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 치즈, 연질 치즈, 블루 치즈, 염소 치즈, 등등 세상에는 치즈가 너무나도 많다. 어떻게 와인과 어울리는 치즈를 찾아낸단 말인가? 티나 겔리가 제라르 바셋 MW MS와 마주 앉아 와인과 안성맞춤인 치즈를 찾아내는 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마스터 오브 와인이자 마스터 소믈리에인 제라르 바셋이라면 와인과 치즈에 관해 잘 알고 있지 않을까? 프랑스에서 태어났으며 영국에 거주하는 바셋은 2010년 ‘베스트 소믈리에 인 더 월드’라는 영예를 안았고, 와인 MBA를 갖고 있으며, 와인 업계에서 공로를 인정받아 대영제국 4등 훈사 훈장(OBE)도 받았다.
바셋이 준비하는 치즈 보드에는 보통 세 가지 치즈가 올라간다. 경질 치즈로는 12개월 숙성되어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콩테(프랑스에서 가장 대중적인 치즈다), 블루 치즈로는 잘 익어 매끄러운 스틸턴, 그리고 연질 치즈로는 생 마르셀랭이다. 생 마르셀랭은 지방 함량이 매우 높고 부드러운, 소젖으로 만든 생 치즈다.
그런데 이렇게 서로 다른 치즈에는 어떤 와인을 마셔야 할까? 세 가지를 골라야 하나? 아니면 한 병만? 치즈에 맞는 와인을 골라야 하나, 아니면 반대로 치즈에 와인을?
“매우 단순한 한 가지 원칙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와인에게 주연을 맡길 것인지, 치즈에게 맡길 것인지 정하세요. 치즈로 정했다면 치즈보다 조금 맛이 약하면서 조연으로서 치즈를 보완해줄 와인을 고르면 됩니다. 와인이 스타가 되길 바란다면 맛이 너무 강하지 않은 치즈를 선택하세요.”
레드: 보르도 블렌드, 피노 누아, 키안티, 네비올로, 리오하
화이트: 뱅 존, 화이트 부르고뉴, 콩드리유
1. 몽고메리 체다 2. 파르미지아노-레지아노 3. 링컨셔 포처 4. 콩테 5. 그루이에 6. 에멘탈 7. 만체고(양젖) 8. 페코리노(양젖) 9. 그라나 파다노
추천: 콩테, 에멘탈, 그라나 파다노, 그루이에, 링컨셔 포처, 만체고(양젖), 몽고메리 체다, 파르미지아노-레지아노, 페코리노(양젖)
“풍부한 드라이 화이트 와인이나 라이트에서 미디엄 바디 레드 와인을 선택하세요. 타닌과 무게감이 치즈의 구조와 잘 어울립니다. 와인과 가장 쉽게 매치할 수 있는 방법은 비교적 숙성 기간이 짧고 딱딱한 것을 고르는 것입니다. 강도나 숙성도가 지나치지 않은 것으로요.”
어울리는 와인: 테누타 산 귀도, 기달베르토 2014
레드: 보졸레, 라이트 피노 누아
화이트: 샤블리, 부브레이, 그뤼너 벨트리너, 헌터 밸리 세미용, 샴페인
1. 브리 2. 카망베르 3. 샤오스 4. 뇌샤텔 5. 바슈랭 6. 생 펠리시엥 7. 생 마르셀랭 8. 턴워스 9. 워털루
추천: 브리, 카망베르, 샤오스, 뇌샤텔, 턴워스, 생 마르셀랭, 생 펠리시엥, 바슈랭, 워털루
“이 치즈들은 조심할 것이 있습니다. 개성이 아주 강한 치즈들이 많거든요. 특히 숙성되면서 더욱 그렇지요. 이런 치즈의 높은 지방 함량을 이겨낼 수 있는 산도가 좋은 와인이 어울립니다.”
어울리는 와인: 디머스달, 그뤼너 벨트리너 2016
피할 것: 페드로 히메네즈 셰리, 루더글렌 뮈스카
화이트(5-15년 숙성): 소테른, 몽바지악
1. 블뢰 도베르뉴 2. 블뢰 데 코스 3. 카브랄레스 4. 고르곤졸라 5. 스틸턴 6. 로크포르(양젖)
추천: 블뢰 도베르뉴, 블뢰 데 코스, 카브랄레스, 고르곤졸라, 스틸턴, 로크포르(양젖)
“모두가 아는 전형적인 매치는 바로 스위트 와인입니다. 치즈가 부드러우면 특별히 잘 어울리죠. 예를 들어 스틸턴 같은 경우 치즈의 부드러운 질감과 와인의 구조가 서로 보완되고, 짠맛과 단맛도 좋은 대조를 이룹니다.
어울리는 와인: 샤토 레이몽 라퐁, 소테른 2010
레드: 남부 론, 스페인 로사도스
화이트: 소비뇽 블랑, 상세르, 드라이 리슬링, 알바리뇨, 화이트 보르도, 슈냉 블랑, 론 화이트
1. 크로탱 드 샤비뇰 2. 피코동 3. 래그스톤 4. 팀스보로 5. 발랑세이 6. 아제이탕 7. 오소-이라티 8. 롱칼 9. 세라 데 에스트렐라 10. 위그모어
염소젖: 크로탱 드 샤비뇰, 피코동, 래그스톤, 팀스보로, 발랑세이
양젖: 아제이탕, 오소-이라티, 롱칼, 세라 데 에스트렐라, 위그모어
“전형적인 매치는 크로탱 드 샤비뇰과 상세르입니다. 하지만 산뜻한 산도를 지닌 신선한 와인만 고수한다면 여기서도 원칙을 깨트릴 수 있습니다.” 바셋은 아주 숙성된 염소젖이나 양젖 치즈는 개성이 매우 강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어울리는 와인: 피터 야콥 쿤, 야코버스 리슬링 트로켄 2015
레드: 레드 부르고뉴, 리오하, 스페인 로제
화이트: 알자스 피노 그리, 게뷔르츠트라미너, 스파이시한 아로마가 도드라진 와인
1. 에포와즈 2. 랑그르 3. 리바로 4. 마혼 5. 마루아유 6. 묑스테르 7. 퐁 레베크 8. 스트라이킹 비숍 9. 탈레지오
추천: 에포와즈, 랑그르, 리바로, 마혼, 마루아유, 묑스테르, 퐁 레베크, 스트라이킹 비숍, 탈레지오
“와인을 망칠 수 있는 강한 특징이 아직 없는 숙성되지 않은 치즈를 고르세요.” 에포와즈와 레드 부르고뉴는 이 지역에서 흔히 마시는 전형적인 매치이지만 바셋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나라면 그것보다 힘이 넘치는 와인을 택하겠습니다. 이건 샤블리나 숙성된 부르고뉴와 함께 먹을 치즈가 아니에요. 섬세한 맛이 다 파괴될 겁니다. 묑스테르와 게뷔르츠트라미너는 전형적인 매치로, 다른 세척 외피 치즈와도 잘 어울립니다.”
어울리는 와인: 스파이 밸리, 게뷔르츠트라미너 2016
이런 이론이 너무 복잡하게 느껴지거나 치즈 보드에 놓인 모든 치즈와 함께 마실 한 가지 와인만을 선택해야 한다면 대표적인 디저트 와인인 주정 강화 와인이 좋다고 조언한다. “아몬티야도 셰리, 리브잘트, 토니 포트, 혹은 마데이라를 추천합니다. 맛이 그리 섬세하지 않고 풍미가 보통 치즈와 함께 내놓는 견과류, 말린 과일, 처트니 속 향료 등과도 비슷하기 때문이죠. 게다가 이건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와인이기도 합니다.”
어울리는 와인: 그레이엄스, 더 토니 NV
한 가지만을 고집하지 않는 바셋은 고향인 프랑스와 현재 살고 있는 영국 두 나라의 관습을 모두 따른다고 말한다. “영국에 산 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두 가지 방식을 모두 따릅니다. 정해진 법칙은 없어요. 자신이 편한 대로 하면 됩니다.” 다만 그는 짭짤한 메인 음식 다음에 달콤한 디저트를 먹은 뒤 다시 짭짤한 치즈로 돌아가는 것은 대부분의 프랑스 사람들에게 “비논리적이고 꽤나 충격적”으로 느껴진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게 잘못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저 역시 메인 요리 다음으로 디저트와 커피를 든 뒤 잠시 쉬었다가 또 다른 와인과 치즈를 곁들이는 것을 좋아하니까요.”
그레이엄스, 더 토니 포트
빅토리아 서양자두의 색이다. 진하고 강한 무화과와 건포도 아로마에 부드럽지만 스파이시한 설탕 절임 체리 풍미, 그리고 비교적 풍부하고 넓은 여운이 좋다. 매우 만족스럽다.
알코올 도수: 20%
90점
테누타 산 귀도, 기달베르토 2014
토스카나의 전설 사시카이아의 세컨드 와인이다. 보르도를 좋아한다면 프랑스 스타일보다 조금 더 성숙하고 현대적인 이 와인도 마음에 들 것이다. 카베르네 소비뇽 60%, 메를로 40% 블렌딩으로 프랑스와 아메리카 오크에서 숙성하여 거의 달콤하게 느껴지는 성숙한 풍미에 블랙 체리, 블랙커런트, 감초, 스파이스가 가미되어 있다. 코코아를 뿌린 듯한 타닌이 가져다주는 감미로운 느낌 덕분에 음식과 아주 잘 어울리며, 진정으로 가성비가 높다. 테누타 산 귀도에서 만든 또 다른 훌륭한 와인이다.
알코올 도수: 13.5%
94점
디머스달, 그뤼너 벨트리너 2016
‘그뤼너 벨틀리너’라는 말을 들으면 남아프리카공화국보다는 오스트리아를 떠올리기 쉽다. 이것은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널리 재배되는 포도 품종이니 말이다. 그러나 더반빌에서 생산한 이 신선한 와인은 오스트리아의 아성에 도전하고도 남는다. 방금 꺾은 서양 쐐기풀과 시트러스 과일 향에 미묘하지만 확실한 백후추 향이 더해져 있다. 풍미는 촉촉한 라임과 구즈베리, 엘더플라워로 가득하고 강렬한 산도가 중간까지 흐른다. 아삭아삭하고 신선하다.
알코올 도수: 14%
91점
피터 야콥 쿤, 야코버스 리슬링 트로켄 2015
널리 인정받는 생산자가 만든 성공적인 빈티지로서, 잘 만든 드라이 리슬링이다. 향은 라임에 가벼운 꿀이 느껴지지만, 입안은 생기 넘치는 산도로 바짝 조여지는 느낌이다. 라임 과즙, 시트러스 과일 껍질, 약간의 핵과일 풍미가 혀끝을 맴돈다. 아직 매우 어리고, 숙성 잠재력이 매우 좋다.
알코올 도수: 11.5%
89점
스파이 밸리, 게뷔르츠트라미너 2015
스파이 밸리는 뉴질랜드에서 게뷔르츠트라미너를 가장 많이 재배하는 생산자 중 하나다. 이 와인은 매우 섬세하고 향이 아름다우며,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숙성하기 전에 배럴에서 부분 발효를 통해 복합성이 더해져 있다. 잔에서 미묘한 로즈 워터 아로마가 흘러나온다. 입안에서는 느낌이 매우 매끄럽고 무게감과 풍부함이 느껴진다. 놀라울 만큼 향이 강한 장미 꽃잎, 향내 제비꽃, 흰 꽃이 배, 사과, 부드러우면서도 이국적인 스파이스 풍미에 더해진다.
알코올 도수: 14%
91점
샤토 레이몽 라퐁, 소테른 2010
봄므에 있는 세미용 위주에 약간의 소비뇽 블랑을 재배하는 16헥타르 규모의 1등급 소테른이다. 곳은 예전부터 최고 수준이었으나 2010 소테른 비교 테이스팅에서 특별히 두드러졌다. 스파이스가 강하고, 향기롭고 고급스러운 아로마에, 풍미가 놀라울 정도로 길다. 리터 당 137그램의 당도가 풍부한 산도와 함께 균형 잡혀 있다. 스파이스, 마멀레이드, 말린 살구 풍미가 넘친다. 기교와 우아함을 갖춘 훌륭한 강도를 느낄 수 있다.
알코올 도수: 13.5%
92점
작성자
Tina Gellie
번역자
Sehee Koo
작성일자
2016.12.08
원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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