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중순의 베이징은 1년 중 유일한 우기로 창 밖에는 연일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그쳤나 싶어 밖을 내다보면, 양만 조금 줄어들었을 뿐이지 비는 멈출 줄을 모르는 듯 내립니다. 이런 날에는 멀리 여행을 떠나기보단 책 속으로 ...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유독 교통이 발달하고, 교통이 발달한 곳이라면 어김없이 전국 각 소도시를 잇는 터미널역이 자리 잡고 있다. 떠나온 곳을 다 가늠도 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인 역사에는 저마다 도시에서 구매한 물건과 먹을거리들을 양 ...
①꼬치 하나로 대학가를 평정한 ‘관씨’ 이야기 ‘관씨시바(管氏翅吧)’라는 간판을 내걸고 장사를 시작한 지 10년 만에 베이징 최고의 꼬치 구이집이라는 명성을 얻은 레스토랑이 있다. 전통 서양식 레스토랑을 연상하기에는 비좁고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중국식 레스토랑이라는 평이 더 어울릴 법한 ...
베이징은 뭐든 크거나 많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그게 무엇이라도 작거나 적은 경우는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죠. 건물도 큼직하게 지어놓고, 길도 널찍하게 닦아 놓았는데, 심지어 가로수마저도 길쭉하게 잘 자란 것이 이것이야 말로 ...
중국 베이징 하이덴취(海淀区) 지춘리(知春里) 근처에는 고만고만한 상점들이 줄을 잇는, 90년대 초반 서울 여의도 모습을 그래도 담아낸 아파트 상가 단지가 있다. 필자는 밤마다 집에서 지춘리까지 천천히 걷는, 일종의 걷기 운동을 두 어 달째 하고 있다. ...
이번에는 제가 가장 아끼는 곳을 소개할 차례입니다. 날씨 좋은 날 바람 쐬러 가기에도 좋고,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곳에서 무심코 걷고 싶은 날 도보로 당도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는 점도 황홀합니다. 다름 아닌, 젊음의 거리 ...
4월, 봄을 맞은 웨이밍후는 ‘푸르다’ 올림픽 정신을 모방하듯 언제나 ‘더 빠르고 더 높고 더 멀리 가는 것’만이 지상 최고의 목표라고 여겼던 내게 베이징에서의 한 때는 의구심만 불어나는 시기가 있었다. 물가가 저렴할 것이라는 편견과 다르게 서울에서의 ...
매년 4월이면 잊지 않고 회자되는 그가 있다. ‘장궈룽(張國榮, 故 장국영)’ 생전 그는 이미 전 세계적인 배우였지만, 사후의 그 역시 중국에서는 최고의 배우로 극찬을 받고 있다. 그가 세상을 뜬지 올해로 13주기를 앞두고, 그가 하직한 4월의 ...
지난(至難)했던 700여년의 수도 베이징으로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낸 길이 있다. ‘좁다란 골목’이라는 뜻에서 ‘후통(胡同)’이라고도 불리고, 오래된 베이징의 모습을 변함없이 가진 곳이라 해서 ‘라오베이징(老北京)’이라고도 불린다. 바로 ‘난뤄구샹(南锣鼓巷)’이다. 좁고 길게 조성된 골목길에 붙은 이름인 난뤄구샹은 지금으로부터 740여 년 ...
대학 시절, 필자보다 먼저 취업 했던 직장인 친구는 종종 커피 한 잔 하자며 연락을 해오곤 했다. 큰 키에 다부진 체형의 그녀는 모 대학 학생회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던 적극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대학 시절 학업보다는 연애에 뛰어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