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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잔에 대하여

맥주잔에 대하여

최준호 2021년 12월 23일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자기가 좋아하는 맥주 브랜드의 잔을 소장하는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브랜드에 따라서 맥주잔을 수집해 마시는 경우도 있지만, 생각보다 과학적이거나 시각적으로 즐기기 위한 이유도 있습니다.

[맥주를 마실 때 맥주에 다가가는 코]

코를 막고 음식을 먹으면 맛이 잘 안 느껴지는 것처럼, 사람은 혀에 있는 미뢰뿐만 아니라 코의 후각신경을 이용해서도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맥주를 캔이나 병으로 바로 마시는 것보다 잔에 따라 먹을 때 잔 위로 향을 맡을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정확하게 음미하기 위해서는 잔에 따르는 편이 좋습니다.

이러한 효과를 가장 잘 활용한 것 중 익숙한 것은 호가든 잔입니다. 팔각형의 넓은 면적의 잔은 마시기 전 향을 맡기에 유용할 뿐만 아니라 잔의 두께가 두꺼워 손의 체온이 잘 전달되지 않고 빛의 굴절로 인해 양을 많아 보이게 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필스너나 라거에 어울리는 테이퍼드 잔(Tapered Glass)]

시각적인 효과를 위해 맥주잔을 디자인하는 경우도 있는데, 대표적으로 필스너나 라거 맥주에 사용되는 ‘테이퍼드 잔(Tapered Glass)’ 입니다. 이 잔은 좁은 바디를 가졌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넓어지는 모습을 하고 있는데, ‘테이퍼드 핏’의 청바지와 모습이 유사하다고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탄산 감이 강한 라거 맥주의 탄산 기포가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도록 긴 높이를 가진 것이 특징인 이 잔은 필스너나 일반 라거 맥주에 사용되는 편입니다. 물론 꼭 이 잔에 마셔야만 더 맛있게 느껴지거나 하진 않으니 꼭 이 잔을 고수해서 마실 필요는 없습니다.

[향을 느끼기에 적절한 튤립 잔(Tulip Glass)]

두 번째로 소개할 잔은 튤립 잔인데, 특히 벨기에 맥주에서 많이 발달한 형태의 잔입니다. 벨기에는 다양한 맥주가 있는 만큼 그에 따라 다양한 잔 또한 생산하는 국가인데,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이런 튤립 형태의 잔입니다.

둥글고 넓은 바디에서 향을 한 번 모았다가 튤립처럼 넓어진 림 부분을 통해 내보내기 때문에 더욱 향을 많이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튤립 모양이기 때문에 다른 모양의 잔에 비해 향을 더 잘 느낀 적은 없었습니다.

[왼쪽부터 IPA, American Wheat, Stout 전용 잔]

와인잔으로 많이 알려진 ‘슈피겔라우’에서 만든 맥주잔도 있습니다. 크게 아메리칸 위트, 스타우트, IPA로 나누어지는데, 부담스러운 가격대를 형성하지도 않고 독특한 디자인 덕분에 소장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이 잔들은 와인잔과 동일한 고급 크리스탈 유리를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맥주 고유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모양의 잔을 개발하여 맥주 고유의 특징을 잘 끌어냈습니다. 와인의 노하우를 맥주잔에 적용하였으니, 기존의 맥주잔보다는 고급스러움이 묻어나옵니다.

[고도수 맥주에 적절한 스니프터 잔(Snifter Glass)]

맥주를 마실 때는 저도수에서 고도수로 넘어가거나 맛이 약한 편에서 진한 쪽으로 넘어가는 것을 추천하는데, 이런 고도수에도 적절한 맥주잔이 있습니다. 바로 ‘스니프터(Snifter)’라는 잔으로, 작은 고블릿 형태를 가진 이 잔은 국내에서는 주로 ‘샘플러(Sampler)’에 많이 사용됩니다.

이 잔은 작은 용량 덕분에 이러한 고도수 맥주에 적절히 사용될 뿐만 아니라 위스키에도 많이 사용됩니다. 집에서 술을 자주 즐기는 이라면 여러 사용 목적으로 구매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다양한 모양을 가진 맥주잔]

위에 설명된 잔 외에도 적재에 용이하고 잔이 깨지는 것을 방지하는 영국의 대표적인 맥주잔, ‘노닉잔(Nonic Glass)’, 쾰쉬(Kolsch) 전용 잔으로 사용되는 ‘Stange Glass’ 등 다양한 잔들이 있습니다. 만약 특이하고 예쁜 잔을 원한다면, ‘트라피스트 맥주(Trappist Beer)’ 전용 잔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여러 가지 잔에 대해 설명했는데 앞서 언급했듯이, 맥주를 맞춰진 잔에 꼭 따라 마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취미 삼아 맥주잔을 모으고 비교하면서 마신다면 또 다른 맥주의 재미를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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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호

모두가 자신만의 맥주를 찾는 그 날까지, 세상의 모든 맥주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 go@mashij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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