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앤슨이 보르도 2016 엉 프리뫼르에 대비해 새롭고 중요한 정보를 몇 가지 소개한다. 수확량은 물론 수확량 중 어느 정도가 ‘퍼스트 와인’으로 평가되는지 등도 포함되어 있다.
사실 이건 보르도 2016 엉 프리뫼르 테이스팅을 하기 전 일종의 사전 공부라고 할 수도 있겠다. 새로운 빈티지를 맛보기 전에는 미리 알아두어야 할 것이 많다. 그리고 늘 그렇듯이 무엇이 과장된 광고인지, 무엇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정확한 개념을 갖추려면 세부적인 내용을 숙지하는 예습이 필수다.
높다. CIVB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마고, 포이약, 생테스테프, 생테밀리옹 그랑 크뤼, 포므롤 모두 2006년 이후로 최고 수확량, 페삭 레오냥의 경우 두 번째로 높은 수확량을 기록했다.
어떤 빈티지가 성공적인지 판가름하는 좋은 지표다. 샤토 팔머는 2016년의 블렌딩에서 퍼스트 와인의 비중이 65%나 된다. 사상 최고치다. 샤토 라그랑주는 50%인데 이 역시 1983년 산토리 그룹이 소유주가 된 이후로 가장 높은 수치다. (“지금까지 피에프 드 라그랑주의 비중은 언제나 높은 편이었지만 1985년 심었던 나무 중 상당 부분이 2016년에 성숙한 상태에 이르렀고 여기에 이번 빈티지의 높은 품질과 몇 년 전 시작한 구획 내 선별 제도가 합쳐져 퍼스트 와인의 양을 늘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말해 올해에 양이 많긴 하지만 비중은 비교적 좋은 빈티지였던 2015년이나 2014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확실히 2013년보다는 크게 높아졌다. 예를 들어 스미스 오 라피트의 퍼스트 와인 비중은 2013년 30%였던 데 반해 2016년에는 40-50% 사이가 될 전망이다. 아, 그리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지 몰라 말해두는데 2016 빈티지에 프티 슈발이 돌아온다.
2016년에 프티 베르도가 무척 잘 되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게다가 메독의 샤토 벨-뷰에서 사상 최초로 100% 프티 베르도 와인을 생산한다는 소식도 이번 주에 도착했다. 그들은 평소에도 세 곳의 포도원 모두에서 (지롱빌 10%, 벨-뷰 20%, 볼레르 무려 50%) 프티 베르도를 많이 사용하긴 하지만 이 새 퀴베는 1936, 1940, 1950년에 심은 오래된 포도나무 열매로 만든 것이고, 와인메이커 뱅상 바슈 가브리엘센이 일반적으로 쓰는 프랑스 오크가 아닌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산 오크 배럴에 이 퀴베를 숙성시켰다. 컨설턴트인 앙투안 메드빌도 이 사실을 확인시켜주며 셀러에서 오래 근무한 사람들과도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프티 베르도에서 이 정도 농축은 본 적이 없다는 반응을 들었다고도 덧붙였다. 프티 베르도 생산량이 높은 곳(대표적으로 라 라귄느, 보이드-캉트낙, 레오빌-푸아페레, 키르완, 마르키 달렘, 마르키 드 테름 등)이 기뻐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1등급 와인 중에서는 마고가 프티 베르도 함량이 가장 높다.
이에 대해 작년에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말장난을 조금 보태자면 송이 전체 압착이 무게를 얻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더운 해의 경우 이런 방식으로 인해 구조감과 산도가 조금 나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샤토 카름 오-브리옹은 여전히 이 방식을 매우 지지하고 있고, 여기에 올해 양조에서 3분의 1을 전체 압착한 포므롤의 샤토 루제도 덧붙여야 하겠다. 양조기술자인 파비앙 타이젠이 과거 몇 년 간 이 방식으로 실험한 스미스 오 라피트의 경우 2015년의 20%에 비교해 2016년에는 포도송이 전체 압착이 25%를 차지했다. “올해에는 전체가 균일하게 익은 송이는 무조건 선별해 따로 빼두었습니다. 평소보다 조금 더 많은 양을 전체로 압착했죠. 전반적으로 수확량이 넉넉해서 균형과 신선한 느낌을 줄때 줄기가 매우 유용했습니다.” 타이젠의 말이다.
테이스팅에 불참하는 샤토들의 수가 올해도 늘어났다. 마고의 샤토 마르키 달렘이 2016년 새로 추가되었다. (보르도 와인 가격 인상을 예의 주시하는 사람들은 주목하라. 냉소적으로 보자면 이것은 분명 또 다른 현상으로 이어지게 되어 있으니 말이다.) 생-쥘리앙의 레오빌 푸아베레 역시 올해 단독으로 테이스팅을 열 것으로 확인되었다. UGC 엉 프리뫼르 테이스팅에서 빠지는 곳은 다음과 같다. 라 콩세이앙트, 피작, 오-베일리, 샤토 디상, 퐁테 카네, 레오빌 라 카스, 르 팽, 비유 샤토 세르탕, 렝글리스 클리네, 오존, 슈발 블랑, 앙겔뤼스, 파비, 무통, 라피트, 오브리옹, 라 미숑, 라투르, 마고, 칼롱 세귀르, 퐁테 카네, 몽로즈, 코스 데스투르넬, 뒤크뤼 보카이유, 트로트비엘, 바타이, 네냉. 몇 군데 빠뜨렸을 수 있다. 이제 워낙 그 수가 늘어나서 말이다.
위베르 드 부아르는 전 세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80곳의 고객들 말고도 2016년에 보르도 고객 네 곳을 늘렸으니 그곳에 스타일 변화가 있는지 주목할 만하다. 생테스테프의 샤토 투르 데 테름, 프롱삭의 샤토 플랭-푸앙, 앙트르 뒤 메르의 샤토 드 수르(둘 다 중국인 소유이고 후자는 알리바바의 창립자 마윈 소유다), 앙트르 뒤 메르의 샤토 아우구스트(얼마 전 샤토 가비, 샤토 모야, 뒤 파르크의 톰 설리번이 매입했다)가 여기에 해당된다. 악셀 마샬 – ISVV에서 데니 뒤부르디유의 후계자 – 이 포므롤의 샤토 안네로에서 처음으로 컨설팅을 시작했다. 도미니크와 벤저민 헤셀 소유로 얼마 전 유기농 경작 10년을 기록한 곳이기도 하다.
이 주제는 점점 더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2016년 빈티지에도 몇 가지 알려줄 것들이 있다. 일단, 올해는 샤토 라 라귄이 유기농 인증을 받은 첫 번째 빈티지다. 샤토 페리에르는 2015년부터 유기농 인증을, 2016년부터 바이오다이내믹 인증을 받았다. 2013년 유기농 인증을 받은 샤토 퐁플레가드는 올해부터 바이오다이내믹으로 전환을 시작한다. 오 베르제 또한 2015년부터 유기농 전환 인증을, 지금부터 바이오다이내믹 전환 인증을 받았다. 이산화황을 첨가하지 않는 와인도 올해 한 군데 더 늘었다. 로르 드 랑베르 콩페이로가 No 5 시갈라 라보를 출시한 소테른의 샤토 시갈라 라보는 살짝 달콤하고(잔당 약 60g/l) 이산화탄소가 아주 약간 들어 있으며(샴페인이 아니라 뮈스카데-쉬르-리를 생각하면 된다), 이산화황은 전혀 첨가되지 않았다. 올해 생산량은 3,000병뿐이지만 소테른에서 식전주 애호가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좋은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테이스팅을 마치기 전까지는 판단이 어려울 것 같다. 2016년이 훌륭한 해라는 것은 확실하지만 비도 많이 내렸고 그 뒤로 가뭄이 오래 이어졌다는 사실도 잊으면 안 된다. 이는 곧 테루아 별로 차이가 클 것이라는 뜻이다. 클로 피 아르노의 티에리 발레트는 가뭄에 물을 머금을 수 있는 신선한 테루아가 잘 되었을 것이라고 했으니 점토(그는 앙트르 뒤 메르에서 아주 좋은 프티 샤토들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와 석회암 토양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생줄리앙, 생테스테프, 바르삭, 생테밀리옹, 카스티용, 프롱삭, 프랑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배수가 잘 되는 토양(모래와 일부 자갈 토양)과 어린 나무는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위베르 드 부아르는 와인메이커로 일하면서 이렇게 길고 건조한 여름은 처음 보았다고 말하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어린 나무는 어떤 토양에서든 기르기 힘든 반면, 오래된 나무는 어떤 조건에서도 잘 견뎌왔습니다.” 드 부아르와 메드빌 모두 보르도 전역의 고객 샤토 와인 맛을 본 뒤 올해가 2009년이나 2005년보다는 2010년과 모양새가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작성자
Jane Anson
번역자
Sehee Koo
작성일자
2017.3.9
원문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