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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하와이, 독특한 주류 정책] 하와이주, 음주 운전 경력자에 ‘술 안 팔아’?

[파라다이스 하와이, 독특한 주류 정책] 하와이주, 음주 운전 경력자에 ‘술 안 팔아’?

임지연 2019년 8월 7일

[파라다이스 하와이, 독특한 주류 정책]
#시리즈② 하와이주, 음주 운전 경력자에 ‘술 안 팔아’?

음주 운전자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면서, 미국 내 일부 주(州)를 중심으로 음주 운전 경력자에게 일체의 알코올 판매를 금지하는 강력한 처벌 기준을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이와 관련하여 미국의 50번째 주, 하와이 주정부는 최근 알코올을 섭취한 후 무단으로 음주 운전을 한 내력을 가진 상습범의 ‘블랙리스트’를 관리하고, 이들에게 일체의 주류 판매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명 ‘음주운전 경력자 블랙리스트’를 주 의회가 직접 작성, 관리하겠다는 해당 법안은 오랜 기간 현지 주민들과 시민단체, 종교 단체 등의 강력한 요구 목소리에 의한 움직임으로 전해졌다.

특히 매년 1천 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들이 찾는 하와이 현지 특성상 단기 거주자들에 의한 알코올 섭취 및 취급상의 부주의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 이 같은 법적 규제 움직임을 불러왔다는 평가다.

하와이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 와이키키 해변

’음주 경력자’ 블랙리스트 관리

하와이 주의 8개 섬 가운데 관광객들이 주로 몰리는 섬은 오아후(Oahu), 마우이(Maui), 빅아일랜드(Big Island), 힐로(Hilo) 등 네 곳이다. 나머지 4곳의 섬은 군대 주둔 등 군사 시설 운용 목적으로 활용하는 탓에 현지 주민의 거주 비율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특히 주민들이 밀집해 거주하는 대표적인 4곳의 섬 가운데 와이키키 해변은 가장 유명한 관광지로 꼽힌다. 따라서 와이키키 해변이 소재한 오아후 섬 서쪽 해변가 일대는 365일, 24시간 들뜬 여행지 분위기에 취해 알코올 섭취 후 음주 상태에서 각종 사건을 일으키는 이방인들의 발길 역시 끊이지 않는, ‘문제’의 지역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

이런 이유 탓에 이 일대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무장한 경찰이 교대로 주둔하여 삼엄한 경계를 서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알코올 섭취자들이 주로 출몰하는 해변 주요 구역마다 24시간 ‘SOS’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전자 알람 서비스 계기판이 마련되기도 했다.

와이키키 해변으로 연결되는 거리에서 발생한 ‘묻지마 도끼 사건’. 최근 이 일대에서 술 취한 한 남성이 4층 건물 옥상에서 도끼를 투척하여, 지나가던 중년 여성이 머리에 부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오래전부터 해변 일대로 들어서는 입구에 알코올 반입 일체를 금지하는 대형 팻말이 부착된 것은 이제 현지인들 사이에서 더 이상 놀랄 일도 아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주 정부가 음주 운전자에 대한 처벌 기준을 크게 높이겠다는 소문이 돌면서 알코올 섭취 및 취급 일체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 같은 움직임을 가속화 시킨 것은 다름 아닌 음주 운전자에 의한 보행자의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

최근 ‘다운타운(Down Town)에서 ‘알라모아나 해변(Alamoana beach)’으로 이어지는 길목인 카카아코(Kakaako) 골목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보행자 교통사고를 계기로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강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명 ‘카카아코 음주 사건’으로 불리며 여행자들이 주로 찾는 지역 일대에서 벌어진 이 사고는, 음주 운전자에 의해 보행자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현지 경찰은 당시 사고 차량 운전자에게서 술 냄새가 강하게 났고 혀가 꼬부라져 말도 제대로 못 했다면서 27살의 운전사를 3건의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카일루아(Kailua)와 와이마날로(Waimanalo)를 지역구로 하고 있는 크리스 리(Chris Lee) 주 하원의원은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 인명을 살상하면 그것은 과실치사가 아니라 살인이라고 강조했다.

미국도로교통안전국(National Highway Safety Administration)에 따르면 하와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 3명 중 1명은 음주와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에서 5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해당 사건을 계기로 하와이 주 의회는 이달 초부터 음주운전 단속 강화에 대한 법안들을 검토한다는 입장을 공개했다.

주류 판매 전문점에 부착된 ‘24시간 감시 카메라’를 알리는 안내문

주 의회가 추진하고 있는 해당 법규의 주요 내용은 음주운전 경력이 있는 이에 대해 섬 내에서 체류하는 동안 일체의 알코올을 구매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했다.

또한, 해외 국적의 외국인이 알코올 섭취 후 해당 법안의 규제 대상이 될 경우 블랙리스트 관리 대상자로 분류하여, 향후 하와이를 방문할 시 일체의 주류 취급을 법규 내에서 관리하겠다는 매우 엄격한 수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주 의원들은 이번 회기에 음주운전 관련 법안을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법안 중에는 음주운전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술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법안이 통과될 시 하와이 주는 이 법을 시행하는 최초의 주 중 하나가 된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

와이키키 해변으로 들어서는 입구에 설치된 24시간 자동 SOS 시스템

이뿐만이 아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하와이 주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독성학 연구소(state toxicology lab)’ 설립도 추진되는 상황이다. 지금껏 알코올과 관련한 사건 사고 관련자에 대해서는 샘플 혈액과 소변 등을 미국 본토에 소재한 워싱턴 주 소재의 독성학 연구소에서 조사하고 관리해오고 있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현지 전문가들은 주 정부가 운영하는 독립적인 독성학 연구 기구가 설립될 경우, 보다 빠른 시일 내에 음주 운전자들의 혈액과 소변을 손상 없이 조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건에 대한 처리가 쉽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이를 통해 하와이 주 내에서 발생해왔던 알코올 관련 문제를 일으키는 ‘주요 인물’에 대한 관리가 용의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이 같은 알코올 취급 및 구매에 대한 제재를 주요 내용으로 담은 법안 마련에 대해 현지 주민들은 반기는 눈치다.

미국 내에서는 비교적 치안이 안정적인 지역으로 꼽히는 하와이라고 할지라도, 여전히 총기 소지 등이 자유로운 이곳 사정상 알코올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현지 정서가 반영된 셈이다.

현재 해당 법안은 주 의회에 상정, 계류된 상태다. 현지 사정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하와이 주 정부의 일반적인 법안 통과 및 실효 기간을 미루어 볼 때, 이번 법안은 빠르면 올해 말에 실효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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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찾는 인생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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