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최근 스마도리라는 신조어가 생겨나 크게 유행하고 있습니다. 스마도리(スマドリ)란 ‘Smart Drink’를 일본식으로 축약하여 발음한 단어입니다. 일본에서는 디지털 카메라를 데지카메(デジカメ)라고 하는데, 이와 비슷한 방식의 신조어입니다. 스마도리는 술을 건강하게 마시자는 뜻입니다. 이것은 알코올의 섭취를 줄이고 건강에 좋은 재료로 만들어진 다양한 음료를 즐기자는 문화입니다.
스마트 드링크는 주로 청량음료나 운동 음료 등 건강에 좋은 재료를 사용한 음료수를 말합니다. 이들 제품은 체중 감량이나 미용, 피로 해소, 면역력 증진 등의 다양한 효과가 있어 건강한 생활을 추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스마트 드링크는 일본에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에서는 이미 건강 음료 시장이 큰 규모로 형성되어 있으며,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스마트 드링크 제품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스마트 드링크는 건강한 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존의 알코올을 중심으로 한 문화와는 다른 새로운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스마트 드링크의 역사는 그다지 길지 않습니다. 스마트 드링크는 2010년대 초 일본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생겨났습니다. 당시 일본의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젊은이들은 점점 더 절약해야 했고, 술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대안으로 나온 것이 스마트 드링크입니다. 스마트 드링크는 일본의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으며, 특히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있습니다. 일본의 도시에서는 노래방에서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 드링크 자판기도 볼 수 있습니다.
알코올 음료에서 스마트 드링크라고 하면 무알코올 맥주와 무알코올 와인, 무알코올 칵테일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무알코올 맥주는 사실 무알코올 맥주와 비알코올 맥주로 구분되어 약간의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 보통 이를 구분하지 않고 총칭으로 무알코올 맥주라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무알코올 맥주는 말 그대로 알코올이 전혀 없는 맥주입니다. 반면 비알코올 맥주는 허용 한도 내에서 소량의 알코올을 가지고 있는 맥주를 말합니다. 한국에서는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이면 비알코올 맥주라고 합니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국내 대기업의 맥주 중에서는 하이트 제로와 클라우드 제로가 0%를 표방하고 있는 무알코올 맥주이고, 카스 제로는 알코올이 조금 들어 있는 비알코올 맥주입니다.
그런데, 무알코올 맥주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무알코올 맥주의 양조 과정은 끊임없이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맥주는 보통 (1) 맥아(보리)와 때때로 다른 곡물과 함께 뜨거운 물에 넣어 당분을 추출한 맥아즙을 만들고, (2) 맥아즙을 홉과 함께 끓이고 이를 식힌 후, (3) 효모를 투입하고 적당한 온도에서 발효시켜서 만듭니다. 효모가 맥아즙의 당분을 먹고 알코올과 이산화탄소 그리고 풍미가 있는 부산물로 바뀐 것이 맥주입니다. 일반적으로 무알코올 맥주는 맥주를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지만, 양조 과정의 후반부나 재료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알코올 제거 (Dealcoholisation)
맥주를 만드는 동일한 공법으로 제조한 후, 알코올을 분리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알코올을 제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 증류법은 알코올의 끓는점이 물보다 낮은 점을 이용한 방법입니다. 맥주를 살짝 가열해서 알코올을 제거합니다. 하지만 맥주를 가열하면 알코올뿐만 아니라 맥주의 풍미도 제거될 수 있습니다. 역삼투압 방법도 있습니다. 이것은 맥주에 압력을 가해 맥주의 풍미와 같은 큰 분자는 남기고, 알코올과 같은 작은 분자는 걸러내는 방법입니다. 이 공정은 알코올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약간의 알코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에딩거, 크롬바커, 아인베커 등 유럽의 전통적인 비알코올 맥주는 알코올 제거법을 주로 사용합니다.
발효 프리 (Fermentation Free)
맥주 제조와 마찬가지로 맥아를 당화시켜 홉을 더하여 끓인 맥아즙을 베이스로 하지만, 마지막 공정에서 효모균을 넣지 않은 채 불순물을 제거하고 탄산이나 그 밖의 성분을 첨가해서 만드는 방법입니다. 발효하지 않기 때문에 알코올이 전혀 없는 제품이 만들어집니다. 이 공정은 주로 일본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산토리 올프리를 마시면 유독 꽃이나 풀, 향수 향이 가득한데 맥주의 풍미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첨가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 공정으로 만들어진 제품으로 산토리 올프리 외에 기린 제로이치, 삿포로 프리미엄 알코프리 등이 있습니다.
발효 제한 (Limited Fermentation)
맥주의 알코올은 발효 중에 효모가 맥아즙의 당분을 소화해 생성되기 때문에, 기준치 이하에서 발효를 제한하면 ‘저알코올성’ 비알코올 맥주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발효 활동을 적게 하기 위해 당분이 적게 포함된 곡물(쌀이나 옥수수, 대두 등)을 사용하거나, 발효 활동이 적은 특수 효모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발효를 느리게 하거나, 발효를 중단하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발효를 완전히 끝내지 않다 보니 ‘미완성의 맛’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맥주 맛 청량음료 (Beer Taste Drink)
맥아즙을 사용하지 않고 맥아에서 취할 수 있는 맥아추출물에 다양한 성분을 첨가하여 만드는 방법입니다. 또는 맥아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맥주와 비슷한 풍미를 내는 청량음료를 만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방법은 엄밀히 말해 맥주 제조 공정과는 다르기 때문에 맥주라는 타이틀을 붙이기가 어렵습니다. 일본에는 이런 부류의 음료가 매우 많은데, 이런 맥주 풍미의 발포성 음료를 총칭하여 ‘맥주 테이스트 음료(ビールテイスト飲料)’라고 합니다. 아사히 드라이 제로, 삿포로 슈퍼 클리어, 그리고 각종 과일이 들어간 맥주 음료 등 무수히 많은 제품이 있습니다.
무알코올 맥주를 만드는 대표적인 방법에 대해 알아봤는데, 무알코올 맥주 공정은 양조장의 영업 비밀이기 때문에 정확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여러 가지 방법을 복합적으로 사용하기도 해서 단순하게 구분 지어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알코올이 없는 맥주를 마셔야 하는 상황은 옵니다. 그 이유도 다양합니다. 운동 후 땀을 흘리고 나서 건강을 생각해 무알코올 맥주를 마실 수 있습니다. 맥주는 마시고 싶은데 바로 운전해야 하거나 작업할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의사로부터 알코올 섭취를 중단하라는 권고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연일 계속된 음주로 간이 지쳤을 때 마실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무알코올 맥주는 알코올뿐만 아니라 열량이 낮습니다. 그래서 무알코올 맥주의 다양한 향과 맛을 즐기면서 부담 없이 음식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체로 무알코올 맥주는 선천적으로 면역력이 결핍된 아이처럼, 태어날 때부터 맥주의 풍미가 결여되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직’이라고 생각하기에, ‘언제가’는 맥주와 동일한 수준의 풍미를 가진 무알코올 맥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미 ‘빅 드랍 브루잉’의 ‘파라디소 시트라 IPA’나 ‘벨기에 비어 프로젝트’의 ‘피코 벨로’를 마셔 보면, 일반 맥주와 굉장히 비슷한 수준까지 왔음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선천적 풍미 결핍증을 가진 무알코올 맥주의 성장 과정을 조심스럽게 지켜봐야겠습니다. 스마도리의 삶, 스마도리로서의 맥주로 건강하게 음주 생활을 지속해 나가길 바랍니다. 그 중심에 무알코올 맥주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