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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선물 시장 보르도의 분위기 (2015 En primeur)

2015년 선물 시장 보르도의 분위기 (2015 En primeur)

Decanter Column 2016년 5월 18일

지난 주에 여러 샤토와 테이스팅 장소를 바삐 돌아다니느라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작은 사건의 기운을 하마터면 놓칠 뻔 했다.

사진: 보르도에 다가오는 새벽. 아니면 혹시 선물 시장의 해가 지고 있는 것일까?

사진: 보르도에 다가오는 새벽. 아니면 혹시 선물 시장의 해가 지고 있는 것일까?

처음에는 별 것 아닌 일 같았던 그 사건은 월요일 아침 프랑스의 「수드웨스트」 신문에 실린 헤드라인 하나로 시작되었다. 보르도 2015년산 빈티지 와인이 “선물 시장 시스템을 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것이었다.
물론 그런 말은 예전에도 여러 번 들어보았다. 이번에는 바이어와 언론인들을 위해 가장 인기 높은 테이스팅을 조직하는 빈텍스라는 네고시앙 기업의 회장 패트리스 리카르와의 인터뷰를 통해서였다. 지역 언론인 세자르 콩파드레가 진행한 훌륭한 인터뷰였는데, 선물 시장을 꽤 혹독하게 분석해놓았지만 새로운 것은 없었고, 지나치게 값이 비싸게 매겨진 와인과 적은 출시양, 팔리지 않고 남은 와인들이 상인들의 창고에 쌓이고 있는 실정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놓았다.

“다행히도 금리가 여전히 낮습니다. 덕분에 팔리지 않고 유통망에 쌓여 있는 재고를 관리하는 데 그다지 큰 비용이 들지 않죠. 금리가 더 높았다면 이미 오래 전에 난리가 났었을 겁니다.” 리카르가 말했다.
리카르는 10-20유로 사이로 구매할 수 있는 우수한 샤토 와인들을 언급하며 유명한 브랜드들이 작은 기업들을 제치고 모든 관심을 휩쓸어가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이 정도는 누구나 잘 아는 내용이다. 지금부터는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려주겠다. 하지만 누구한테서 들었는지는 이야기하지 않겠다. 이 기사를 보고 다수의 작은 샤토 소유주들이 리카르의 “용기 있는”(그들이 표현한 대로다) 의견 – 작은 샤토들에 더 많은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현재의 시스템은 덩치 큰 샤토들에 유리하도록 만들어져 있다는 – 에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그들의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그 인터뷰가 공개된 바로 그 날 오후에 리카르가 여러 군데의 대형 샤토 소유주들에게 그 인터뷰 내용을 반박하고(인터뷰가 아니라 “비공식적인 대화”였다고 했다) 그 샤토들의 여전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편지를 보낸 것이다. 이 일이 흥미로운 이유는 그것이 2015년 선물 시장에 숨은 진정한 잠재적 문제 중 하나를 조명하기 때문이다.

올해 보르도 와인은 전반적으로 꽤 훌륭하다. 이번 세기 최고의 빈티지는 아닐지라도 매우 멋진 와인들이 아주 많다. 부드러운 타닌과 풍부한 과일 풍미가 여러 모로 작은 샤토의 와인들과 완벽하게 어울린다. 물론 2010년산만큼 잘 숙성하지는 않을지 몰라도 규모가 작은 샤토의 경우 어차피 그리 오래 숙성시킬 계획은 세우지 않는다. 따라서 이론상으로 크뤼 부르주아나 생테밀리옹 위성 지역, 혹은 그라브 레드 같은 레이블도 2015년산은 선물 시장에서 팔릴 가능성이 아주 높다.(아니면 최소한 병입 후 배송 및 입금을 위한 계약을 지금 맺을 수도 있다) 평가가 좋지 못한 해라면 그런 수준의 와인을 사려 할 사람이 없을 텐데 말이다.

대규모 샤토와 소형 샤토 모두의 성공이 바로 훌륭한 빈티지의 진정한 표식이다. 2005년에는 선물 시장에 나온 와인의 92퍼센트가 판매망을 통해 최종 소비자까지 팔려나갔다(보르도 와인 브로커에서 제공한 수치에 따르면)는 사실을 명심하라.

2009년에도 이 수치는 꽤 괜찮은 85퍼센트를 유지했다. 가격이 높아지더라도 이론상으로는 더 큰 수요가 있어 와인이 여전히 팔린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보다 덜 흥미로운 빈티지, 예를 들어 2013년 같은 해에는 상황이 다르다. 와인 브로커 타스테 & 로턴은 2013년도에 포도원의 62.3퍼센트가 선물 시장 와인을 모두 판매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수의 포도원의 경우 와인이 샤토를 떠나긴 했지만 네고시앙에 그대로 머무른 채 최종 소비자까지 이르지 못했다.
보르도 2015년산 와인이 유통망을 통과해 소비자의 손까지 이르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유통망에 쌓여 있는 재고에 대한 리카르의 말을 들으면 모든 와인이 그렇게 될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고립된 섬에만 존재하는 와인은 없다. 보르도 와인상들도 구매하고 싶지만 제한된 자금 때문에 망설일 수도 있다. 그리고 재고가 쌓인 채 4년 이상이 지나면 많은 경우 가치가 떨어지게 될 것이고 (금리가 낮다고 해도) 은행들은 대출을 무기한으로 연장해주지 않을 것이다. 2015년산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말이다. 프랑스의 회계연도는 3월에 끝나니 선물 시장 주가 시작되는 시기와 비슷하게 맞물린다. 그건 곧 보르도의 은행들이 처음보다 가치가 떨어진 와인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었다는 사실을 바로 얼마 전에 깨닫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런 위험 부담을 다시 지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결론은, 와인은 훌륭하지만 그것을 구입할 자금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필연적으로 이런 상황은 훌륭한 빈티지가 출시되었을 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역학 관계를 바꿔놓을 수밖에 없다. 샤토에서 가격을 높이고 싶다면 대신 다른 것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내가 들은 이야기는 바로 이것이었다. “와인상들의 제한된 자금과 샤토들의 높아진 와인 가격, 이 두 가지 요소가 마찰을 가져올 것이다. 따라서 그 결과 선물 시장은 제한된 수의 대규모 샤토들에만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모두가 순전히 네고시앙의 자산 유동성 때문이다.”

똑똑한 사람이라면 제한된 자금이 모두 쓰이기 전에 먼저 가격을 고시할 것이다. 그리고 이보다 더 똑똑한 사람이라면 가격을 매길 때 조금 더 시장 상황을 고려할 것이다.

대규모 샤토들에 보낸 사과 편지에서 리카르도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히 지적했다. “2015년산은 훌륭한 빈티지입니다. 하지만 사회적, 경제적, 지정학적으로 복잡한 타이밍입니다. 모두가 그 사실을 인식하기를 바랍니다.”

CREDIT

        • 작성자

          Jane Anson

        • 번역자

          Sehee Koo

        • 작성일자

          2016.04.16

        • 원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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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로 Decanter Magazine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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