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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밀려들어 온 동심의 덴마크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가는 데 이용한 교통수단은 스웨버스(Swebus)였다. 스웨버스는 스웨덴을 비롯한 스칸디나비아 지역을 여행할 때 자주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다. 23시에 출발해서 다음 날 7 30분에 도착. 8시간 30분이 걸렸고, 스웨덴의 예테보리를 거쳤다. 야간버스의 최대 장점은 이동하며 잠을 잘 수 있어서 여행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동시에 숙박비용도 굳는다. 물론 몸은 약간 피곤하지만, 좋은 승차감과 좌석이 불편하지 않아 잠을 깊이 잤다. 버스는 1달 전에 인터넷으로 예매했는데, 여행 비용을 줄이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단연 예매다. 스웨버스 이용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버스 안에 와이파이가 설치되어 있으며, 좌석마다 콘센트도 있어서 배터리 충전도 덤으로 할 수 있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출발해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도착한 스웨버스

제너레이터 호스텔(Generator Hostel)은 베를린, 런던, 바르셀로나 등 유럽 8개의 나라에 지점을 둔 호스텔이다. 덴마크는 내 유럽여행의 초반일 때여서 이왕이면 실패율이 적은 (소식통이 많은) 이 호스텔로 결정했다. 유럽 배낭여행객이 적어도 한 번은 묵을 숙소니, 숙소 리뷰를 남겨 보겠다. 호스텔 내부는 전체적으로 깔끔하며 젊은 취향의 느낌이 갖춰진 숙소다. 4인실에 175크로네(1, 한화 약 30,000)면 북유럽치고 가성비가 높은 편이다. 시내 중심가에 있는 콩겐스(Kongens) 광장 근처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다. 아침 식사는 숙박비에 불포함 되어 있어서 매일 아침 10유로 정도 내고 빵과 햄 그리고 음료 등을 먹었다. 저렴한 가격이 아니라 처음엔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귀찮기도 하고 같은 방 쓰는 영국 친구가 같이 먹자고 권유해서 저항 없이 응했다. 로비에 공용 컴퓨터가 있는데 이것도 사용료를 내야 하며, 와이파이는 주로 로비에서 잘 터졌다. 저녁이 되면 로비에서는 삼삼오오 맥주를 마시면서 친해지는 장이 열린다. 요일마다 다양한 파티도 있어서 굳이 밖에 나가지 않아도 즐길 거리가 많다. 로비가 넓어서 낮에는 독서나 PC를 사용하는 여행객이 있으며, 당구나 기타 게임을 할 수 있는 장소도 있다. 직원의 친절도는 높으며, 개인 사물함도 넓고 깨끗하다. 다만 단체 관광객이 많이 오는데, 10대가 많으면 어수선하여 골치 아프다. 그래도 5일 동안 편하게 쉬고 갔던 곳이다. 결과적으로 내 취향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곳이다. 깔끔한 내부는 마음에 들지만, 난 호스텔에서 최소한의 수면과 세수를 하기에 다른 서비스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래도 보통 누가 호스텔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주저 없이 이곳을 대답한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제너레이터 호스텔

불혹이 가까워지는 내 친구 중에도 집에 피규어를 전시하며 스트레스를 달래곤 한다.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어른, 요즘은 창피한 사람이 아니다. 레고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키덜트에게도 꾸준히 사랑받는 장난감이다. 특별히 세월을 타는 장난감도 아니고, 유행에 흔들리는 반짝 상품도 아니다. 단순한 블록이지만, 상상력이 더해지면 무궁무진한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 레고는 덴마크 회사다. 어릴 적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레고의 기억을 여태 간직하고 있다가, 레고의 고향에 와서 보니 과거와 현재가 꽤 가까워졌다. 덴마크 도시의 번화가에는 여지없이 레고 매장이 있으며, 기상천외한 레고 작품만 봐도 신기하고 들뜬다. 보통 박스로 된 상품으로도 판매하고, 블록을 무게로 달아 그만큼 돈을 내고 가기도 한다.

덴마크 시내에 있는 레고 매장

덴마크의 빌룬(Billund)이라는 지역에는 레고를 테마공원으로 만든 레고랜드가 있다. 1968년에 문을 연 레고랜드는 갖가지 놀이기구도 탈 수 있는 테마파크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레고랜드는 독일의 윈저, 미국의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일본 동경에서 지점을 두고 있다. 레고랜드에는 덴마크의 주요 지역과 유명한 건축물들을 작게 재현한 공간도 있으며, 쓰레기통처럼 작은 시설까지 레고의 블록으로 제작했다. 작품을 들여다보면 그 정성과 시간을 읽을 수 있다. 한국에도 곧 레고랜드가 생긴다. 완공되면 세계에서 제일 큰 레고랜드가 된다고 한다. 최근에 첫 삽을 떴다고 하는데, 현재 말이 많다. 과연 어떻게 될지.

상품화된 걸 살 수도 있지만, 레고의 블록별로 판매가 가능하다.

전시관 앞에 파란색 옷 입은 키 큰 동상이 인상적이다. 여기는 각종 기네스북에 실린 기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이다. 기네스 맥주 회사에서 고안한 이 세계 기록을 이곳에서는 실물 크기의 모형으로 전시할 뿐만 아니라 세계 신기록을 세우는 광경을 녹화한 비디오와 사진 등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왜 코펜하겐에 이 박물관이 세워졌을까? 기네스는 아일랜드 맥주 브랜드인데 말이다. 그 이유는 기네스 사가 여러 작은 박물관에 대한 기네스북 전시에 대한 프랜차이즈 권리를 내주었다. 대개 이러한 박물관들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도시에 위치한다. 도쿄, 샌프란시스코, 산안토니오, 할리우드 그리고 코펜하겐. 박물관에는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사람과 작은 사람을 본뜬 조각상이라든지, 세계 기록에 대한 비디오가 전시되기는 하지만, 대개는 세계 기록에 대한 단순한 사진과 설명문이 전시된다.

여기서 기네스북에 관대해 설명하자면, 기네스 맥주 양조 회사의 설립자 백작의 4대손인 휴 비버 경(Sir Hugh Beaver)이 아일랜드 남동쪽 웩스포드(Wexford)의 슬레이니(Slaney) 강변에서 새 사냥을 즐기고 있었다. 골든 플로버라는 물새를 잡으려는데, 워낙 빨라 단 한 마리도 사냥하지 못하고 동행했던 친구들에게 망신만 당했다. 그날 저녁 휴 비버 경은 골든 플로버가 정말 가장 빠른 새인지 찾아봤으나 수포로 돌아갔고, 아직도 영국 전역에 논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후 그는 이런 재미있는 기록이 담긴 책을 제작하고자 아이디어를 냈고, 이 계기로 기네스 양조 회사의 이름을 딴 <기네스북 오브 월드 레코드(The Guinness Book of Records)>라는 책이 탄생했다.

코펜하겐 시내 한복판에 있는 기네스 레코드 박물관

미운우리새끼. 요즘 즐겨보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결혼의 시기가 늦은 철없는 남자 연예인 4명과 그의 어머니들이 출연해서 그들의 동선을 따라가며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 제목의 출발점은 안데르센의 작품인 <미운오리새끼>. 그는 덴마크에서 태어나 많은 이의 동심을 흔드는 동화를 지었다. 그의 또 다른 작품인 <인어공주>도 현재까지 전 세계의 어린이가 읽고 있다. 조각가 에릭센은 이 동화 <인어공주>의 영감을 받아 자신의 부인을 모델로 하여 1913년에 80cm 청동으로 인어공주를 만들었는데, 현재 코펜하겐 최고의 명소이기도 하면서 덴마크의 국보다. 이 동상은 랑겔리니 공원의 끝부분에 있는데, 찾아가기가 쉽지는 않다. 막상 동상 앞에 다다르면 허무하기 그지없다. 넓은 항구에 덩그러니 자리한 그저 작은 동상에 지나지 않으며, 이미 많은 관광객의 주위에 몰려있어서 사진 한 장 찍기도 힘들다. 특히 이곳에도 중국인 관광객이 많다.

이 동상의 아픔을 헤아려 보면 그간 도착하기 전 고생은 아무것도 아님을 알 수 있다. 지난 1964년과 1988년에는 급진적인 상황 주의 예술가들에 의해 머리가 잘리기도 했으며, 2003 9 11일에는 폭탄 공격으로 파손되어 바다에 버려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분홍색 페인트를 뒤집어쓰기도 했다.

곧 서울에도 인어공주 상을 볼 수 있다. 이 동상은 서울시와 코펜하겐시 간의 우호적인 협력의 상징으로, 양쪽 도시를 대표하는 조형물을 서로 교환 설치하면서 좀 더 활발한 문화교류를 할 예정이다. 동상은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광장 전면에 제작된다. 덴마크를 사랑하는 나로서는 덴마크가 내게 한층 가까워지는 소식일 수밖에 없다.

인어공주 상 앞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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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호

발로 기억하는 보헤미안, 혀로 즐기는 마포술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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