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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는 지역소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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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는 지역소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김대영 2023년 11월 7일

[우리나라에 사람이 이렇게 많았어요?]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분들은 수많은 인파에 놀라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2019년 이후로 수도권 인구 비율이 우리나라 전체 인구 대비 절반이 넘었기 때문이다. 수도권 인구 쏠림 현상,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로 다른 지역들은 소멸하고 있다.

지역소멸은 단순히 다른 지역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취업 문제, 부동산, 경쟁사회, 저출산 등 생각보다 여러 사회문제가 수도권 인구 쏠림에 영향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수도권으로 오고 싶어 할까? 바로 좋은 일자리다. 좋은 일자리는 수도권에만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젊은 사람들은 수도권으로 몰린다. 또, 다양한 인프라의 문제도 있다. 단편적으로 병원, 공공시설도 있지만 F&B 측면에서 ‘스타벅스’가 없는 곳에는 젊은 사람들은 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스타벅스는 젊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이제 동네의 괜찮은 카페는 그들이 살기 위한 최소한의 인프라일지도 모른다.

[F&B 인프라를 지역의 관점으로 본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F&B는 지역의 관점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앞으로 F&B는 ‘매력’을 입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좋은 카페와 음식점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만을 파는 것을 넘어 지역의 문화를 공유하는 지역 문화사업으로의 가능성이 크다. 국내 1인당 평균 국내 여행 지출액 중 ‘음식점비’가 가장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국 좋은 F&B 인프라는 충분히 사람을 이끄는 매력이 있다라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백종원 예산시장 (출처: 연합뉴스)

[백종원 예산시장 프로젝트]

대표적인 지역 활성화 사업인 ‘백종원 예산시장 프로젝트’는 지난 1월부터 시작해 달에 1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예산을 방문할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어쩌면 백종원의 인지도 덕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오히려 F&B 자체의 매력을 보여준 사례가 아닐지 생각한다. 상권이 활성화되고, 사람이 모이면 시장이 형성되고 일자리가 늘어난다. 일자리가 생긴다는 것은 거주하는 사람들이 생긴다는 것, 결국 지역의 매력을 나타내기엔 F&B가 효과적이라는 것을 입증한 사례다. 특히 백종원 대표는 각 매장의 메뉴를 개발할 때도 꼭 예산의 지역특산물 혹은 지역 특색을 보여줄 방법으로 사업 방향을 선택한다는 것이 인상적이고, F&B가 지역 큐레이션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갱스커피

[탄광이 카페로?]

또 다른 예시로 대천의 ‘갱스커피 (갱’s coffee)’를 소개한다. 대천 보령에 위치한 이 카페는 최근 갔던 로컬 F&B 공간 중 가장 인상적이다. 갱스커피의 ‘갱’은 광물을 파내기 위해 땅속을 파고들어 간 굴을 뜻한다. 즉 광부들이 드나들며 광석이나 자제를 나르던 말 그대로 ‘갱’을 상징한다. 실제로 갱스커피는 탄광이 있던 자리로, 카페 건물을 광부들의 교육장과 목욕탕으로 사용했던 곳이라 한다. 깔끔한 내부에 비해 외부의 낡음이 궁금했는데. 이러한 역사적 이야기를 더욱 강조하기 위해 외관을 그대로 살렸다고 한다.

보령석탄박물과 (출처: 보령시 시설관리공단 홈페이지)

실제 보령은 석탄층이 발달한 지역이라 서해안 최대 탄광 지대였다. 하지만 계속된 채탄과 정부의 석탄산업 구조조정 정책으로 1994년 이후 이곳에서의 채탄작업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는데, 더 알아보니 이외에도 석탄 박물관, 탄광 마을 등과 같이 그 시절 석탄산업을 기반으로 한 생활사를 볼 수 있는 곳들이 많다. 평소 대천 보령이라는 지역을 가더라도 전혀 관심이 없던 지역의 이야기들을 ‘갱스커피’라는 F&B 공간을 통해 소개받은 느낌이라 새롭게 느껴진다.

지역은 지역마다의 개성이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앞으로 F&B 공간의 역할은 단순 맛집이나 화려한 카페가 아니다. 지역을 방문한 소비자들을 처음 맞이하고 안내하는 지역 큐레이터의 역할이다. 지역과 방문객들의 접점을 만드는 F&B 산업은 지역의 문화가 되어 더욱 매력적인 지역을 소개해 주는 것, 그것이 지역문제에 대한 F&B의 역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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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음식이야기를 좋아하고 즐깁니다. 음식의 가치를 올바르고 정확하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팟캐스트 "어차피, 음식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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