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포도나무의 집합이라 할 수 있는 포도밭에서 때로는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과 위대함을 느낄 때가 있다. 우리 부부도 다양한 와인 산지를 여행하면서 그런 감정을 간헐적으로 느꼈었다. 그중 가장 강렬했던 곳을 몇 가지 나열하면, 포르투갈의 도우로 밸리 ...
이탈리아 와인 여행을 준비할 때 유독 뇌리에서 떠나지 않던 포도 품종이 있었다. 이름은 ‘모스카토 디 스칸초 Moscato di Scanzo’. 앞에 ‘Moscato’라는 단어가 들어가서 흔한 모스카토 류의 한 종이라고 생각했지만, 자료를 조사하다 보니 이 품종이 레드 ...
우리 부부의 해외여행 컨셉이 늘 와인 산지를 따라가는 터라 일반 관광은 대상에 없지만, 간혹 와인 산지에 유명한 관광 포인트가 겹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은 것처럼 들뜬 마음이 되어 관광을 즐기기도 한다. ...
한 번 들어본 일도 없는 발레리쉐 Valeriche라는 마을을 가게 된 건 이 마을 근처에 있는 두 곳의 와인 생산자 때문이었다. 그라브너 Gravner와 라디콘 Radikon. 일명 ‘오렌지 와인’을 만드는 세계적인 명성의 생산자다. 우리 부부도 ‘오렌지 와인’이라는 ...
개인적으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주를 하나 꼽으라면 트렌티노 알토 아디제 Trentino-Alto Adige다. 이탈리아 북부, 오스트리아와 맞닿아 있는 산악 지대.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겠지만, 이곳은 ‘트렌티노’와 ‘알토 아디제’로 명확히 구분된다. 트렌티노의 중심 도시는 ‘트렌토 Trento’. 알토 ...
시간이 흘러도 유독 기억에 남는 와인 산지들이 있다. 그런 곳들을 곰곰이 떠올려보면 그 교집합에는 ‘의외성’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 보통 우리 부부는 와인 산지를 여행하기 전에 사전 조사를 꽤 꼼꼼히 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피에몬테를 한 달 ...
개인적으로 ‘바롤로’ 와인을 생각하면, 프랑스의 ‘부르고뉴 와인’이 연상된다. 둘 다 각 국가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와인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역사와 단일 포도 품종을 고집한다는 점, 그리고 까다로운 포도밭 분류 체계를 지녔다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
‘예술’에 문외한이라도 와인 애호가라면 ‘이우환’이라는 이름이 낯설지는 않을 테다. 보르도의 전설적인 와이너리이자, 아티스트 레이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샤토 무통 로칠드 Chateau Mouton-Rothschild의 2013 빈티지 주인공이 바로 이우환 화백이었기 때문이다. 1924년 장 카를뤼 Jean Carlu를 ...
파리에서 남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곳에 루아르강을 따라 크고 작은 고성들이 즐비하고,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과 슈냉 블랑(Chenin blanc) 포도밭이 펼쳐져 있는 곳. 바로 루아르이다. 부르고뉴가 와인 역사에 획을 그은 장인들의 위인전 ...
오랜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순간이 있다. 우리 부부가 처음 바르바레스코 Barbaresco 마을을 들렀던 그때처럼. 가을의 끝, 바르바레스코는 옷깃을 여며야 할 정도로 추워진 공기를 따라 마을 전체가 몽환적인 안개로 뒤덮여 있었다. 마을 안 와이너리의 테라스에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