해 충실히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 약간씩 다른 변화가 가미되기도 하지만) 이 소설은 여전히 아주 인기가 높다. (우편으로 제공하는 화이트 와인 가격은 레드와 똑같이 병당 35유로 정도다)

테이스팅한 것들 중에서 가장 점수가 높은 다섯 가지를 아래에 공개한다.

마 드 도마 가삭 블랑 테이스팅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마 드 도마 화이트 와인은 아로마가 복합적이고, 산뜻하고 미묘하다. 전반적으로 랑그독이라는 위치에서 연상할 수 있는 ‘남부적인’ 느낌보다는 ‘북부적인’ 느낌이 강하다. 과수원 과일(온대 지방과 열대 지방 모두)의 느낌과 톡 쏘는 균형감, 둥근 여운이 특징적이다. 레드 와인과 마찬가지로 섬세한 고전주의가 우리를 놀라게 한다. 절대 풍성하고, 뜨끈하고, 커다란 와인이라고는 할 수 없고 균형 잡히고, 신선하며, 마시기에 산뜻한 와인이다.

마 드 도마 가삭, 블랑 2017(Mas de Daumas Gassac, Blanc 2017)
2017 빈티지는 2016보다 살짝 더 가볍고, 드라이하고, 산도가 높다. 당분간 향기는 2016만큼 세련되고 복합적이지는 않다. 10년을 통틀어 프티 망상 함량이 가장 높으니 그 맛에 최근에 찾아보기 힘든 드라마와 열정이 담긴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고운 과수원 과일과 망고 아로마가 초록 사과의 힘을 덮어준다. 이 에너지 넘치는 빈티지 끝에 글리세롤과 약간 부드러운 따스함이 반겨준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18 – 2024년, 92점

마 드 도마 가삭, 블랑 2015(Mas de Daumas Gassac, Blanc 2015)
2015 빈티지는 현재로서 2016이나 2017보다 조금 더 진한 금색이다. 처음 열었을 때 향은 조용하고, 신선하고, 촉촉하고, 끈질기다가 점차 살구, 복숭아, 천도복숭아 향으로 피어난다. 1L 당 당도 12g 덕분에 2016과 2017보다 더 진하고, 달콤하고, 맛있으며, 아로마에 담긴 여름 과일이 입안에서 더욱 풍성한 열대 과일(망고, 구아바, 파인애플) 풍미로 이어진다. 여운은 꿀을 바른 듯 입맛이 절로 다셔진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18 – 2024년, 91점

마 드 도마 가삭, 블랑 2008(Mas de Daumas Gassac, Blanc 2008)
10년을 기점으로 마 드 도마 가삭 블랑은 어린 편에서 성숙한 편으로 넘어가 더 깊은 색상(오래된 금색)을 띠면서 과일 풍미도 조절되고 산화된 복합성 요소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쾌활한 2008 빈티지는 비오니에 34%, 프티 망상 29%, 샤르도네 18%에 다른 품종 11%로 이루어져 있고, 달콤한 사과와 건초 다락 향기가 부드러운 견과 풍미로 이어진다. 이 빈티지의 당도는 1L 당 6.7g에 불과하고, 여전히 사과, 포도, 녹색 자두, 살구, 복숭아 향기가 아름답지만 그것 말고도 쨍, 하는 맛이 강렬하다. 아직도 남은 힘이 상당하여 여운까지 힘 있게 이어진다. 첫 번째 요리까지 커버할 수 있는 식전주로 훌륭하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18 – 2020년, 93점

마 드 도마 가삭, 블랑 1996(Mas de Daumas Gassac, Blanc 1996)
이것이 1L 당 잔당 16g으로 마 드 도마 블랑 중 가장 달콤하지만 숙성이 너무 잘 되어서 그런 전략이 성공적임을 잘 보여준다. 실망스러웠던 1992와 마찬가지로 버티컬 테이스팅한 것들 중에서 색상이 가장 진했다. 호박빛이 도는, 구리가 섞인 금색이다. 가을 과일 아로마에 낙엽의 무게와 토피 사탕으로 덮은 사과의 톡 쏘는 맛이 풍부하고 그윽한 과일 풍미로 이어진다. 과일 풍미가 매우 진한 화이트 와인으로 으깬 복숭아, 사과, 자두, 파인애플, 망고, 구아바를 느낄 수 있다. 높은 산도는 당도가 확산되고 흡수되는 걸 돕는다. 나 같으면 더 이상 숙성시키지 않겠다. 잘 보관된 병이라면 지금 매력을 뿜어내고 있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18 – 2019년, 93점

마 드 도마 가삭, 블랑 1989(Mas de Daumas Gassac, Blanc 1989)
분명 이번 30년짜리 버티칼 테이스팅의 초반 10년 중에서 가장 뛰어난 와인인 1989는 놀라울 정도의 정밀도와 투명함, 달콤한 매력을 갖추고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오래된 금색에 부드러운 복숭아, 레몬/버베나의 신선함, 파인애플의 이국적인 느낌을 한데 모아주는 조화로운 아로마를 뽐낸다. 반면 견과류 풍미는 거의 없다. 입안에서는 생생하면서도 솔직담백하고, 균형 잡힌 산도에 과일 풍미가 결합되어 있지만 동시에 성숙도가 조화롭다. 길고 세련된 여운이 그림을 완성해준다. 마시기 좋은 시기: 2018 – 2019년, 93점

  • 작성자 Andrew Jefford
  • 번역자 Sehee Koo
  • 작성일자 2018.04.16
  • 원문기사 보기
  •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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