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햄프셔에 위치한 스파클링 와인 생산자 엑스톤 파크(Exton Park)가 바닷속에서 숙성된 블랑 드 블랑 2014 빈티지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은 프랑스 북서부 브리타니의 브레스트 해안에서 블랑 드 블랑 2014 빈티지를 12개월 동안 바닷속 60m 아래에 담가 두었다. 이 와인은 2021년 데고르주망을 거치기 전까지 물속에 잠겨 있었다.
여러 샴페인 하우스에서도 이와 유사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지만, 이들은 생산법에 따라 와인 침수 전 데고르주망 작업이 의무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번 영국 프로젝트와 차별점을 보인다.
[해저 60미터]
수십 년 된 난파선에서 발견된 와인병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된 이 방법은 이제 전 세계 와인 메이커들에 의해 수중 저장고의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아직은 생소한 방법이긴 하지만 샴페인 하우스 뵈브 클리코와 르클레르 브리앙, 보르도의 라리베 오브리옹, 그리스의 가이아 와이너리 등 이미 해양 숙성을 지지하고 있는 유명한 와이너리들을 찾아볼 수 있다.
몇몇 이들은 수중 환경이 색의 강도를 높이고, 1차 과일 풍미를 더욱 끌어올리며, 질감을 부드럽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엑스톤 파크는 해양 프로젝트 전문 업체인 암포리스(Amphoris)와 협력해 빈티지 블랑 드 블랑을 낚시와 군사 활동에서 멀리 떨어진 프랑스 북서부 해안의 매우 안전한 장소에 잠수시켰다.
이 해저의 완벽한 어둠과 일정한 온도는 전통적인 지하 셀러의 환경과 유사하다.
그러나 엑스톤 파크의 와인 디렉터인 코린 실리(Corinne Seely)는 ‘바다의 지속적이고 완만한 움직임’과 병 외부 및 내부의 비슷한 압력이 합쳐져 와인이 일반적인 셀러에서 숙성되는 형태에서 벗어나 미묘한 진화 과정을 거친다고 말한다.
[미션에 맞는 와인 선택하기]
“파리 3구에 있는 스와프 다유르(Soif d’Ailleurs)라는 매장에서 우리의 첫 피노 뫼니에르 로제 와인을 판매하던 때에 한 시음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암포리스가 바다에서 숙성시킨 와인을 시음했고, 공동 설립자인 피에르 레쿨레스(Pierre Recoules)와 드니 드루앵(Denis Drouin)을 만나게 되었다. 그들은 와인 산업에 바다가 끼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보여주는 데 있어 열정적인 두 해양 엔지니어였다.”라고 실리는 말했다.
이 만남으로 인해 프랑스에서 태어나 보르도에서 교육을 받은 와인 메이커인 코린 실리가 바다 숙성이라는 아이디어에 도전하게 되었다.
그는 “우리의 블랑 드 블랑 빈티지 와인은 백악질 떼루아의 순수함을 나타내는데, 이 백악질의 시작점은 바로 바다이다.”라고 첫 번째 수중 프로젝트에 블랑 드 블랑 2014 빈티지가 사용된 이유를 설명했다.
리저브 블렌드(RB) 제품군으로 유명한 이 생산자는 특별히 좋은 해에만 빈티지 스파클링 와인을 출시하는데, 이 와인도 그중 하나이다.
이 블랑 드 블랑에 사용되는 샤르도네 포도는 현재 24ha 규모의 단일 포도밭에 2003년 처음 심어진 포도나무의 첫 20줄에서 재배되었다.
실리는 “수심 60m의 어둠, 압력, 움직임, 영국 해협이 대서양과 만나는 위치 등의 요소가 우리 와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와인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지 궁금했다.”라고 전했다.
와인 메이커는 결과에 만족했다.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형제 (셀러 숙성 및 바다 숙성)가 탄생했다. 바다 밑에서의 시간이 떼루아의 백악질 특성의 순수함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앞으로의 행보]
2014년 블랑 드 블랑은 와인 메이커가 언급한 엑스톤 파크의 수중 모험의 시작에 불과하다.
“한 달 전에 더 많은 병을 바닷속에 담가 놓았다. 특별한 실험을 위해 만들어진, 이전에 만든 적 없는 아주 특별한 와인이다. 또한 다양한 단계의 해양 숙성 와인에 대해 더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데고즈루망을 거치기 전, 그리고 후의 RB32 브륏 와인도 실험에 추가했다.”
[디캔터 독점 리뷰: 60 Above vs. 60 Below]
‘60 Above’ 2014 블랑 드 블랑 (셀러 숙성)
6년 동안 앙금 숙성한 이 와인은 크리미한 에그 타르트, 잘 익은 노란 과일, 황금빛 사과 껍질 및 레몬 커드의 풍부한 부케를 보여준다. 바다 숙성 버전에 비해 산미가 더 짱짱하고 입안에서 강조되는 느낌이다. 향신료 노트와 함께 우아한 질감을 지니고 있다. 토스트, 유자 풍미와 약간의 캐러멜 터치가 있다. 짭조름함과 으깬 아몬드 풍미가 깊은 여운을 남긴다.
‘60 Below’ 2014 블랑 드 블랑 (바다 숙성)
바다 숙성 버전은 새콤한 오렌지, 노란 사과, 말린 망고의 신선한 향과 약간의 생강 힌트를 보여준다. 미각에서는 셀러 숙성 버전에 비해 더 둥글고 오일리한 질감이 느껴진다. 입안 가득 밀 크래커의 풍성함이 느껴지며, 감칠맛 나는 유자 제스트와 레몬 셔벗 풍미가 상쾌함을 더하고 세련된 마무리로 이어진다.
작성자 Sylvia Wu / 번역자 Olivia Cho / 원문 기사 보기 /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