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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을 준비하는 와이너리의 풍경

수확을 준비하는 와이너리의 풍경

Eva Moon 2021년 9월 13일

뉴스에서도 이미 여러 번 보도된 바 있지만, 올해 프랑스의 루아르, 부르고뉴, 샹파뉴 지역은 올해의 춥고 습도가 높은 나날을 보내고 건강하게 자라지 못한 포도 때문에 지난 여러 해에 비해 많은 포도를 수확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입니다. 상황이 좋지 않은 해라도 수확의 시간은 한 해 중 가장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며 체력적으로도 힘든 몇 주를 보내야 하지요.

지난주 루아르에서 와인을 열심히 만드는 프랑스인 와인 메이커 친구와 통화를 하다 어려운 시기에 힘이 되고 싶어 수확 전 완료해야 하는 여러 일을 돕고 힘을 보태고 싶어 그녀의 와이너리가 위치한 루아르의 한 마을로 급히 내려갔습니다. 준비의 전 과정을 함께 하진 못했지만, 이곳과 또 주변의 다른 와이너리에서의 수확 전 나날은 어떤 일들로 바삐 돌아가는지 알려드리고 싶어요.

[여름의 마지막을 보내며 수확을 기다리는 포도밭]

1. 와인 메이킹에 필요한 재료 준비하기
휴가 전 7월부터 와이너리는 와인의 발효를 포함한 양조의 모든 과정에 필요한 재료를 준비합니다. 포도의 발효를 돕고 최종적으로 생산자, 소비자, 판매자가 원하는 맛과 향을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것들을 구입하게 되지요.

와인을 만들며 사용하게 되는 것들은 포도를 딴 직후 이용하게 될 기구들을 소독하고 세척하는 약품부터, 발효 과정을 돕고 일정한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가이드하기 위한 물질들 그리고 와인을 완성과 보존을 위한 다양한 제품입니다. 효소, 발효 영양제, 젖산 발효 박테리아, 효모, 청징제, 살균제, 타닌 등의 다양한 제품의 재고를 파악하고 추가 구입합니다.

물론 이런 제품들의 이용을 최대한 배제하고자 하는 소규모의 생산자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므로, 와이너리가 만들길 원하는 방식에 따라 그 구입해야 하는 제품의 리스트는 달라지겠지요.

[수확 전 바쁘게 돌아가는 병입 시설]

2. 와인을 만들기 위해 제한된 공간을 정리하고 확보하기
와인의 만들고 보관하기에 공간의 제약이 없는 와이너리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와이너리는 제한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포도를 수확해 와이너리로 가져오면 포도가 상하기 전 바로 양조를 시작하고자 공간을 그 과정에 최적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그리고 올해 양조를 위한 작업 중 중요한 과정은 지난해 양조한 와인을 병입하거나 추가적인 엘르바쥬를 위해 옮겨 두는 과정입니다. 병입 후 와인의 병 수를 확인하여 저장고에 옮겨 두고, 병입 전 양조 시설에서 추가적인 숙성이 필요한 와인을 다른 저장고에 두어 올해의 포도가 처음 발효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와인 수확 전 챙겨야 하는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포도 수확 시 사용하는 플라스틱 상자]

3. 와이너리의 장비를 확인하고 세척하기
와이너리의 대부분 장비는 일 년에 한 번만 사용되기 때문에 포도 수확시기에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장비를 준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준비 과정입니다. 포도를 손으로 수확한다면 수확한 포도를 담을 플라스틱 상자를 세척해 말려두고, 양조를 위한 집기의 펌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합니다.

또한, 탱크와 호스 및 분쇄 장비는 철저히 세척하고, 와인의 맛과 향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쌓인 먼지나 흙, 예상치 못한 미생물을 제거합니다. 필요하다면 장비를 살균하며 미생물이 최대한 유입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도록 처리합니다. 포도에서 포도 주스를 얻기 위한 프레스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보기 위해 몇 차례 실행해보고 요철과 구멍이 난 부분을 꼼꼼히 확인해 세정제, 스펀지, 솔 등으로 철저히 세척해야 합니다.

[발효를 위한 통을 세척 중인 루아르의 와인 생산자]

4. 포도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 한 해 수확해야 하는 포도의 기대치 공유
대부분의 와이너리는 수확된 과일의 당도(Brix), 산도(pH), 적정 산도(TA), 효모 동화성 질소(YAN) 등을 체크합니다. 수확하기 전 정기적으로 포도밭을 둘러보고 포도의 상태를 확인하며 그해의 포도가 가질 수 있는 품질을 예상해봅니다.

포도를 재배하는 사람과 양조자가 다를 경우, 수확할 포도에서 기대해야 하는 당도나 산도 등의 기준을 공유하고 샘플링의 횟수와 시기를 결정합니다. 포도를 직접 길러 와인을 만드는 생산자, 포도 재배자, 양조전문가는 수확 전 날씨와 포도밭의 상태를 자주 확인하고, 빈번한 샘플링을 통해 수확의 시기와 포도 수확팀을 확보해 둡니다. 수확 시기와 가까운 시점에 비가 많이 내리면, 포도의 풍미가 희석되며 원하는 알코올 도수와 캐릭터를 얻지 못할 수도 있어 일기예보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확한 시간에 포도를 수확하는 것은 많은 경험과 인내심이 필요한 일입니다. 포도밭의 여러 지점에서 포도를 따서 으깨어 굴절계의 감지기에 대면 잠재적인 알코올 도수와 산도가 표시됩니다. 여러 곳에서 딴 포도를 단순히 씹어보는 것도 경험이 풍부한 양조자와 포도 재배자라면 포도의 수확 시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타닌의 수치는 포도밭에서 직접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직접 씹어보고 페놀릭 숙성도를 측정 가능하다고 합니다.

참으로 어려웠던 2021년이지만 와인 메이커 친구들의 성공적인 수확과 멋진 와인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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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a Moon

파리 거주 Wine & Food Curator 음식과 술을 통해 세계를 여행하고, 한국과 프랑스에 멋진 음식과 술, 그리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합니다. / oli@winevisi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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