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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혼술하기 좋은 와인바 1 – 강남편(정식바, 매그넘)

혼밥, 혼술. 이제는 익숙한 단어다. 시대가 바뀌며 혼자 노는 문화는 아류가 아닌 주류 문화로 등장했다. 와인도 예외가 아니다. 특별한 날 연인 또는 친구, 가족과 함께하던 와인 역시 일상에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술이 되었다. 어떤 이에게는 이미 와인바가 카페를 대신하는 휴식공간일 정도다. 그럼 그들은 750mL 짜리 와인 한 병을 혼자 마시는 걸까? 뭐, 그런 사람도 있겠으나 대부분 그렇지 않다. 혼술족은 75mL~150mL의 양만큼 판매되는 글라스 와인을 애용한다. 이번 편은 더 많은 이의 즐거운 혼술 라이프를 위해 기획되었다. 술고래가 아니어도, 혼자서 편히 와인 한, 두 잔 즐길 수 있는 서울의 와인바 5곳을 소개한다.

정식바

정식바 홀 중앙의 원형 바

와인 애호가라면 누구나 아는 성지와 같은 곳, 정식바. 해가 지지 않은 시간대에 방문했음에도 내부가 어두웠는데, 일관되게 어두운 색채는 현대적이고 시크한 분위기를 풍겼다. 넓은 홀을 둘러보았다. 내부는 바 테이블, 단체석, 테라스 석으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필자는 홀 중앙에 있는 바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정식바는 ‘에노마틱’이라는 이탈리아의 디스펜서 브랜드를 사용한다.

정식바에는 와인 가짓수가 300개가 넘으며, 그중 약 30가지의 와인이 글라스 와인으로 판매되고 있다. 글라스 와인은 75mL, 150mL, 300mL단위로 주문할 수 있다. 샴페인을 포함한 스파클링 와인이 글라스 와인으로 제공되며, 쥐라나 마데이라처럼 국내의 와인바에서는 흔하지 않은 와인이, 그것도 글라스 와인으로 제공된다는 점이 이곳을 더 특별하게 만든다.

와인 정보가 적힌 아크릴판이 함께 나오는 플라이트 메뉴

필자의 눈길을 끌었던 와인 리스트는 ‘플라이트(Flight)’다. 플라이트는 정식바에서 사용되는 메뉴로, 여러 종류의 맥주를 맛볼 수 있는 맥주 샘플러처럼 네 개의 와인이 묶여 나오는 와인 샘플러다. 현재 내추럴 와인, 화이트 버건디, 피노 누아 등 3개의 플라이트가 준비되어 있다. 와인을 비교 시음하는 데에 한창 재미가 든 필자는 고민없이 플라이트를 주문했다. 같은 포도 품종에서 생겨나는 와인 스타일의 차이를 알고 싶다면, 또는 메뉴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다양한 와인을 맛볼 수 있는 플라이트를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다.

와인을 주문하면 소믈리에가 직접 와인을 가져다 준다. 원형 바에는 소믈리에가 있으므로 붐비지 않는 시간대에 평소에 궁금했던 와인 이야기를 물어볼 수도 있다. 그의 청산유수와 같은 와인 설명을 듣는 재미는 덤이다. 이날 필자가 만난 신동혁 헤드 소믈리에는 한국 소믈리에 대회, 코리아 소믈리에 오브 더 이어 등의 대회에서 1위를 휩쓴 실력파 소믈리에였다.

치즈 플레이트를 주문하면 직접 치즈의 종류를 직접 보고 선택할 수 있다.

현재 정식바는 미쉐린 1스타를 받은 모던 한식 레스토랑 정식당과 함께 운영되고 있다. 그래서 정식바에서도 성게 구절판, 미역 빠에야처럼 퓨전 한식 메뉴를 만날 수 있으며, 모험을 꺼리는 손님을 위한 치즈 플레이트나 감자튀김 등도 준비되어 있다.

수준 높은 와인 리스트와 서비스, 음식 삼박자의 조화가 훌륭하다. 남의 시선을 신경쓸 필요 없이 조용히 술 한 잔 즐기고 싶은 날 생각나는 곳이다.

 

영업시간: 월-토 18:00~02:00, 일 휴무

장소: 서울 강남구 선릉로158길 11

가격: 글라스 와인 기준 10,000~40,000원대

 

매그넘 더 테이스팅룸

매그넘 더 테이스팅룸의 내부

청담동의 한 골목에 자리 잡은 매그넘 더 테이스팅룸.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벽의 한쪽에 늘어선 디스펜서가 눈에 띈다. 디스펜서의 맞은 편에는 다섯 개의 테이블이 길게 자리 잡고 있다. 혼술을 하러 찾아갔으나, 아쉽게도 바 테이블은 없고 2인용에서 4인용 테이블만이 준비되어 있어서 디스펜서 앞의 한 테이블에 착석했다.

토마토 베이스 소스와 아란치니, 이탈리아 레드 와인의 궁합이 나쁘지 않았다.

매그넘은 신사동의 더 바틀샵, 청담동의 더 테이스팅룸 두 지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날 방문한 청담동 매그넘은 글라스 와인바로 모습을 바꾸기 전,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운영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파스타와 라자냐와 같은 이탈리안 메뉴가 많으며, 와인 안주로 가볍게 곁들일 만한 프로슈토, 프렌치프라이, 치즈도 있다. 이날에는 레드 와인에 어울릴 만한 아란치니(프로슈토, 모짜렐라 치즈 등이 들어간 크로켓)를 주문했다.

디스펜서 왼쪽 위에 카드를 넣고 원하는 만큼의 양을 선택한다.

후불 기능을 하는 디스펜서용 카드를 받으면 바로 와인을 따라 마실 수 있다.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호주, 미국 등을 산지로 하는 약 35종의 와인이 60mL, 105mL, 150mL 단위로 제공되고 있다. 라벨만을 보고 고르기 어렵다면  직원의 도움을 받아 와인을 고르면 되니, 와인을 몰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신사동의 매그넘 더바틀샵

필자가 방문한 날에는 혼자 온 손님보다는 2명에서 5명 사이의 손님이 더 많았다. 연이어 흘러나오는 그루브 넘치는 음악은 친구들과 불금, 불토를 만끽하고 싶게 했다. 친구들과 왁자하게 떠들고 편안히 와인을 즐기고 싶다면 매그넘 더 테이스팅룸이, 혼자서 퇴근 전 가볍게 마시고 싶다면 매그넘 더 바틀샵이 적당해 보였다.

 

영업시간: 월-토 14:00~02:00, 일 휴무

장소: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55길 47

가격: 글라스 와인 기준 10,000~30,000원대

 

Tags:
마시자 매거진

인생이 목마를 땐,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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