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과정 중의 와인은 일정 수준 이상의 알코올 발효를 완성하기 위해 당분이 필요하다. 시중에 유통 중인 대부분의 와인 상품들은 평균 22브릭스 이상의 당분이 포함, 알코올 발효 과정을 거친 것들이다. 하지만 어떠한 인위적인 과정도 첨가할 수 없는 포도 농장에서는 매년 다른 강수량과 온도 등의 차이로 포도의 당도가 기대치 만큼의 달달한 맛을 구현하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때는 어쩔 수 없이 포도 당도를 높여 알코올 발효를 이끌어내기 위해 인위적인 방식으로 당분을 첨가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자연 상태의 평범했던 포도가 신의 눈물로 불리는 최고의 와인으로 상품화되기 위해서는 그 숙성 단계에서 반드시 수반돼야 하는 발효 진행 과정에 적당한 수준의 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분야 전문가들에 따르면, 당분 양의 많고 적음은 와인 도수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즉, 효모가 당분을 더 많이 오랫동안 태울 수 있기 때문에 와인 속에는 더 많은 알코올과 탄산가스가 생성되는 식이다. 이런 이유로 높은 알코올 농도를 기대하고 와인을 제조할 때에는 반드시 당도가 높은 포도를 사용해 와인을 제조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상업양조의 길을 나선 현대인들은 실패 없이 더 많은 술을 양조하기 위해 효모를 넣었고, 알코올 도수를 높이기 위해 설탕을 더 넣어 와인을 빚어오고 있다.
그런데 자칫 발효 과정에서 설탕이 너무 많다는 것은 최종 와인의 너무 많은 알코올을 의미하며, 이는 와인의 맛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워싱턴 주립 대학의 식품 과학대학 연구팀은 발효 전에 설탕 함량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워싱턴이 원산지인 비 사카로미세스 효모 균주에 집중했다.
이들은 최근 연구 논문을 통해 포도 속 토착 효모종을 활용, 단맛의 감칠맛을 늘리는 방법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즉, 기존의 와인 발효 과정 중 인위적인 가당을 첨가, 상품 속 당분의 배합량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이야기 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효모량을 조절해 알코올 발효를 이끌어낸 이들의 방식은 기존의 와인 상품 대비 한층 풍부한 맛과 향을 가진 우수한 품질의 와인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이 공개한 효모량 조절을 통한 알코올 발효 방식은 어떤 것일까. 이에 대해 워싱턴 주립대 연구원들은 ‘인류는 오래전부터 술을 제조하거나 제빵을 할 때 효모의 알코올 발효를 이용했다’면서 ‘효모에도 다양한 종이 있는데, 야생의 포도 껍질에서 자라는 효모 종과 인위적으로 배양된 효모 종을 적절히 이용하면 와인에 다양한 맛과 향을 입힐 수 있다’고 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이 바로 이 자연 효모인 셈이다.
연구 논문에 따르면, 일반 포도 주스와 달리 와인은 한 단계 더 나아간 ‘발효’ 과정을 거쳐 일정한 농도의 알코올을 함유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바로 ‘효모’인 셈인데, 포도의 발효 전 과정에 효모를 넣어 알코올과 탄산가스를 만들어내고, 이 과정에서 효모는 포도주스 또는 포도즙의 당분을 활용해 알코올과 탄산가스를 생산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생물로 활약하게 된다. 이때 당분이 모두 소모가 되면서 알코올과 탄산 가스로 변화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발효 과정인 것이다.
그리고 이때의 당분은 모두 소모가 되어 알코올과 탄산가스 형태로 변화하게 된다. 단, 발생한 탄산가스는 자연스럽게 대기 중으로 날아가고, 결과적으로 와인 내에는 알코올만 남아서 우리가 평소 즐겨마시는 적당한 수준의 알코올 농도를 지닌 와인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와인의 알코올 농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는 바로 포도 속 일정 수준의 당분과 효모다. 효모가 당분을 모두 소모시켜서 알코올과 탄산 가스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WSU 수석 연구원 조나단 브럼리는 야생 효모에 대해 “와인 품질을 향상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부패 등의 문제와 무관하게 이용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나단 브럼리 연구원은 “설탕 함량이 높을 수록 더 맛이 좋은 와인을 제조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면서 “효모가 설탕을 태워 알코올을 생성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농도의 당분은 곧 높은 알코올 농도와 자칫 와인을 부패시키는 미생물을 와인에 잔존하게 만들 우려가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생물이 실수로 와인 내에 잔존할 경우 이를 감지하지 못하고 상품화하게 되면, 뜻하지 않은 악취와 상한 맛을 느끼게 할 우겨가 있다”면서 “이 연구가 성공할 경우 와인 제품의 품질을 일정 수준 이상 일정하게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연구팀은 가장 적정 수준의 효모 배합과 변형 등의 발견으로 최종적으로 와이너리에서는 최상의 와인 맛을 일률적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구팀은 “대부분의 와이너리에서 와인의 알코올 함량을 낮추기 위해 물을 첨가하는 방법을 활용하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효모 배합을 활용한 새로운 선택안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에는 워싱턴 주립대학과 워싱턴 주 와인위원회 등이 대규모 투자를 지원 중이다. 연구팀은 포도 발효 중 발생하는 효모의 조합을 찾아내 가장 적합한 수준의 조합 단계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들 연구팀은 현재 야생 효모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많은 와이너리에서 와인 제조 중 알코올 성분 함량을 낮추기 위해 물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와인 제조 산업에서 물 이외에 알코올과 미생물 함량을 조절할 수 있는 또 다른 옵션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WSU 교수이자 식품 과학자인 찰스 에드워즈(Charles Edwards)는 “미생물의 양을 와이너리에서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와인 맛을 극강으로 높여 타 지역 와인과 맛과 품질 면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가장 눈에 띄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