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보드카, 위스키, 코냑 등 증류주의 향과 풍미를 찾아내는 실용적인 테이스팅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디캔터의 독자라면 와인 테이스팅 기법에는 익숙하겠지만 진, 보드카, 위스키, 럼, 데킬라, 코냑과 같은 증류주를 시음할 때는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증류주는 알코올 도수가 비교적 높기 때문에 와인과 같은 방식으로 향을 맡고, 입 안에서 스월링하고 뱉어내기 어렵다.
이러한 도수가 높은 증류주는 물로 희석해서 시음하는 것이 좋다. 물과 증류주의 비율은 1:4가 적당하다. 특히 ‘수출용 도수(export strength)’, ‘캐스크 도수(cask strength)’, ‘네이비 도수(navy strength)’ 등으로 표시된 제품은 도수가 더 높기 때문에 꼭 희석하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희석하기 전에 먼저 원 상태의 증류주를 아래 가이드라인에 따라 시향 및 시음해야 한다.
[증류주 시음에 가장 적합한 글라스]
증류주 시음용 잔은 텀블러나 샷 글라스보다는 스템이 달린 잔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와인 시음에 권장되는 것과 동일한 ISO(국제 표준 기구) 잔도 적합하다. 이 튤립 모양의 잔은 향을 집중시키는 데 도움이 되며 25ml~50ml까지 시음용 술을 담을 수 있다.
시음하기 전 잔이 완벽하게 깨끗한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잔이 깨끗해 보여도 세제나 헹굼 보조제가 남아 있으면 강한 냄새가 날 수 있으므로 빈 잔의 냄새를 맡아보도록 하자.
[증류주 시음 장소]
자연 채광이 잘 들어오고, 시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용한 장소를 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요리 냄새, 커피, 페인트 냄새, 꽃향기 등 외부 냄새로부터 최대한 차단된 곳을 추천한다.
향수나 애프터셰이브는 뿌리지 말고, 시음하기 전에는 향이 강한 비누로 손을 씻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
[아로마]
우선 시음주는 상온에서 보관해야 한다. 차갑게 두면 향이 둔해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증류주 그대로의 냄새를 맡되, 알코올 도수가 높을수록 콧속이 화끈거릴 수 있기 때문에 깊게 들이마시지는 않아야 한다. 대신 잔을 코에서 약간 떨어뜨린 상태에서 부드럽게 숨을 들이마셔 보자.
그다음 시음주를 맛보고(아래 참조) 처음에 느껴지는 향과 맛을 메모한다. 원 상태의 시음주의 냄새를 맡고 맛본 후에는 물로 희석한다(위 참조). 이렇게 하면 더 많은 향과 풍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테이스팅]
처음에는 시음주를 소량만 마신 후 뱉어내어 입안을 준비시킨다. 그 후 한 모금을 더 크게 마시고 입안에서 액체를 굴리면서 전반적인 풍미를 찾아본다.
그런 다음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해 본다. 과일 풍미가 난다면 감귤류, 핵과류, 베리류 등 어떤 종류의 과일인지? 시트러스 노트가 느껴진다면 레몬, 라임, 오렌지, 자몽 중 어떤 것인지? 스파이스, 플로럴, 식물성, 스모키 등 다른 풍미 종류에 대해서도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풍미뿐만 아니라 입안에서 느껴지는 질감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자. 무겁고 벨벳 같은지, 아니면 가벼운지 등 말이다.
이제 물을 추가하여 더 다양한 풍미와 미묘한 향까지 느낄 수 있도록 해보자. 마지막 모금을 뱉어낸 후에는 ‘피니시’라고도 하는 술의 여운을 느껴본다. 입안에 남아도는 맛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풍미인지 파악해 본다.
작성자 Julie Sheppard / 번역자 Olivia Cho / 원문 기사 보기 /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