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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여행과 크래프트 맥주 안내서

오키나와 여행과 크래프트 맥주 안내서

염태진 2023년 2월 7일

일본의 크래프트 맥주는 오래전부터 ‘지비루(地ビール)’라는 이름으로 불려 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제 맥주라는 용어를 사용하다가 최근에 와서는 크래프트 맥주라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러고 보면 일본은 크래프트 맥주의 지역성을 부각하는 이름을 지었고, 한국은 대기업 양조장과는 다른 맥주를 손수 만드는 작은 규모의 양조장이라는 점에 의미를 둔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에서 지비루라 불리는 크래프트 맥주]

일본 크래프트 맥주의 시작은 1994년입니다. 그해 일본은 주세법을 개정하면서 연중 2,000킬로리터 이상을 생산해야 허용하는 맥주 제조 면허를 연중 60킬로리터 이상으로 인하하였습니다. 이 조건에 따라 일본의 5대 대기업 맥주회사 아사히, 기린, 산토리, 삿포로, 오리온을 제외한 연간 60킬로리터 이상 양조할 수 있는 양조장은 크래프트 맥주로 분류합니다. 일본의 크래프트 맥주 브루어리와 브루펍(양조 시설과 펍이 한 곳에 있는 형태)은 2022년 8월을 기준으로 650여 개를 넘어섰습니다.

650여 개의 맥주 양조장 중에서 가장 많이 있는 지역은 역시나 도쿄와 그 주변입니다. 도쿄에만 100여 개 안팎의 맥주 양조장이 있고 주변까지 합하면 거의 절반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주목할 만한 곳이 오키나와입니다. 제주도와 비슷한 면적의 오키나와에는 그리 적지 않은 15개의 맥주 양조장이 있습니다. 제주도에 5개의 맥주 양조장이 있는 것에 비하면 놀랄만한 수치입니다.

[오키나와의 맥주 양조장 지도]

오키나와는 일본의 남서쪽에 있습니다. 거리상으로는 일본 본토보다 대만이 가깝고, 도쿄보다 서울이 가깝습니다. 일반적으로 오키나와라고 하면, 오키나와 본섬과 미야코섬, 이시가키섬 등 주변의 섬을 합한 열도를 말합니다. 본섬의 크기는 제주도보다 작지만, 주변의 섬까지 합하면 제주도보다 조금 큽니다. 인구는 146만으로 제주도의 2배에 달하며, 대전 정도의 인구와 비슷합니다. 이런 작은 섬에 맥주 양조장이 무려 15개란 말입니다. 게다가 그중 3개는 주변의 작은 섬 미야코섬과 이시가키섬에 있습니다. 참고로 제가 살고 있는 150만 인구의 대전에는 맥주 양조장이 하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오키나와에 맥주 양조장이 많은 이유는 오키나와에 살고 있는 미군들과 매년 방문하는 수많은 관광객이 있기 때문입니다.

혹시 오키나와 여행을 계획하고 있나요? 아니면 이 글을 보고 오키나와에 가고 싶을지도 모릅니다. 오키나와에서 가볼 만한 여행지와 마셔볼 만한 크래프트 맥주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여행과 맥주는 그대로 근사한 페어링이니까요.

[오키나와 월드 입구에 있는 오키나와 산고 비어 펍]

오키나와 월드와 오키나와 산고 비어 (Instagram @okinawaworld_nantosyuzo)

오키나와 산고 비어는 오키나와 남부의 유일한 크래프트 맥주입니다. 중부의 류큐무라와 함께 오키나와 전통을 체험할 수 있는 공원인 오키나와 월드 안에 양조장이 있습니다. 양조장을 방문하려면 공원 입장료 2천 엔을 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양조장만 방문하는 일정보다는 오키나와 월드도 구경하고 양조장도 방문하는 일정을 추천합니다.

양조장의 이름은 남도주조소(南都酒造所, Nanto Brewery)입니다. 이름의 뉘앙스에서 느껴지듯이 원래는 크래프트 맥주가 아니라 오키나와의 전통주를 만드는 양조장입니다. 전통주는 오키나와의 반시뱀으로 만드는 하브슈(ハブ酒, 뱀술), 양조장은 1971년에 설립되었습니다. 이곳에 작은 크래프트 양조장 ‘남도 산고 지비루 공장’이 설립한 때는 2001년입니다. 오키나와 산고 비어는 이 양조장에서 만드는 맥주 브랜드명입니다. 산고는 일본어로 산호를 말합니다. 산호는 오키나와에서 아주 특별한 존재입니다. 이시가키섬에서만 300종 이상의 산호가 서식한다고 하는데, 아마존의 열대우림을 소중히 보호하듯이 오키나와에서는 바다의 열대우림인 산호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오키나와 월드에는 산호초에서 태어난 종유석 동굴이 있습니다. 이 동굴 자체가 관광 상품이기도 합니다. 오키나와 산고 비어는 이 동굴 100미터 지하에서 퍼낸 미네랄이 풍부한 물을 사용해 만듭니다. 그들이 산고 비어라는 이름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이유입니다.

[오키나와 산고 비어]

오키나와 산고 비어는 IPA, 세종, 쾰쉬, 알트, 블랙에일 5종을 연중 생산합니다. 오키나와 월드의 양조장이 멀어 갈 수가 없다면, 오키나와의 종합쇼핑몰인 이온몰이나 일부 편의점 등 오키나와 곳곳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저는 나하의 국제거리에 갔을 때, 세븐일레븐 OTS 빌딩점에서 구입했습니다.

[우키시마 브루잉과 옆으로 보이는 우키시마 거리의 모습]

우키시마 거리와 우키시마 브루잉 (Instagram @ukishimabrewing)

나하의 국제거리는 나하에서, 아니 오키나와 전체에서 가장 유명하고 관광객이 즐겨 찾는 곳입니다. 오키나와를 여행한다면 수많은 선물 가게와 먹거리가 있고 마키시 공설 시장이 있는 이 거리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들로 빽빽한 거리에 지쳐 조금 벗어나고 싶다면 한적하게 걷기 좋은 거리를 추천합니다. 대표적인 거리가 뉴 파라다이스 거리, 쓰보야 야치문 거리, 우키시마 거리입니다. 뉴 파라다이스 거리는 국제거리 북쪽에 있는 400미터 정도의 짧은 거리입니다. 걸으면 5분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지만, 이 거리에는 카페, 잡화점, 공원, 오키나와 소바 식당 등 레트로하고 개성적인 가게가 가득합니다. 쓰보야 야치문 거리는 오키나와 전통 도자기를 판매하는 400미터의 자갈길입니다. 오키나와의 오래된 전통 가옥을 보면서 오키나와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거리입니다.

우키시마 거리는 국제거리에서 마키시공설시장 후문으로 이어지는 약 600미터 정도의 거리입니다. 지금은 빛을 잃었지만 한때는 패션을 이끌던 거리였습니다. 우키시마는 한자로 부도(浮島), 즉 떠 있는 섬이라는 뜻입니다. 이름의 어원을 살펴보니 예전에는 나하가 섬이었다고 합니다. 우키시마는 옛날에 나하를 부르는 별칭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곳에 우키시마 호텔이 있어 거리의 이름이 저절로 생겼습니다. 호텔은 현재 사라져 없지만 나하 시민들은 그들이 불렀던 친숙한 거리의 이름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곳에 나하의 대표적인 크래프트 맥주 우키시마 브루잉이 있습니다.

[포크 다마고 오니기리와 협력해 만든 우키시마 브루잉의 포타마 에일]

우키시마 브루잉은 마키시 공설 시장의 끝자락에 있습니다. 2층의 작은 공간으로, 양조 시설과 펍이 함께 있는 브루펍입니다. 저는 나하에 방문한 시간이 정오 쯤이라서 저녁 5시에 문을 여는 펍에 방문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아메리칸 빌리지의 유명 오니기리 가게에서 우키시마 맥주 4종을 발견했습니다. 게다가 이곳에는 우키시마 브루잉과 포크 다마고 오니기리가 협력해 만든 맥주 ‘포타마 에일’이 있습니다. 오키나와 크래프트 맥주 중 유일하게 뉴잉 스타일의 IPA를 생산하는 곳도 우키시마 브루잉입니다.

[아메리칸 빌리지에 있는 차탄 하버 브루어리]

아메리칸 빌리지와 차탄 하버 브루어리 (Instagram @chatanharbor_brewery)

오키나와의 옛 이름은 류큐(琉球)입니다. 류큐는 한때 중국, 동남아, 동북아 등과 중개 무역을 하면서 번성했던 독립 국가였습니다. 임진왜란 때 전쟁 물자를 조달해 달라는 일본의 요구를 거절하면서 일본과의 악연은 시작되었습니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에도 막부로 정권이 안정되자 일본은 류큐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기 시작했고, 메이지 유신 이후 아예 일본의 행정구역으로 편입시켰습니다. 그리고, 태평양 전쟁 중 오키나와 전투는 가장 참혹했던 전투 중의 하나였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미국은 오키나와를 지배했고, 1972년에 일본에 반환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일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과 미군의 시설은 대부분 오키나와에 있습니다. 오키나와에서 미군이 집중된 중부 차탄 지역의 바닷가에 매립지를 조성하고 미국적인 분위기를 살려 레저 및 쇼핑 타운으로 만든 것이 지금의 아메리칸 빌리지입니다.

아메리칸 빌리지가 생기기 이전까지 미군들이 주로 찾는 도시는 코자(コザ)였습니다. 지금은 코자 대신 아메리칸 빌리지로 몰려듭니다. 게다가 아메리칸 빌리지를 찾는 관광객은 한 해 천만 명이 넘습니다. 사람들이 몰려들고 미국의 문화가 있는 이곳에 맥주 양조장이 없다면 이상하지 않겠습니까? 아메리칸 빌리지에는 이 지역의 이름을 딴 차탄 하버 브루어리가 있습니다.

[사케 마트 냉장고 안의 차탄 하버 브루어리의 맥주들]

차탄 하버 브루어리는 양조 시설과 펍이 함께 있는 브루펍이자 거대한 레스토랑입니다. 레스토랑의 테라스에 앉아 바다를 볼 수 있으며,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맛있는 음식과 맥주를 즐길 수가 있습니다. 가장 좋은 시간은 해가 떨어질 때입니다. 이곳의 낙조가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맥주에서는 크래프트 정신을 찾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맥주의 매력을 찾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라거, 바이젠, 페일 에일, IPA, 스타우트가 이곳의 시그니처 맥주입니다. 꼭 양조장이 아니더라도 차탄 하버 브루어리의 맥주는 아메리칸 빌리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근처에 있는 사케 마트를 추천합니다. 차탄 하버 브루어리의 맥주뿐만 아니라 오키나와의 전통 술 아와모리나 위스키 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곳입니다.

[마키시 공설시장의 헬리오스 비어 간판을 단 상점]

나고와 헬리오스 비어 (Instagram @helios_syuzo)

오키나와 북부의 도시 나고, 인구 6만 명의 작은 도시입니다. 오키나와 북부의 유명 관광지인 츄라우미 수족관이나 비세자키를 가기 위해 거쳐 가는 도시로, 한국인들이 주로 찾는 지역은 아닙니다. 일찍이 오리온 맥주가 처음 맥주 사업을 시작할 때 오키나와는 수질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모두가 만류하였지만, 나고에서 좋은 물을 찾아 맥주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오키나와는 산호초가 융기한 섬이라 대부분의 물이 경수이고 알칼리성이 강해 맥주를 만들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산이 있는 북부의 도시 나고에는 연수가 나옵니다. 오리온 맥주가 자리 잡을 때 쯤, 이곳에 종합 주류회사 헬리오스 주조가 생겨났습니다(1961년). 종합 주류회사라는 의미는 아와모리, 위스키, 리큐어 등을 모두 생산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크래프트 맥주는 1996년부터 생산했습니다. 오키나와에서 가장 먼저 생긴 크래프트 맥주입니다. 헬리오스 비어는 처음부터 지역의 재료를 사용해 크래프트 맥주의 지역성을 강조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맥주 2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헬리오스 비어의 대표 맥주들]

고야 드라이는 오키나와의 여주라고 불리는 고야를 사용한 라거 스타일의 맥주입니다. 고야는 두부와 채소 등을 섞어서 볶아 먹는 오키나와 전통 음식 챤푸르의 단골 재료입니다. 고야는 약간 쌉쌀한 맛을 냅니다. 홉과 함께 어우러져 맥주의 쓴 맛과 풍미를 내기에 좋은 재료인 것입니다. 맥주는 청량하고 뒷맛은 깔끔합니다. 햇빛이 강한 오키나와 해변에서 마시면 어울리는 맥주입니다.

시콰사 화이트 에일은 시콰사라고 하는 오키나와의 과일이 들어간 벨기에 위트 에일입니다. 시콰사는 레몬이나 라임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오키나와와 대만에서 자생되는 시트러스 과의 식물입니다. 오키나와에선 주스나 요리에 레몬 대신 많이 사용합니다. 그 밖의 헬리오스 비어는 푸른 하늘과 바다의 맥주, 별하늘의 포터라는 예쁜 이름의 맥주가 있습니다.

[최근 오픈한 헬리오스 나하 에어포트 브루어리의 모습]

최근 오키나와를 방문했을 때, 나하 공항의 국제선 4층에서 헬리오스 비어 펍을 발견했습니다. 헬리오스 나하 에어포트 브루어리라는 이름의 이 폅은 공간 한쪽에 맥주 양조 시설을 갖춘 그 자체로 브루어리입니다. 비행기를 기다리며 느긋하게 갓 만든 맥주를 마실 수 있다니, 공항에 일찍 도착해도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코자의 한적한 골목, 곳곳에 KOZA 표시가 있다.]

코자 거리와 클리프 비어 (Instagram @cliff_beer)

오키나와 중부에 위치한 도시 코자(コザ), 이 도시는 한국인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매력이 넘치는 도시입니다. 근처에 미군의 가데나 공군 기지가 있어 한때는 미군들이 찾는 유흥지였습니다. 한국의 이태원을 떠올려 보면 비슷합니다. 하지만 공군 기지가 축소되고 근처에 아메리칸 빌리지가 생기면서 과거의 영광이 되어 버린 도시입니다. 현재는 80년 대의 모습으로 영원히 남아 있습니다. 특별한 관광지가 없어 관광객들이 즐겨 찾지 않지만, 도시를 즐기는 여행자라면 느릿하게 시간을 거스르며 세월의 흔적을 찾아 걷기 좋은 도시입니다.

코자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가타카나로 표기하는 도시였습니다. 원래는 일본인들이 고야(胡屋)라고 부르는 마을이었고, 미군들이 이를 코자라고 부르면서 그대로 도시의 이름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도시의 이름은 이제 행정구역상 오키나와 시가 되어버렸습니다. 코자 시와 옆 동네인 미사토 촌을 합헤서 새로운 도시를 만든 것이 오키나와 시입니다. 그러니까 오키나와에는 오키나와 시가 따로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곳에 오면 알 수 있습니다. 거리의 이정표 정도나 오키나와로 표시할 뿐, 현지인들은 아직도 코자로 부르고 있습니다.

[에이사 박물관이 있는 코자 뮤직 타운]

코자는 예술과 공연의 도시입니다. 록밴드가 활동하고, 오키나와의 전통춤인 에이사를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코자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는 코자십자로(コザ十字路)부터 나카노마치(中の町)까지 약 2km가량의 산산 거리((サンサン通り)입니다. 이 거리의 중심에 해당하는 건물이 에이사 뮤지엄이 있는 코자 뮤직 타운입니다. 에이사는 오키나와의 전통적인 춤입니다. 여러 명이 동시에 북을 치면서 동일한 동작을 반복하는 군무입니다. 코자 거리에서는 6월부터 9월까지 에이사 공연이 활발히 열립니다. 특히 매년 음력 7월 보름은 오키나와 에이사 축제이기도 합니다. 거리 공연을 직접 볼 수 없다면 에이사 뮤지엄의 소극장에 앉아 공연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비록 영상이지만 한국의 마당놀이를 보듯 생생하게 에이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오키나와 중부에 처음으로 문을 연 코자 브루어리]

코자에는 2014년에 문을 연 코자 브루어리가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미 크래프트 맥주가 자리 잡았고, 그때까지 오키나와에는 나고 시, 난조 시, 이시가키섬, 미야코섬에도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이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미군들이 몰려있는 오키나와 중부에는 크래프트 맥주 하나 없었습니다. 코자 브루어리는 오키나와 중부 최초의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입니다.

[오키나와 중부의 아담한 주택을 개조해 만든 클리프 비어 양조장]

그리고, 오키나와 중부에는 주목할 만한 양조장이 하나 더 있습니다. 코자에서 조금 벗어나 오키나와 시의 주택가에 있는 클리프 비어입니다. Cliff Beer, 일본어로는 쿠리프비루(クリフビール)라고 하는데 미군이 살던 작은 집을 개조해 양조 시설을 만든 아담한 양조장입니다. 탭룸은 따로 없으며 병 맥주만 구입이 가능한 곳입니다. 코자에서 약 4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저는 찾아가는데 2번 정도 길을 잘못 들었습니다만, 구글맵을 보고 가면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도착하면 작은 집과 작은 주차장이 나옵니다. 예상보다 훨씬 작은 규모에 놀랐지만, 맥주 라인업을 보고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제가 본 것만 스무 종이 넘고, 그중 양조장에서 6종을 살 수 있습니다. 매주 2종의 맥주를 꾸준히 만들고, 한 주에 6개의 맥주가 유지되도록 계속해서 양조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6종의 맥주 중에서 다음 주에는 2종의 맥주가 바뀌어 있는 셈입니다.

[클리프 비어의 대표 맥주인 파인애플 긱의 레이블]

대표이자 브루마스터는 미야기 클리프씨입니다. 한때 영국에 살면서 영국 맥주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2019년에 클리프 비어를 오픈했습니다. 클리프 씨는 전직 화가였다고 합니다. 양조장의 이미지부터 맥주의 레이블까지 모두 감각적이면서 코믹하게 그려져 있는데, 이것이 모두 그의 작품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레이블입니다. 파인애플을 사용한 IPA의 레이블은 파인애플 탈을 쓴 인간 한 마리(이런 표현을 용서해 주세요. 정말 그렇게 보이니까요!)가 파인애플 바다에서 파인애플 튜브에 앉아 파인애플 쥬스를 빨대로 마시는 그림입니다. 대체로 클리프 씨가 그린 맥주 레이블은 이런 식입니다. 많은 클리프 비어의 맥주가 오키나와에서 자란 재료들을 사용합니다. 얀바루의 파인애플, 남부의 사탕수수, 유기농 레몬 등. 마이크로 양조장과 다양한 시도, 지역의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 도전, 클리프 비어는 오키나와에서 가장 크래프트 정신이 돋보이는 브루어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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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태진

맥주인문학서 저자. 맥주로 내장도 채우고 뇌도 채우며 '날마다 좋은 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 iharu@kakao.com / 인스타 iharu04 / 브런치 https://brunch.co.kr/@i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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