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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드와 함께 하는 월요일. 테루아에 대하여

제퍼드와 함께 하는 월요일. 테루아에 대하여

Decanter Column 2018년 2월 8일

미생물이 열쇠가 될 수 있을까? 앤드루 제퍼드가 맥라렌 베일 와인메이커 드루 눈 MW와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사진: 드루 눈이 수확 일꾼들에게 경계를 알려주기 위해 금속 조각으로 표시해 놓은 자갈 토양을 보여주고 있다. / 사진 제공: 앤드루 제퍼드

모든 포도밭이 천국의 작은 구석인 것은 아니지만(어떤 곳은 화학 약품 때문에 지옥이 되고, 어떤 곳은 지형 때문에 연옥이 된다) 진짜 천국을 딱 한 곳 알고 있다. 그건 바로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맥라렌 베일, 라이플 레인지 로드에 위치한 드루와 레이 눈의 5.6헥타르 규모 포도밭이다. 이 포도밭은 넓은 정원 같아서 포도나무는 마치 “할머니의 자두나무처럼” 관리되고 있고, 아름다운 텃밭도 있고, 닭장도 있고, 나무 그늘 아래 식탁이 서있고, 그 나무 잎사귀 사이로 햇빛이 드리운다. 셀러는 조용하고, 열려 있고, 평화롭고, 깨끗하고, 소박하며, 모든 것이 여유롭다. 집은 책과 지도로 가득하다. 이것이 바로 세련되고, 창의적이고, 한적하고, 사려 깊은, 호라티우스가 이야기할 법한 은퇴 후의 와인 양조 아닌가. (드루 눈은 오스트레일리아의 초기 MW 중 한 명으로 헌터 밸리에서 포도밭을 운영하고 빅토리아 주에서 컨설팅을 하던 끝에 라이플 레인지 로드로 ‘은퇴’했다.)

이들의 리저브 카베르네와 리저브 쉬라즈는 둘 다 랭혼 크릭의 보렛 가문으로부터 산 포도로 만들지만 그르나슈 위주의 유명 와인 이클립스와 주정강화 VP, 하이 눈 로제는 2011년부터 모두 맥라렌 베일 포도나무에서 얻은 열매로만 만든다. 드루와 나는 2010년부터 테루아에 대해 꾸준히 대화를 나눴다. 그와 아내 레이는 테루아에 관한 각종 논문과 책을 섭렵한다. 그리고 논리적인 판단을 할 줄 모르면서 테루아에 열광하는 와인메이커들, 지리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와인 전문 작가들, 와인을 광신하는 소믈리에들이 즐겨 사용하는 비과학적인 용어와 정신 나간 주장들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한다.

중요한 것은 이거다. 그들은 벌써 20년 넘게 자신들이 키우는 포도나무와 토양을 연구하고 테루아를 시험했다. 서로 다른 토양에 심은 식물의 생육 양상을 비교하고 그 결과 탄생한 와인을 냄새 맡고, 차이를 맛보았다. 헌터 밸리에서 일하던 때부터도 그랬다. “테루아라는 게 진정으로 존재한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그 맛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죠. 헌터 밸리 타이렐에 세미용을 키웠을 때 모래 토양 와인은 점토 토양 와인과 크게 달랐어요.”

드루 눈은 이제 받아들인다. “기후를 구성하는 모두 요인들은 와인의 특성을 결정짓는 데 매우 큰, 어쩌면 지배적인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서 와인의 특성이란 무게감, 산도의 균형, 그리고 입안의 느낌을 말합니다. 하지만 구획 간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풍미의 미묘한 차이(와인의 개성이라고도 부를 수 있겠죠)는 아마도 토양 속과 지표면 위의 미생물들과 포도나무 사이의 복잡다단한 상호작용의 결과라고 봅니다. 포도밭의 규모가 작을수록 토양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이것이 바로 핵심적 차이이고 나는 그의 생각이 옳다고 믿는다.

2018년 베레이종 단계에서 눈 웨스트 블록의 A 섹션과 B 섹션 비교 / 사진 제공: 눈

점토 함량이 높은 토양에서 자라는 크기가 작은 포도나무는 작은 열매를 맺고, 이것은 탄닌이 풍부하고 진한 와인을 만든다. 자갈 토양에서 자라는 큰 포도나무는 더 큰 송이를 맺고 이것은 가벼우면서도 아로마가 풍부한 와인을 만든다.

토양의 미생물, 그리고 그것과 포도나무 뿌리와의 상호작용은 현재 다수의 연구에서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눈은 포도나무가 몇 년에 걸쳐 자신만의 미생물 개체수를 조절하고 관리하며, 그것이 바로 (일반적인 상식과는 반대로) 나이가 많아 활력이 떨어지는 포도나무가 젊고 생기 넘치는 나무보다 더 고품질의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본다. (오스트레일리아 토양 먹이 사슬 협회의 일레인 잉엄에 따르면 식물은 자기 몸에 자생하는 미생물에 영양을 공급하기도 하지만 특정 미생물 개체에 유리하도록 영양분의 성분 구성을 바꾸기도 한다고 레이 눈이 설명해주었다.)

지표면 위의 미생물에 더욱 초점을 맞추는 드루 눈의 방식에 많은 이들이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분명 논리는 명확하다. 포도 껍질에 사는 효모 개체가 각 지역에 따라 얼마나 다른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그는 포도나무의 공기 중 매개체가 토양 매개체만큼이나 포도밭에 의존적이며, 포도나무의 표면에는 어디든지 미생물이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런 매개체를 잘 살리기 위해 그는 바이오다이나믹 방식으로 포도나무를 관리한다. (하지만 인증된 바이오다이나믹 재배자는 아니다.)

눈 부부는 1934년에 포도나무를 심은 와이너리 블록 그르나슈 포도밭을 특히 세심히 관찰해왔다. “열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토양 성분이 자갈에서 점토로 달라지고, 이 점토 토양에서 대부분의 포도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변화가 갑작스러워서 나무들은 단 몇 미터 차이로 완전히 다른 두 가지 토양에서 자라는 셈이죠.” 자갈 토양에서 자라는 열매는 절대 이클립스로 만들어지지 않고 로제와 세컨드 라벨 와인(트웰브 벨스)으로만 생산되는 반면, 점토 토양에서 나온 열매는 이클립스의 30-50퍼센트를 차지한다. 이 두 구획에는 자연스럽게 여름에 서로 다른 잡초가 자라나는데 드루와 레이는 금속 조각을 줄줄이 세워 그 경계를 표시했다.

“자갈밭의 포도나무는 겉모습도 다릅니다. 점토 토양에 있는 것보다 더 오래되고 연약해 보이죠. 열매도 달라요. 송이가 더 촘촘하고 열매는 더 큽니다. 이건 토양의 질감이 가볍고 더 많은 물에 접근할 수 있어서 자갈밭의 뿌리가 더 많은 양의 흙 속을 움직일 수 있는(뿌리가 더 깊이, 더 넓게 퍼진다) 토양의 물리적 특성의 결과입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맛이 부드럽고 밀도가 떨어진다는 것 말고 와인의 풍미가 나무마다 다릅니다. 저는 그것이 서로 다른 미생물 때문이라고 봅니다. 미생물은 큰 맥락에서는 와인의 풍미를 좌우하는 주된 요인이 아니지만 구획마다 존재하는 미묘하지만 중요하고 흥미로운 차이점을 이해하는 데에는 그 무엇보다 중요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눈 맥라렌 베일 와인 테이스팅

 

눈, 이클립스, 맥라렌 베일 2016(Noon, Eclipse, McLaren Vale 2016)
이클립스의 이 빈티지는 그르나슈에 그라치아노 8퍼센트와 쉬라즈 5퍼센트를 블렌딩한 것이다. 색상은 투명한 붉은색에 파스텔 톤의 검은 과일 풍미와 부드럽고도 짭짤한 맛이 더해졌다. 입안에서는 순수함과 균형이 인상적이고 솔직하고 입맛을 다시게 하는 깊은 풍미를 보인다. 풍부한 탄닌이 균형과 질감을 제공한다. 아름답게 만들어진 와인으로 오래도록 입안에 남으며 자연스러운 자태를 뽐낸다.
마시면 좋을 시기: 2018 – 2025년 / 94점

 

 

 

 

 

 

눈, 이클립스, 맥라렌 베일 2015(Noon, Eclipse, McLaren Vale 2015)
그르나슈에 그라치아노 7퍼센트, 쉬라즈 3퍼센트가 블렌딩 된 연하고 투명한 붉은색 와인으로, 말린꽃과 식물 향 위에 달콤한 자두와 라즈베리, 석류의 복잡한 향이 더해졌다. 과일 향 아래로는 조용한 흙냄새와 잘 기름칠된 가죽 향을 느낄 수 있다. 입안에서는 라이트 바디이지만 풍미는 진하고, 매끄럽고, 세련되며, 길고 조화로워 부드러운 산도와 고운 탄닌이 특징적이다. 입안에서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욱 짭짤해짐을 느낄 수 있다. 똑같은 라즈베리와 석류 맛이 부드럽고 달콤하게 입안에서 느껴지며 탄닌에 품위를 더해준다. 알코올 도수 “16퍼센트 호주 와인”이라는 상투적인 선입견과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
마시면 좋을 시기: 2018 – 2023년 / 92점

 

 

 

 

 

눈, 하이 눈, 맥라렌 베일 2017(Noon, High Noon, McLaren Vale 2017)
과일과 흙냄새를 모두 얻어내는 로제 와인은 거의 없는데 이 섬세한 연적갈색 로제는 달콤한 복숭아 향과 비온 뒤 먼지 뿌연 흙냄새를 모두 갖추고 있다. 입안에서는 진하고 풍부하며 그윽하고 짭짤하고, 진하고 매끈한 깊이를 갖추고 있다. 복숭아 풍미는 고집스럽지 않고 거의 순종적이기까지 하며, 짭짤한 맛 덕분에 음식에 곁들이기 좋다. 자극적이고, 길고, 독보적이며, 잘 만들어진, 진정한 테루아를 보여주는 로제다.
마시면 좋을 시기: 2018 – 2018년 / 90점

 

 

 

 

 

 

 

CREDIT

        • 작성자

          Andrew Jefford

        • 번역자

          Sehee Koo

        • 작성일자

          2018.1.29

        • 원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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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로 Decanter Magazine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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