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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의 미학을 보여주는 퀸타 도 에르미지오(Quinta do Ermízio)의 와인

기다림의 미학을 보여주는 퀸타 도 에르미지오(Quinta do Ermízio)의 와인

Olivia Cho 2023년 10월 24일

지난 10월 23일 와인비전에서 포르투갈의 퀸타 도 에르미지오(Quinta do Ermízio) 와인 세미나가 진행되었다.

퀸타 도 에르미지오는 포르투갈 북서부 비뇨 베르지 지역의 중심부에 있는 아베(Ave) 강 계곡에 위치한 가족 경영 와이너리이다. 화강암 토양에 이어져 있는 포도밭은 토양 질감과 경사의 다양한 조합으로 인해 뚜렷한 개성을 가진 떼루아를 형성하고 있다. 포도밭이 계곡과 언덕에 고루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을 조합해 안정적이고 일관적인 품질의 와인 생산이 가능하다.

이번 세미나는 퀸타 도 에르미지오의 파트너 겸 매니징 디렉터인 안토니오 몬테이로(Antonio Monteiro)가 진행했다. 그는 43년간 리스본 대학교 원예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은퇴 후 그의 가족 경영 와이너리로 돌아와 10여 년째 이곳을 이끌고 있다.

안토니오는 “에르미지오의 와인은 와이너리가 아닌 포도밭에서 만들어진다”고 말할 만큼 포도 자체의 품질을 중요시한다고 강조했다. 와인 제조에 있어서는 토착 포도의 특성을 향상시키고 지역 화강암 토양과 대서양 기후의 특성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포도는 최적의 숙성을 위해 적절한 시기에 손수확한다.

가장 잘 알려진 포르투갈 와인 중 하나인 비뇨 베르지 와인은 대부분 사람들에게 어릴 때 마시기 좋은 가벼운 스타일의 와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퀸타 도 에르미지오의 와인은 이러한 와인 스타일의 다양성과 병 숙성 잠재력을 끌어내어 한층 더 깊이 있는 캐릭터를 보여준다.

안토니오는 요즘 화이트 와인 제조를 할 때 낮은 온도에서 발효하고 적어도 일부는 오크 숙성을 하는 것이 추세이지만, 이러한 트렌드를 쫓다 보면 모든 와인의 스타일이 비슷해지고 개성을 잃는다고 전했다. 또한 낮은 온도에서 발효된 와인의 경우, 처음에는 신선한 과실 아로마와 풍미가 잘 살아나지만, 그 향은 지속력이 낮고, 와인의 숙성 잠재력이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퀸타 도 에르미지오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18~20도의 온도에서 포도를 발효하여 오크를 사용하지 않고 병 숙성에 최적화된 화이트 와인을 만든다고 전했다.

세미나 중간중간 퀸타 도 에르미지오의 세 가지 주요 와인을 비교하고, 동일 와인의 다른 빈티지를 비교 시음해 보는 기회가 제공되었다. 준비된 와인에는 포르투갈의 세 가지 주요 청포도 품종이 사용되었다.

알바리뇨(Alvarinho)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청포도 품종인 알바리뇨는 신선하고 우아한 화이트 와인 생산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퀸타 도 에르미지오의 화강암 토양과 대서양 기후는 미네랄이 풍부하고 입안 가득 풍성한 풍미를 선사하는 독특한 알바리뇨를 생산한다. 병 숙성으로 인해 와인의 복합미와 음식과의 페어링 범위가 증가된다.

로우레이로(Loureiro)
이 포도 품종의 이름은 “월계수(Laurel)”에서 유래되었는데, 그 열매의 독특한 아로마를 뜻한다. 높은 산도와 상큼한 시트러스 풍미가 특징인 와인을 만들어 낸다. 단일 품종 와인으로도 생산되고, 알바리뇨와 블렌딩하여 매력적이고 균형 잡힌 와인을 생산하기도 한다.

트라자두라(Trajadura)
이 품종은 섬세한 산도를 유지하기 위해 일찍 수확해야 하는 품종이다. 트라자두라는 와인에 둥글고 부드러운 느낌을 더하며 신선한 아로마와 함께 사과와 배의 전형적인 풍미를 제공한다. 이 품종은 로우레이로와 블렌딩되기도 하고 독특한 단일 품종 와인으로도 생산된다.

먼저, 퀸타 도 에르미지오의 세 가지 대표적인 와인의 최근 빈티지를 비교 시음했다.

Bon Bon, Vinho Verde, 2022
로우레이로와 트라자두라가 블렌딩된 와인으로, 로우레이로의 신선하고 생동감 넘치는 아로마, 트라자두라의 둥글둥글하고 입안을 가득 채우는 맛이 좋은 밸런스를 이룬다. 어릴때 마시면 과실미가 풍부하게 느껴지고, 병에서 1년 이상 추가 숙성하면 더욱 복합적인 부케를 만나볼 수 있다.

Vinha do Cuco, Alvarinho-Loureiro, 2022
비뇨 베르지에 비해 더 많은 구조감과 입안을 꽉 채우는 느낌을 주는 와인으로, 알바리뇨 60%와 로우레이로 40%가 블렌딩 되었다. 스테인리스 스틸 통에서 발효된 후 약간의 앙금 접촉이 이루어진다. 오크통은 사용하지 않는다. 좋은 산도와 낮은 pH 농도로 인해 병 숙성에 매우 적합한 와인이다.

Vinha da Bouça, Alvarinho, 2021
와이너리 상부의 독특한 생태적 특징을 지닌 Bouça 포도밭에서 자란 알바리뇨 품종으로 만들어진 와인으로, 알바리뇨 포도와 떼루아의 캐릭터를 보존하기 위해 최소한의 개입으로 제조된다. 이 와인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천천히 음미하는 것을 추천한다. 어릴 때 마시기에도 좋지만 병 숙성을 거치면 더욱 복합적인 아로마와 클래식한 부드러움을 경험할 수 있다.

이후 와인별 세 가지 다른 빈티지 제품을 비교해 보는 버티컬 테이스팅 세션이 이어졌다.

전반적으로 최근 빈티지 와인의 경우 신선하고 향긋한 과일 아로마와 풍미가 주를 이루는 반면, 빈티지가 오래된 와인일수록 둥글둥글한 질감과 복합미가 느껴졌고, 와인을 오픈한 후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다양한 향을 자아내는 변화무쌍한 매력을 보여주었다. Bon Bon 와인의 경우 무려 15년 동안 병 숙성된 2008 빈티지 와인도 준비되었는데, 연한 레몬 컬러의 어린 와인과 달리 은은한 호박색을 띠며, 꿀, 견과류 등의 3차 향이 코와 입에서 퍼져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퀸타 도 에르미지오의 와인은 일반적으로 미묘하고 섬세한 아로마를 지니고 입안에서 신선하고 긴 여운을 남기며 병 숙성에 적합한 특징을 지닌다. 재배 환경의 특징을 그대로 머금은 포도를 사용해 그들만의 자연적인 개성을 한 가득 담고, 빈티지에 따라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는 이들의 와인은 천천히 음식과 함께 즐기기 매우 적합한 캐릭터를 보여준다.

시음 와인
1. Bon Bon Vinho Verde, 2022
2. Vinha do Cuco, Alvarinho-Loureiro, 2022
3. Vinha da Bouça, Alvarinho, 2021
4. Bon Bon Vinho Verde, 2016
5. Bon Bon Vinho Verde, 2008
6. Vinha do Cuco, Alvarinho-Loureiro, 2019
7. Vinha do Cuco, Alvarinho-Loureiro, 2016
8. Vinha da Bouça, Alvarinho, 2016
9. Vinha da Bouça, Alvarinho, 2015

Tags:
Olivia Cho

flexible mind, joyful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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