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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드와 함께 하는 월요일. 또 다른 샤토뇌프

제퍼드와 함께 하는 월요일. 또 다른 샤토뇌프

Decanter Column 2017년 3월 28일

앤드루 제퍼드가 잘 알려지지 않은 가다뉴라는 론의 한 마을로 향한다.

누구나 아는 3,200헥타르 규모의 거대한 아펠라시옹 샤토뇌프 뒤 파프는 아비뇽 북쪽으로 약 17Km 떨어진 곳에 있고, 그곳의 가장 유명한 포도원 토양은 약 2-300만 년 전인 빌라프랑카 시대에 구불구불 흐르던 론 강에 의해 그곳에 퇴적된 거대한 둥근 자갈이다.

그런데 아비뇽 근처에 있는 샤토뇌프는 그곳만을 일컫는 게 아니다. 도심에서부터 북쪽이 아니라 동쪽으로 14Km 정도 이동하면 샤토뇌프 드 가다뉴라는 곳에 닿는데, 거기에 가면 놀랍게도 커다란 둥근 자갈밭에만 독점적으로 심어놓은 조그만 180헥타르 규모의 포도원을 만날 수 있다. 이 역시 2-300만 년 전, 빌라프랑카 시대에 흐르던 론 강에 의해 쌓인 것이다. 똑같은 표현을 두 번 쓴 것은 이 두 지역(그리고 공통된 유래)이 놀라울 만큼 똑같기 때문이다.

가다뉴는 과거 1937년에는 코트 뒤 론 지구에, 1997년에는 일반적인 빌라주 아펠라시옹에 속했었다. 그러나 이곳의 역사, 포도원, 와인의 잠재적인 품질은 그보다 더 높은 대접을 받아 마땅했다. 따로 빌라주의 이름을 붙이든가, 아니면 언젠가 크뤼 등급을 받게 될지도 몰랐다. 그러니 조금 더 욕심을 품고 위로 올라가서 나쁠 것 있겠는가?

하지만 안타깝게도 문제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샤토뇌프 뒤 파프의 포도 재배자들이 샤토뇌프라는 이름이 다른 곳에 쓰이는 것에 대해 거세게 반발한 것이다. 샤토뇌프 드 가다뉴의 생산자들은 이것이 불공정하다고 생각했다. 본디 나무꾼들이 모여 살던 이 마을에 그 이름과 같은 ‘새로운 성’이 지어지기 시작한 것은 1150년이었고, 당시 그 마을의 이름은 (그 시기 그 마을은 프랑스와 교황의 영토 외곽에 위치한 프로방스어를 쓰던 영지였다) 카스투-누-라-데스트로(Castèu-Nòu-la-Destrau)였다. 데스트로란 ‘도끼’를 뜻하던 프로방스어였다. 그 시점에서 샤토네프 뒤 파프는 그 지역의 석회암 채석장의 이름을 따 샤토네프 칼세니에라고 불렸다. 그곳의 이름은 1094년 혹은 그보다 전부터 ‘샤토뇌프’(카스트룸 노붐)였으나 오늘날 이 아펠라시옹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실제 ‘샤토뇌프 뒤 파프’(교황의 새로운 성)가 만들어진 것은 1317년부터였다.

따라서 가다뉴의 생산자들은 ‘새로운 성’이라는 그 이름 자체는 자신들이 샤토뇌프 뒤 파프보다 더 오래되었으니 자신들이 생산한 와인에 그 이름을 공식적으로 붙일 수 있는 권리는 얼마든지 있다고 믿었다. 게다가 교황의 영토 경계를 표시하는 오래된 경계석들이 가다뉴 포도원 일부에서도 발견되었다. 이 마을이 프로방스 문화를 계승하는 적자임을 증명하는 증거는 이것 말고도 많다. 프로방스의 시인 프레데릭 미스트랄과 친구들이 프로방스어와 문화를 보존하고 홍보하기 위해 펠리브리주를 설립한 것이 바로 1854년 가다뉴에 있는 샤토 드 퐁세귀뉴이기도 하다.

아비뇽의 두 라이벌 간 대립은 10년 동안 계속되었다. 그러다가 결국 가다뉴 생산자들의 협상 대표였던 도멘 뒤 부아 드 생 장의 활기 넘치는 자비에르 앙글레는 자신들에 맞서는 세력의 힘이 압도적이며, 이런 분쟁을 계속하다가는 자신만의 이름을 갖춘 빌라주 등급을 받는 것도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항복하고 말았다. 그렇게 갑자기, 가다뉴는 2012년 고유의 이름을 갖춘 빌라주 18곳 중 한 곳이 되고 말았다.

지난달 말, 나는 그곳 재배자 거의 모두와 함께 이 아펠라시옹을 둘러보았다. 그들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아 총 일곱(여섯 곳의 개별 생산자에 테르 다비뇽 협동조합까지 합쳐서인데, 이 협동조합은 현재 방투의 캉트페드리 협동조합과 합쳐져 드마제 비뇨블을 이루었다)이었다. 투어 도중 교황의 영토를 표시하던 경계석들도 보았다. 거대한 바위에 걸려 넘어질 뻔하기도 했다. (포도나무는 이것을 아주 좋아하는데 포도밭에서 일하는 일꾼들은 발목을 접질리기도 하고, 쟁기의 날이나 타이어에는 종종 문제가 되곤 한다)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그렇듯 이곳에서도 미스트랄(프랑스 남부에서 주로 겨울에 부는 춥고 거센 바람)이 아주 강하기 때문에 배치한 방풍림도 모두 보았고, 물론 와인도 맛보았다.

아펠라시옹 규정(샤토뇌프 뒤 파프와는 반대로)에 따르면 이곳은 블렌딩을 해야만 하고, 지금은 레드 와인에만 해당된다. 그러나 최소한 한 생산자, 클로 데 소만의 전(前) 복부 전문 외과의 로베르 자네르는 이곳의 화이트 와인도 뛰어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대부분의 와인은 10유로 정도에 판매되고 있기에 일부 생산자들은 기계를 이용해 수확을 하고, 수확량은 샤토뇌프 뒤 파프의 유명 도멘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조금 많은 편이다.

그러나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이곳의 와인들은 ‘이름을 갖춘 빌라주’의 다른 비슷한 와인들에서는 찾기 힘든 강한 개성과 힘, 에너지, 그리고 강도를 품고 있다. 또한 매우 독특한 남부 와인의 특징과 함께 스파이스 아로마가 강하다. 샤토뇌프 뒤 파프의 최고 와인과 겨루어 뒤지지 않는다는 말은 못 하겠다. 아직 그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질감의 풍부함은 거기에 못 미치고, 정교한 표현이라든가, 테이스팅 중간 지점에서 느끼는 부피감, 섬세한 풍미 등은 조금 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금 와인들은 전반적으로 너무 힘이 강하다는 것이다. 마치 진흙 위로 조약돌이 덮인 이곳의 토양 품질이 너무 과하게 드러나 조금 다듬을 필요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잠재력만큼은 매우 기대된다. 론 와인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가다뉴 와인도 관심을 기울일 가치가 충분하다.

가다뉴 테이스팅

최근 거의 모든 생산자의 2015 빈티지를 맛보았고 일부 그 전 빈티지는 작년에 맛본 것이다.

도멘 뒤 부아 드 생 장, 퀴베 드 콩트 두 에 뒤 생 앙피르, 코트 뒤 론 빌라주 가다뉴 2015(Domaine du Bois de St Jean, Cuvée de Comte d’Ust et du St Empire, Côtes du Rhône Villages Gadagne 2015)
뱅상과 자비에르 앙글레 형제의 도멘 뒤 부아 드 생 장은 가다뉴에 이웃한 종케레트라는 마을에 위치해 있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 두 형제는 바케이라스에 4.5헥타르, 샤토네프 뒤 파프에 0.5헥타르를 매입하여 영토를 넓혔다. 가다뉴 퀴베는 시라가 대부분을 차지하나 이곳의 토양 덕분에 두드러진 붉은 과일 특징(체리와 초콜릿)과 짭짤한 허브의 복합성을 갖추었다. 매우 순수하고, 매우 한결같으며, 매우 강렬함이 이 빈티지의 극적인 특징을 잘 보여준다. 90점

도멘 뒤 부아 드 생 장, 퀴베 드 콩트 두 에 뒤 생 앙피르, 코트 뒤 론 빌라주 가다뉴 2014(Domaine du Bois de St Jean, Cuvée de Comte d’Ust et du St Empire, Côtes du Rhône Villages Gadagne 2014)
이 퀴베의 2014 버전은 딸기 풍미가 더 느껴지고, 톡 쏘는 단단한 온기가 부드럽고 열린 스타일로 다가온다. 88점

도멘 드 라 샤펠, 트라디시옹, 코트 뒤 론 빌라주 가다뉴 2015(Domaine de la Chapelle, Tradition, Côtes du Rhône Villages Gadagne 2015)
실뱅과 셀린 부지에가 한때 예수회 소유였던, 이 지역에서 가장 성대한 포도원의 일부였던 이 유서 깊은 8헥타르 규모의 포도원을 돌보고 있다. 트라디시옹은 그르나슈와 시라에 무르베드르와 생소를 각각 10%로 블렌딩한 것이다. 아로마는 순수한 딸기이지만 풍미는 같은 빌라주의 다른 와인들보다 조금 더 가벼운 스타일이면서도 매우 강렬하다. 가시덤불 허브와 뿌리 스파이스의 풍미가 폭포수처럼 쏟아지면서 딸기 맛에 힘을 실어준다. 90점

도멘 드 라 샤펠, 트라디시옹, 코트 뒤 론 빌라주 가다뉴 2014(Domaine de la Chapelle, Tradition, Côtes du Rhône Villages Gadagne 2014)
2014 빈티지는 2015 빈티지와 스타일 면에서 뚜렷한 유사점을 갖는다. 색상은 투명하고, 부드럽고 열린 스타일에, 아로마와 중간 풍미가 꽃과 붉은 과일이었다가 조금 더 소박하면서 씁쓸한 허브 향으로 변한다는 것이 그렇다. 88점

샤토 드 퐁세귀뉴, 코트 뒤 론 빌라주 가다뉴 2015(Ch de Fontségugne, Côtes du Rhône Villages Gadagne 2015)
이 유서 깊은 포도원은 미스트랄 바람을 받지 않는, 샘으로 채워진 움푹 들어간 땅에 아늑하게 위치해 있다. 총 22헥타르 중에서 가다뉴로 분류된, 오래된 포도나무로 채워진 언덕배기 땅 4헥타르에서 손으로 직접 수확한 그르나슈와 시라로 싱글 퀴베를 생산한다. 아직 병입된 바 없는 이 와인은 달콤한 딸기와 타임 향에 섬세하면서도 달콤쌉쌀한 풍미를 가지고 있다. 달콤한 딸기 풍미가 가득하지만 뿌리 스파이스도 곧 풍성하게 느껴지고 단단한 타닌도 만날 수 있다. 89점

샤토 드 퐁세귀뉴, 코트 뒤 론 빌라주 가다뉴 2012(Ch de Fontségugne, Côtes du Rhône Villages Gadagne 2012)
색상은 선명한 붉은색에 체리뿐 아니라 짭짤한 맛도 가지고 있다. 매끄러우면서 톡 쏘는 풍미와 달콤한 과일 맛이 단단한 타닌과 초콜릿 여운으로 균형 잡힌다. 86점

도멘 디 가리게트, 퐁티송, 코트 뒤 론 빌라주 가다뉴 2015(Domaine des Garriguettes, Fontisson, Côtes du Rhône Villages Gadagne, 2015)
세바스티앙 클레망의 유기농 방식 포도원에서 2015년 매우 어두운 시라 위주의 와인을 생산해냈다. 처음에는 풍미의 축소가 느껴지지만, 잠시 후 사라지면서 촘촘하고 빽빽하며, 널따랗게 펼쳐지는 짭짤한 핵과일 풍미가 일품이다. 이런 효과는 지금 시점에서는 조금 거칠게 느껴지나, 시간이 흐르면 안정되면서 조금 더 조화로운 형태로 내면의 풍부함을 드러낼 것이다. 89점

도멘 데 팡텔린느, 플라부르, 코트 뒤 론 빌라주 가다뉴 2015(Domaine des Pentelines, Flavour, Côtes du Rhône Villages Gadagne 2015)
언덕에 위치한 베르트랑 하디의 유기농 인증 포도원은 훌륭한 28헥타르 규모의 토지인데 이 중 17헥타르가 가다뉴 AOC에 속한다. 이 2015 플라부르 퀴베(도멘에서 7.8유로에 구입할 수 있다)는 60% 그르나슈에 시라, 무르베드르, 카리냥이 블렌딩되어 있고, 가격에 비해 풍성하고 비교적 관대한 질감이 좋으며, 진한 과일 추출 풍미와 말린 과일의 집요함을 갖추고 있다. 89점

도멘 데 팡텔린느, 셀렉트, 코트 뒤 론 빌라주 가다뉴 2012(Domaine des Pentelines, Select, Côtes du Rhône Villages Gadagne 2012)
이 2012 셀렉트 또한 오래된 카리냥 나무 열매를 일부 포함하여 비슷한 다른 와인의 딸기 같은 달콤함보다는 약간의 산도를 갖추고 있다. 씁쓸한 체리 향도 있고, 다시 한번 진한 추출물의 스타일이 전면에 나온다. 음식과 곁들이기에 아주 좋은 와인이다. 88점

도멘 드 킬레, 드마제 비뇨블, 코트 뒤 론 빌라주 가다뉴 2013(Domaine de Quilex, Demazet Vignobles, Côtes du Rhône Villages Gadagne 2013)
이 협동조합은 11헥타르 규모의 도멘 드 킬레를 포함해 이 아펠라시옹 재배 면적 중 약 절반을 소유하고 그르나슈 60%, 시라 40%의 와인을 생산한다. 이 2013 빈티지의 경우 그르나슈 생산이 조금 어려웠다. 이 와인은 비교적 빠르게 숙성되어 버섯과 소시송 소시지 아로마와 함께, 가다뉴의 전형적인 뿌리 스파이스 풍미를 보여준다. 86점

도멘 드 킬레, 드마제 비뇨블, 코트 뒤 론 빌라주 가다뉴 2012(Domaine de Quilex, Demazet Vignobles, Côtes du Rhône Villages Gadagne 2012)
이 2012 빈티지 킬레는 복합적이지는 않으나 풍성하고 달콤하며 부드러운 남쪽 과일에 약간의 초콜릿이 감돈다. 지난 해 맛보았을 때 보기 드물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여운에는 감초도 느껴진다. 88점

클로 드 소만, 코트 뒤 론 빌라주 가다뉴 2015(Clos de Saumanes, Côtes du Rhône Villages Gadagne 2015)
마르틴과 로베르 자네르 부부는 1년 반 동안 재건하기에 적합한 도메인(전의 이름은 도메인 드포르주였다)을 찾아 고심한 뒤 지난 2008년 트루아를 떠나 24헥타르 규모의 이 포도원에 정착했다. 와인 메이커 마티유 윌드가 만든 그르나슈, 시라, 무르베드르가 블렌딩된 이 2015 빈티지는 풍부한 자두와 검은나무딸기 향과 함께 입안에서도 주로 검은 과일이 느껴진다. 깊고, 두툼하며, 쫄깃하고, 가다뉴만의 독특한 스파이시한 여운을 갖췄다. 91점

클로 드 소만, 코트 뒤 론 빌라주 가다뉴 2012(Clos de Saumanes, Côtes du Rhône Villages Gadagne 2012)
진한 색에 잘 익은 검은 과일 향을 갖추었다. 입안에서는 매우 잘 익었고, 스파이스와 함께 보이차 향도 느껴진다. 산도가 낮고 타닌이 부드러워 안락한 느낌이 든다. 88점

 

CREDIT

        • 작성자

          Andrew Jefford

        • 번역자

          Sehee Koo

        • 작성일자

          2017.2.13

        • 원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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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로 Decanter Magazine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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