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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를 큐레이션 하는 방법

전통주를 큐레이션 하는 방법

이재민 2023년 8월 7일

취향을 잘 파악하여 전통주를 성공적으로 추천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번에는 큐레이터로서 ‘전통주 취향을 찾아주는 방법 5가지’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타깃 파악하기]
큐레이션은 결국 사람을 모으는 행위다. 사람을 잘 모으기 위해서는 신속해야 하고, 정확해야 하며 다른 곳과는 차별화된 나만의 큐레이션을 나눌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공감을 이끌 줄 알아야 한다.

공감할 수 없는 내용으로는 설득도, 감동도 끌어낼 수 없다. 그러므로 목소리를 내기 전에 나의 목소리를 듣는 사람이 누구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에 맞춰 이야기를 이어 나가야 한다.

일례로 전통주가 처음인 사람에게는 드라이하다, 바디감이 높다, 약·청주와 같은 말 대신 단맛이 없는, 우유처럼 입안에 묵직하게 가라앉는, 맑은 술과 같이 풀어서 설명할 수 있다.

술보다 요리를 더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페어링에 빗대어 전통주를 설명해도 좋고, 상대방을 조금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재빨리 상대방을 파악하여 그의 관심사에 빗대어 설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타깃이 뾰족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일 수도 있다. 그때는 당연하게도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들로, 중학생이 들어도 이해할 수 있을 만한 표현들로 준비하는 게 좋다.

큐레이터는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정보를 전달할지 모르기 때문에 평소에 많은 것에 관심을 두어 여러 표현을 익혀둬야 한다.

출처: 술담화

[잔]
개인적으로 향이 좋은 술은 깊이감이 있는 잔에 따라 마시는 편이다. 잔을 입에 대고 아무리 기울여도 입속으로 쉽게 술을 떨어트리지 않는 그런 잔에 말이다. 술은 여전히 입가 근처에도 오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풍기는 향에 의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그런 술을 잔을 기울이는 순간 바로 입으로 떨어지게끔 하는 잔에 따라 즐긴다면 어떨까? 입구가 좁고 깊이감이 없는 소주잔 같은 것에 말이다. 과연 향에서 주는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이렇듯 잔은 술병에서 입으로 술을 옮기는 일 말고도 술의 맛과 분위기, 기분에 영향을 끼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일반적으로 막걸리를 마실 땐 늘 대접과 같은 넓은 잔을 찾으며 소주를 마실 때도 늘 소주잔만 찾기 일쑤다. 탄산이 있는 막걸리, 향이 강한 막걸리, 바디감이 무거운 막걸리, 향이 진한 소주, 맑고 깔끔한 소주 등 전통주의 종류는 이토록 다양한데도 말이다.

그러니 적어도 전통주 큐레이터라면 술과 잔의 특성을 잘 이해한 채로 잔을 골라 마시는 즐거움을 전달해 보자.

[푸드 페어링]
마리아주, 페어링과 같이 술과 음식의 궁합을 나타내는 단어가 있을 만큼, 술 하면 빠질 수 없는 건 누가 뭐라 해도 음식이다. 일반적으로 푸드 페어링은 맛에 기인한다. 매운 음식에는 매운맛을 중화시켜 주는 달콤한 술을, 기름진 음식에는 느끼함을 잡아주는 새콤한 술을 페어링하는 것처럼. 물론 꼭 맛만을 두고 음식과 술의 짝꿍을 찾아줄 필요는 없다. 그렇다면 또 어떤 방식이 있을까?

우리나라는 절기나 지역마다 즐겼던 술과 안주가 달랐다. 그리고 이 점을 미루어 봤을 때 제철 음식과 지역 향토 음식은 술의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걸 유추해 볼 수 있다. 가을에 캠핑을 떠나서 술 한잔에 즐기는 대하구이나 전주에서 즐기는 콩나물국밥에 전주 이강주 한 잔처럼 말이다.

[온도]
같은 술일지라도 술 온도에 따라서 취향에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차갑게 마시는 술을 선호하는 편인데, 복합적인 풍미는 상온에 둔 술에서 더 잘 느껴진다. 그러므로 깔끔한 맛을 선호하는 사람은 차가운 상태에서, 복합적인 맛을 선호하는 사람은 상온에 둔 미지근한 상태에서 술을 즐기며 취향을 찾도록 권유하는 것도 방법이다. 괜히 미소(미지근한 소주)만을 마시는 사람이 등장한 것이 아니다.

[순서]
여러 종류의 술 사이에서 취향을 찾을 땐 술을 마시는 순서도 신경 써야 한다. 자칫 잘못하다간 처음에 마셨던 술에 의해 다음에 마시는 술의 맛이 다 묻혀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순서는 간단하다. 도수가 낮은 술에서 도수가 높은 술로, 맛의 강도가 약한 술에서 강한 술로, 처음에는 약한 술을 마시다가 점점 강하게 이어 나가도록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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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

음식과 술에 대해 글을 쓰고 말하는 일을 좋아합니다. '전통주 큐레이터'이자 팟캐스트 '어차피, 음식 이야기' 진행자, 이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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