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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글 전성시대, 우리는 왜 베이글을 좋아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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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글 전성시대, 우리는 왜 베이글을 좋아하는가?

김대영 2024년 1월 8일

2023년 가장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은 음식은 단연 ‘베이글’이다. 특히 ‘런던베이글 뮤지엄’같은 베이글 전문점들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최근 가장 ‘트렌디’한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심지어 몇몇 유명 전문점은 개점하기도 전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오픈런’ 열풍을 이끌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이토록 베이글에 열광할까?

용산_아이엠베이글

지금 베이글의 인기 요인을 딱 한 가지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대표적으로 입을 모아 말하는 큰 이유는 역시 ‘건강’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건강식’이라는 인식이다. 이것은 베이글을 만드는 과정을 보면 더욱 이해되는데, 베이글은 빵이지만 제조 과정에 달걀, 우유, 버터 등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리고 더불어 토마토, 연어와 같은 건강에 좋은 토핑을 추가하며 건강하지만, 간단한 음식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야기다. 또, 베이글은 별다른 재료 없이 담백하게 만들어지기에 제조하는 나라, 브랜드에 맞게 변형하기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별히 경쟁이 치열한 한국의 외식업계에서 차별화 요소는 너무 중요한 지점이기에, 다양한 변주가 가능한 베이글의 무던함이 오히려 장점이 되는 것이다. 또, 우리나라 도시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의 미세한 변화도 베이글 열풍을 끌어내는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 했다고 생각한다. 원래도 외국에서는 바쁜 직장인들이 커피와 베이글을 먹는 문화가 있는데, 일명 뉴욕 스타일, 런던 스타일, 브런치 등 모닝커피와 간단히 즐기는 식사 문화가 베이글이라는 음식을 통해 넘어오면서, 더욱 베이글 열풍을 지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출처: Unsplash

사실 우리나라에서 빵집이 생기는 것이 뭐 특별히 대단한 일이겠냐만, 조금 더 생각을 확장하면 의미 부여할 만한 일이기도 하다. 따지고 보면 제빵과 제과는 다른 분야다. 제빵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식빵, 캄파뉴, 바게트, 베이글 등과 같이 발효를 통해 만든다. 하지만 제과는 케이크, 쿠키, 구움 과자같이 우리가 흔히 후식으로 먹는 디저트의 개념이 더욱 강하다. 우리나라는 제과와 제빵의 구별이 뚜렷하지 않다. 우리가 흔히 가는 ‘빵집’은 알고 보면 제과제빵점이다. 제빵이나 제과가 분리되어 판매되지 않는다. “당연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알고 보면 이 두 가지를 제조하는 과정과 방식은 성형하고 굽는다는 정도만 같지 전혀 다르다. 그래도 ‘제과’는 디저트 전문점의 형태로 최근 몇 년 사이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제빵은 전문점을 찾기 어려운 분야였다. 그러다 최근 ‘베이글’의 열풍으로 베이글 전문점이 생기며, 제빵전문점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식빵이 아닌, 다른 빵도 드디어 ‘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베이글이 정확히 뭐야?]
하지만 여전히 베이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베이글에 대해 자세히 알기는 어렵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베이글이라는 빵에 대해 한번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베이글은 다른 빵들과 다르게 발효 후 데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가 흔히 베이글을 먹을 때 겉면의 질기고 쫀득한 식감이 사실 이 작업에서 나온다. 그런데 왜 데칠까? 가장 강력한 이유는 표면의 반질거리는 윤기와 특유의 식감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물에 한 번 데쳐내면 빵 표면의 불순물을 소독하는 효과, 그리고 표면의 노화를 지체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여러모로 보기엔 지금은 식감과 윤기로 보는 것이 정확한 것 같다. 또, 앞서 말한 것처럼 베이글 반죽에는 달걀, 버터, 유제품 등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갈색빛을 띠게 만드는 것이 어려운데, 그럴 때 데쳐내는 물에 맥아 시럽, 꿀, 베이킹소다, 소금 등 다양한 첨가물을 넣어 조금 더 보기 좋은 색과 맛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용산_아이엠베이글

[베이글도 결국 유행에서 끝날까?]
최근 우리나라의 제과제빵 트렌드를 보자면 참으로 대단하다. 도넛, 구움 과자(휘낭시에, 마들렌), 마카롱, 크로플, 크룽지, 약과, 소금빵, 베이글 등 정말 빠른 속도로 트렌드가 바뀌는 것이 느껴진다. 줄 서서 먹는 디저트에서 어디를 가나 파는 ‘흔한’ 아이템이 되어버리는 것에 조금은 피로함도 느낀다. 이는 SNS가 만들어낸 인증 문화와 조금이라도 뜨면 다 같이 따라 하기 급급한 현재 우리나라의 외식업계 현실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사는 사람이 있으니 판매하는 사람도 있다는 주장에도 일리는 있지만, 단순히 유행하는 아이템에 집중하지 말고, 소비자들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하는 시간이 온 것 같다. 최근 외식업은 코로나 거리두기보다 더욱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높아지는 물가, 경쟁의 과열, 소비자들의 길잃은 취향, 모든 것이 시장을 어렵게 한다. 트렌드와 유행도 좋지만 그대로 보고 베끼는, 따라만 하는 분위기는 이제 그만둬야 할 것이다. 난 베이글의 유행이 그저 단순한 트렌드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제과제빵이 분리되어 하나의 카테고리로의 소비를 끌어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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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음식이야기를 좋아하고 즐깁니다. 음식의 가치를 올바르고 정확하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팟캐스트 "어차피, 음식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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