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본 라크니츠(von Racknitz)는 600년이 넘는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밭은 트렌티노 알토 아디제(Trentino Alto Adige) 주의 볼짜노(Bolzano)에 있으며 350년이 되고 있다.
필록세라를 이겨내고 역사를 잇고 있는 유럽의 포도밭
1860년대 말, 앞으로 몇 년 동안 포도밭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유럽의 와인 양조자들은 구대륙 와인의 역사를 뒤흔들 작은 곤충인 진딧물과 마주하게 된다. 포도 재배가 직면한 최악의 재난인 필록세라는 20년도 채 안 되어 처음으로 프랑스의 포도나무를 죽였고, 그다음에는 스페인,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의 포도나무를 죽여 전체 영토를 빈곤하게 만들고 수천 가구를 경제 불황에 빠뜨렸다.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이 포도나무들은 수백만 년의 진화를 통해 아메리카 포도나무와 평화로운 공존을 이루었으며 그곳의 포도나무 재배에 영향을 미쳤다. 유럽에서는 포도나무 뿌리 시스템을 공격하며 포도나무를 곰팡이 및 기타 질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만들며 최대 3년 이내에 불가피한 죽음을 초래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유럽의 와인 양조자들은 품질과 수확량이 우수한 유럽 포도 품종을 미국 포도나무에 접붙이는 것으로 오늘날 사소해 보이는 해결책을 찾기까지 수년간의 연구와 시행착오 및 약간의 오류를 범하기도 했다. 그 결과 접붙이지 않은 포도나무가 살아남아 오늘날까지 이르렀고 와인 평론가들이 평가할 수 없는 역사적, 문화적 포도나무의 가치를 지닌 유산을 구성하게 되었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결과로 잰시스 로빈슨(Jancis Robinson), 탐린 큐린(Tamlyn Currin), 사라 에보트(Sarah Abbott) 등의 평론가, 작가, 와인 마스터들은 바로사 올드 바인 차터(Barossa Old Vine Charter)의 결과를 내놓았다. 또한 캘리포니아에서는 포도밭 역사 연구협회(Historic Vineyard Society)에서 오래된 포도밭의 보호 캠페인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남미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밭의 정보를 수집, 분류, 설명하는 디지털 아카이브인 올드 바인 레지스트리(Old Vine Registry)를 만들었다.
적어도 올드 바인 레지스트리의 조사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밭은 600년 이상 된 것으로 독일에서 발견되었다. 이 포도밭은 과거 나헤(Nahe) 강과 글란(Glan) 강이 합류하는 디시보덴버그(Disibodenberg) 수도원에 속했다. 두 번째로 오래된 포도밭은 독일 팔츠(Pfalz) 지역에서 발견되었으며 수령이 350~400년이다. 30년 전쟁 중에 이미 존재했던 것으로 보이며 오늘날 리더버그 와인 조합(Rietburg Wine Cooperative)이 소유하고 있는데, 현재 여전히 400개의 와인 생산업체가 있으며 대부분이 트라미너(Traminer)이지만 일부 실바너(Silvaner)를 재배하기도 한다.
또한 토착 품종 포도나무 재배의 첫 번째 요람인 조지아 주, 슬로베니아의 역사적 중심지인 마리보르(Maribor)에 4세기의 시간을 이어온 포도밭이 있다. 이곳은 기네스북에서 여전히 포도를 생산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간주된다. 이탈리아 북부 볼짜노에 위치한 까리아노(Cariano) 마을의 포도밭은 1840년에 심어져 현재는 바이오 다이내믹 회사인 Aurete가 소유하고 있다. 이곳의 포도나무들은 필록세라에서 살아남은 200그루의 접목되지 않은 것들이며 BC 4세기부터 이미 존재한 것들도 있다.
이탈리아의 한 지역을 더 덧붙이자면 이탈리아 남부 깜파니아(Campania) 주를 들 수 있다. 깐띠나 델 타부르노(Cantina del Taburno)의 180년으로 추정되는 알리아니코(Aglianico) 포도밭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은 1872년 이르피니아(Irpinia)에 심어진 전설적인 포도밭 ‘달 레’(Dal Re)보다 몇 년 더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