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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슨과 함께 하는 목요일: 포도원 가지치기의 프라다

앤슨과 함께 하는 목요일: 포도원 가지치기의 프라다

Decanter Column 2015년 12월 10일

그들은 보르도부터 샹파뉴, 나파에서도 유명하다. 전 세계 유명 포도원의 가지치기 기술 증진을 돕고 있는 이탈리아의 포도원 가지치기 전문 팀의 리더 두 사람을 제인 앤슨이 직접 만나보았다.

사진: 보르도 샤토 오-바이의 오래된 포도나무 / 사진 제공: 샤토 오-바이

사진: 보르도 샤토 오-바이의 오래된 포도나무 / 사진 제공: 샤토 오-바이

손볼 곳 없는 와인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며 이탈리아의 가지치기 전문가 2인이 나섰다. 포도원 가지치기를 완전히 새로운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있는 시모니트 앤드 서치다.

가지치기가 음지에서 양지로 나왔다. 새로운 사고방식을 갖춘 21세기 와인 생산자들은 포도나무 가지치기를 새롭게 바라보고 있다.

포도 재배자 마르코 시모니트와 피에르파올로 서치가 손을 잡은 건 25년 전 이탈리아 북서부의 고향 프리울리에서였다.

오늘날 그들은 이탈리아의 피에몬테에서 풀리아까지 장악하고 있고, 오스트리아와 프랑스에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독일, 스위스, 캘리포니아,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130곳이 넘는 고객과 거래하고 있다.

그들은 총 20명으로 구성된 팀을 이끄는데, 팀원들은 모두 이탈리아인이며, 내가 보기엔 모두가 누가 보아도 확실한 이탈리아식 스타일(아니면 팀원 중 한 명이 내게 말한 것처럼 “단순함과 나눔의 정신”)을 힘들이지 않고 전파하면서 그것을 이용해 가장 하기 싫으면서도 포도원 관리에서 매우 중요한 일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샤토 오-바이에서의 만남

“그 이탈리아인들”에 대해 처음 들은 건 대략 1년 전쯤 오-바이에서 점심을 먹던 중이었다. 그들은 보르도의 유명 포도원들에 더 건강하고 오래 사는 포도나무를 약속하는 새로운 가지치기 테크닉을 소개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들의 이름은 후에 샹파뉴부터 나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속속 귀에 들어왔다.

당연히 호기심이 생겼지만 가지치기 시즌이 찾아올 때까지 그들과의 만남을 참기로 했다. 프랑스 대부분 지역에서 그건 지금부터 3월까지의 기간을 의미한다. 12월이 되면 포도 수확이 끝나고, 나뭇잎은 대부분 떨어지며, 눈에 보이는 포도원마다 사람들이 외로이 서서 줄줄이 늘어선 포도나무 앞에서 허리를 구부리고, 지난여름 열매가 달려있던 가로로 늘어진 가지들을 잘라내는 걸 볼 수 있다.

계절이 바뀌는 걸 깨달은 나는 이 회사의 프랑스 지부장인 마시모 주디치가 샤토 오-바이에 정기적으로 들르는 날 중 하루를 잡아 그와 만났다.

도착한 그를 알아보는 건 전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스테이션왜건에서 커다란 검은색 가방을 내리는 키 큰 남자는 청바지와 데님 셔츠 차림에, 회색으로 변해가는 머리를 넘겨 빗었으며, 며칠쯤 깎지 않은 세련된 짧은 수염을 기르고, 낡은 작업화를 신고, 야외 활동을 즐긴다는 걸 증명하듯 얼굴이 전체적으로 까무잡잡하게 그을려 있었다.

“우리는 카운슬러입니다.”

그들의 이미지, 웹사이트 디자인(멋진 웹사이트를 감상하는 동안 스스로에게 한 번 물어보자. 웹사이트를 갖춘 가지치기 기술자들이 대체 얼마나 될까?), 겉으로 보이는 멋진 모습을 보면 시모니트 앤드 서치가 실속보다 스타일만 우선하는 속빈 강정 같은 기업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들은 자신들의 일을 “카운슬링”이라고 표현하고, 심지어는 300쪽 분량이 커피테이블 책까지 출간되어 있다. 하지만 그들의 매력에 푹 빠져 그 세계로 끌려 들어가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우리는 단 한 가지에만 집중하기로, 그리고 그것을 잘 해내기로 선택했습니다.” 오-바이에 있는 2층의 회의실로 들어가면서(따스한 겨울 햇살 덕분에 포도나무를 직접 둘러보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았지만) 주디치 씨가 말했다.

이 회의실은 지난 4년간 오-바이의 가지치기 팀원들이 매 시즌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탈리안 가지치기 수업을 듣기 위해 모였던 곳이기도 하다.

그가 들고 온 검정색 가방도 함께였고, 그가 그 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전지가위가 아닌 스케치북과 연필, 여러 가지 모양을 한 다양한 부위의 포도나무 가지였다. 노트북도 켜진 채로 준비되어 있었지만 파워포인트가 아닌 또렷한 그림으로 거의 대부분을 설명했다.

설명을 하다가 특별히 더 열정적으로 변하는 때가 오면 그는 방 한가운데 쭈그리고 앉아 양팔을 크게 휘저으면서, 포도나무는 길들여지지 않으면 무한히 자라난다(덩굴나무 아닌가)는 걸 보여주기도 했다. 마치 건축가 겸 퍼포먼스 예술가에게 강의를 듣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에스카에 대한 대응책

“우리의 접근방식은 30-40년 전쯤 프리울리에서 우리가 찾아낸,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퍼져 있는 에스카라는 심각한 포도나무 질병의 대응책으로 성장했습니다. 에스카는 가지치기 시 생겨난 자른 단면을 통해 포도나무에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부주의한 가지치기를 반복적으로 하다가는 나무가 결국 죽게 되기 쉽죠. 우리의 방식은 화학약품을 쓰지 않고 자연스러운 방어책을 제공합니다. 수액의 흐름을 막는 대신 그것을 이용하는 것이죠.”

에스카는 요즈음 포도원 주변에서 점점 더 많이 듣게 되는 단어다. 보르도에서는 카베르네 소비뇽, 카베르네 프랑, 소비뇽 블랑이 특히 취약하고, 부르고뉴에서는 피노 누아보다 샤르도네가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일부 추정치에 따르면 이 질병으로 인해 포도원들이 매년 총 수확량의 10-20퍼센트에 달하는 손실을 보고 있다. 최소치로 잡아 연간 5퍼센트라고 해도 금전적으로 매우 큰 손해를 끼친다. 메독 지방의 평균치인 헥타르 당 10,000그루의 포도나무를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매년 500그루를 잃는다는 건 대략 헥타르 당 와인 500병에 맞먹는다. 규모가 큰 포도원의 경우 그 양은 금세 늘어난다. 게다가 수령이 25-30년 정도 된 오래된 포도나무가 특히 에스카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그 파괴력은 더욱 심각해진다. 그 시기야말로 포도나무의 생산력이 절정에 달해 가장 좋고 복합적인 맛을 지닌 포도를 만들어내니 말이다.

유명한 클라이언트들

여기에다가 이탈리아인 특유의 화려한 재주까지 더해지니 샤토 라투르, 린치-바주, 바타이, 도멘 드 슈발리에, 오존, 지스쿠르, 파프 클레망, 샤토 디켐, 드니 뒤부르디외가 소유한 모든 포도원(소비뇽 블랑에 관한 컨퍼런스에서 처음 이들을 만나 보르도에 소개한 것도 뒤부르디외였다) 같은 화려한 클라이언트들이 시모니트 앤드 서치의 고객이라는 것도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밖에도 모에 에 샹동, 로드레, 부르고뉴의 도멘 르로이와도 협력하고 있는데, 도멘 르로이에 가면 랄루 비즈-르로이 여사가 83세의 고령에도 몇 시간씩 포도원에서 주디치와 이야기를 나누며 포도원 각 구역마다 적합한 가지치기 방식을 선택한 뒤에야 그것이 가지치기 팀에 전달된다고 한다.

“새로운 클라이언트를 만나면 그들의 포도원에서 표본이 될 나무를 직접 고르는 방식으로 시작합니다. 제 의도가 내 앞에 모인 가지치기 팀에게 잘 이해될 수 있도록요.

그리고 언제나 그들과 함께 포도원에서 일합니다. 난 단순한 선생이 아니라 숙련된 가지치기 전문가라는 걸 보여줘야 하거든요. 따라서 그들 중 최고의 팀원보다도 항상 더 나은 실력을 갖춰야 합니다. 우리가 알려주는 것의 대부분은 단순한 말이 아니라 팀원들과 함께 하고, 모든 일을 단순하고 효율적으로 유지하고, 결과물로 보여줌으로써 전달됩니다.

결론적으로 포도나무는 포도원의 가장 귀중한 자산인데, 숙련되지 않은 사람들을 고용하거나 그들이 받아 마땅한 대접을 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그러한 인식을 더욱 높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단순히 손이 아니라 눈으로도 가지치기 하는 방법을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죠.”

CREDIT

  • 작성자

    Jane Anson

  • 번역자

    Sehee Koo

  • 작성일자

    2015.12.10

  • 원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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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로 Decanter Magazine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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