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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전후 뭘 먹어야 할까?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운동했으니, 단백질이 풍부한 걸로 챙겨 드세요!’ 필라테스 운동이 끝나고 후들거리는 다리를 끌며 나오는데 필라테스 강사가 친절하게 말을 건넨다. 뭐 먹지? 삶은 계란? 닭가슴살? 아니면 아보카도 주스? 뭘 먹어야 기왕이면 운동한 티가 팍팍 나는 몸을 가질 수 있을지.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말인데 운동 전에는 물 정도만 마시고 공복 상태로 해야 지방도 태우고 운동 효과도 배가 된다고 한다. 내 몸 상태는 생각하지 않고 이 말만 철석같이 믿고 소도구 필라테스 수업을 듣다가 쓰러질 뻔했다. 수업이 반 정도 진행되었을 때 살짝 어지러운 것 같더니 나도 모르게 스쾃(squat) 자세를 따라 하다가 균형을 잃고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재빨리 상황을 파악한 당시 선생님이 에너지 바를 하나 들고 와 권했고 그 작은 음식물 덕분에 아찔했던 순간을 넘길 수 있었다. 물론 내 체력이 바닥이라 그랬을 수도 있지만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운동하면 어지러울 수 있다는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공복 상태를 유지하고 운동을 하면 축적된 지방을 태우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있으나 실제로 근육 생성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결국은 내 몸 상태, 다시 말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거나 호르몬 불균형 상태 혹은 질병을 앓고 있다면 공복 상태로 운동을 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 몸무게를 줄이고 싶다면 공복 상태로 운동하는 것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는 연구도 있지만)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야 하며 운동 후 적절한 영양분 섭취가 필수다. 또, 공복 상태로 어떤 운동을 하는지가 중요한 만큼 3시간 등산 코스를 계획하고 있다면 공복으로는 몸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나는 공복 운동 찬성론자는 아니지만 간단히 먹는 걸 선호한다. 운동 전 음식물을 과하게 섭취하면 운동 중 속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운동 시간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식사 후 충분히 소화를 시켰다면 상관이 없긴 하다. 그러면 운동 전 뭘 먹어야 할까?

제일 만만한 게 바나나인데 적당히 포만감이 있고 소화가 잘되는 편이며 칼륨이 들어 있어서 운동 중 땀으로 배출된 부분을 보충해 주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간단하게 섭취할 수 있어서 손이 자주 간다. 에너지 바도 운동 전 섭취하기 편리하다. 요즘은 종류가 다양해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한데 열량을 비롯해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함량 등이 자세하게 표시되어 있어서 내 몸과 운동에 맞게 섭취하면 된다. 견과류도 박혀 있고 초콜릿이 살짝 코팅되어 있기도 하고 맛도 꽤 괜찮지만 크기가 작아서 그런지 너무 빨리 먹어버려서 아쉬운 감이 있다. (2개 먹으면 되잖아요?!) 그래서 난 시리얼에 견과류나 건과일을 넣고 락토프리(lactose-free) 우유를 넣어서 먹는 걸 선호하는 편이다. 유당불내증(우유에 들어있는 유당(락토오스)을 분해하는 능력이 떨어짐)이 있어서 유당이 빠진 락토프리 우유를 먹는데 운동 중 배가 아픈 것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찐 감자, 삶은 계란에 사과 반 조각도 좋은 대안이다. 은근히 배도 부르고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고루 섭취했으니, 몸이 운동할 준비가 된 셈이다.

출처: Oatmeal Stories, Getty Images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먹거나 요구르트에 과일을 넣어서 먹는 방법도 있다. 주의할 점이 있다면 운동 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된 게 아니라면 적당히 혹은 차라리 적게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속이 더부룩한 것은 물론이고 운동 중 배가 쿡쿡 쑤시거나 속이 울렁거리며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운동 전만큼이나 운동 후 먹는 것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나는 운동을 오전에 하는 편이라서 운동 전에는 간단히 먹지만 운동이 끝난 후에는 단백질에 살짝 집착한다. 운동 후 근육통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인데 단백질을 섭취해 근육통을 줄이려는 것이다. 배나 가슴, 허벅지, 팔 등의 근육을 단련할 수 있는 운동을 하고 나면 근섬유에 미세한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근섬유 손상을 복구하려면 근육 원섬유가 필요한데 단백질을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이 원섬유를 만들어 낸다. 그러니 단백질을 먹어야지!

출처: ladder.sports

‘단백질’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음식은 닭가슴살이다. 삶아 먹을 수도 있고 스테이크처럼 구워 먹을 수도 있고 요즘은 하나씩 포장해서 여러 가지 소스를 얹어서 먹으니 금세 질리지도 않는다. 자매품으로는 삶은 계란이 있다. 그렇지만 뭐든 계속 먹으면 질리는 법이다. 단백질이 풍부한 연어와 오징어를 추천한다. 연어는 오메가3가 들어있어 운동 후 근육에 생길 수 있는 염증을 방지한다. 현미밥 위에 생연어를 올리고 와사비와 간장 조금만 넣으면 건강한 식단이 뚝딱 나온다. 그리고 오징어는 데쳐서 먹으면 좋은데 닭가슴살과 비교해 보면 단백질 함량은 비슷하지만 지방 함량은 더 적기에 훌륭한 먹을거리다. 그리고 오징어에는 타우린 성분이 들어있어 피로 해소에도 좋으니 일석이조. 질 좋은 소고기도 단백질이 풍부해 좋지만 매일 먹기는 조금 부담스럽다. 그렇다면 식물성 단백질로 이루어진 두부는 어떨까? 두부를 살짝 부쳐서 각종 야채와 곁들여 먹으면 간단하지만 포만감과 영양을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

어떤 운동을 어느 정도의 강도로 하는지, 그리고 내 몸 상태는 어떤지에 따라 먹는 음식은 달라질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들은 평소에 먹어도 훌륭한 먹을거리다. 운동 후 햄버거나 피자와 같은 고열량 식품 또는 당이 많이 들어간 식품이나 음료만 피해도 최악은 면할 수 있다. 힘들게 운동한 만큼 먹는 것도 제대로 챙겨 운동한 티 팍팍 내자!

Tags:
고혜림

와인 덕질 중인 본캐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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