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표현 잠재력을 가장 잘 끌어내줄 디캔터 고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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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와인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든 아니든 간에 와인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디캔팅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오래되고 엄청나게 비싼 와인만 디캔팅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오산이다. 숙성이 아주 오래된 와인은 사실 디캔팅의 이점을 전혀 누리지 못할 수 있으며, 오히려 그 과정에서 와인의 섬세한 캐릭터들을 전부 잃을 수 있다.

반면 어린 와인의 많은 경우, 와인이 열리고 복합적인 아로마를 충분히 드러내려면 약간의 산소 접촉이 필요하다. 특히 리덕티브 와인메이킹 기법을 사용했거나, 리덕션이 일어나기 쉬운 품종(예를 들어 시라 또는 소비뇽 블랑)으로 생산된 와인인 경우 더욱 그러하다.

시중에는 다양한 종류의 디캔터가 판매되고 있고, 그중 상당수는 화려한 디자인과 모양을 자랑한다. 선택의 폭이 넓다 보니 어떤 제품이 디캔터의 근본적인 역할을 가장 잘 해내는지 헷갈리기 쉽다.

67 Pall Mall의 수석 소믈리에인 페데리코 모치아(Federico Moccia)는 디캔터를 선택할 때 모델, 가격, 또는 브랜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나에게는 모양이 가장 중요하다. 가장 좋은 디캔터는 얕고 넓어서 공기와 접촉하는 액체 표면을 최대화한다. 디캔팅의 핵심은 결국 와인에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리델 울트라(Riedel Ultra), 슈피겔라우 오센티스(Spiegelau Authentis), 앤드류 제임스(Andrew James) 같은 클래식 제품도 훌륭한 선택이며, 특히 뒤에 두 제품은 뛰어난 가성비를 자랑한다. 매그넘 와인을 디캔팅 하는 경우 우리 팀은 ‘일반 디캔터 두 개를 사용한다. 예전에는 큰 매그넘 디캔터를 사용했지만 따를 때 엄청나게 힘들고 불편했다.’ 그리고 집에 이러한 매그넘 디캔터를 보관하는 경우, 부엌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하게 된다.

리델 울트라(Riedel Ultra), 슈피겔라우 오센티스(Spiegelau Authentis), 앤드류 제임스(Andrew James) 디캔터

디캔팅은 또한 오래 숙성된 레드 또는 포트 와인병에 쌓인 침전물을 여과하는 데 효과적이다. ‘오래된 빈티지 포트는 엄청난 양의 침전물이 있을 수 있어, 반드시 디캔팅이 필요하다. 에어레이션(공기접촉)은 또한 오랜 시간 병에 있던 와인의 1차 과일 향을 끌어내 주는 역할을 한다.’라고 모치아는 설명한다. ‘나는 소테른 와인 역시 디캔팅 하는 것을 좋아한다. 산소에 노출되면 신선한 과일과 보트리티스 향이 더욱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형성되었을 수 있는 타르트산염 결정도 분리한다. 이 경우 작은 디캔터가 적합하고, 따를 때도 더 쉽다.

와인에 침전물이 많지만 디캔팅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라면? ‘이미 완전히 숙성되어 3차 캐릭터가 지배하는 올드 빈티지의 경우, 디캔팅의 이점이 없지만 침전물이 많아서 서빙할 때 좋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모치아는 와인을 손님 잔에 조심스럽게 따르고, 침전물이 나오기 시작하면 남은 와인을 아코록(Arcoroc)이나 다팅턴(Dartington)과 같은 업계 스테디셀러의 작은 디캔터나 카라프에 걸러낸다. 그는 필터로 접은 모슬린(고운 면직물)이나 주방용 천 등을 추천한다.

다팅턴(Dartington)과 아코록(Arcoroc) 카라프

일부 스파클링 와인 중 특히 베이스 와인이 오크통에서 오래 숙성된 경우, 디캔팅을 할 가치가 있다. 하지만 디캔팅을 하면 아무래도 기포가 날아갈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스파클링 와인은 디캔팅을 권장하지 않는데. 만약 디캔팅이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더 좁고 긴 디캔터를 사용한다.’ 리델 카베르네(Riedel Cabernet)와 같은 모델은 아로마를 향상시키면서 기포 손실을 최소화하기에 적합하다.

리델 카베르네(Riedel Cabernet) 디캔터

최근 등장한 고급 에어레이션 시스템 및 도구들은 어떨까? ‘확실히 효과는 있지만 개인적으로 선호하지는 않는다. 와인과 산소의 접촉은 천천히,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시간 여유에 따라 67 Pall Mall 팀은 보통 45분에서 2시간 동안 디캔팅을 해놓는다. ‘이보다 더 오래 디캔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와인은 잔에서 더 열릴 것이다.’

모치아의 말처럼, 디캔팅은 근본적으로 산화 과정을 촉진하는 것이다. 근사한 특수 용기가 없더라도 물통 등 가지고 있는 용기를 활용해 더블 디캔팅을 하면 빠르게 디캔팅이 가능하다. 그런 다음 와인을 원래 와인병에 다시 따르면 된다. 이는 손님이 와인을 원래 병에서 따라주기를 원할 때도 흔히 사용하는 방법으로, 모치아와 그의 팀 역시 고급 와인이 자주 서빙되는 런던 클럽에서 익숙하게 활용하고 있다. ‘회원들의 소장 와인 중 그들이 자랑하고 싶어 하는 와인을 서비스하게 되는 경우들이 있다. 이럴 때 병 안의 침전물을 모두 제거한 뒤 더블 디캔팅을 한다.’

리델 퍼포먼스(Riedel Performance), 슈피겔라우 캐주얼 엔터테이닝(Spiegelau Causal Entertaining)

결론은 와인을 디캔팅하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즐기기 위해 큰돈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가격이나 디자인보다 기능과 목적에 맞는 디캔터를 찾기를 권장한다. 마시고자 하는 와인 자체에 그 진정한 가치가 있다. 리델 퍼포먼스(Riedel Performance)나 슈피겔라우 캐주얼 엔터테이닝(Spiegelau Causal Entertaining) 등 매우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용도로 활용 가능한 디캔터면 충분하다.

작성자 Ines Salpico / 번역자 Olivia Cho / 원문 기사 보기 /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