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을 어떤 기준으로 정할 것인가?
우리나라는 유독 맛집에 진심이다. 소비되는 채널이 시대에 따라 변화할 뿐 어쩌면 가장 많이 소비되는 콘텐츠의 영역이다. 가장 원초적인 맛집 콘텐츠는 ‘입소문’이다. 맛집의 기준을 정하는 가장 대중적인 콘텐츠다. 하지만 개인의 취향이 많이 반영되고, 그렇기에 사람들의 평가가 일일이 반영되어야 하기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다음 맛집을 소개하는 역할은 라디오와 텔레비전 같은 ‘대중매체’가 차지한다. ‘VJ특공대’, ‘생활의 달인’, ‘생생 정보통’과 같은 정보 프로그램부터 아예 골목 맛집을 소개하는 ‘테이스티 로드’,’맛있는 녀석들’, ‘식신로드’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들이 즐비하게 방영되며 맛집이라는 키워드가 흔해졌고 조금은 피로도가 높아졌다. 그렇게 맛집 콘텐츠의 전성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할 때쯤 SNS를 통해 ‘맛집 블로거’, ‘먹스타 계정’들이 또다시 맛집을 앞세워 인기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맛집은 시대에 따라 소비되는 채널이 다를 뿐 언제나 우리에게 인기 있는 콘텐츠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더욱 궁금해진다. 맛집의 기준은 무엇일까? 검색엔진에 맛집은 ‘맛있는 음식점’이라 말한다. 이보다 더 애매한 표현이 있을까? 맛이라는 주관적인 부분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고 맛집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있을까? ‘맛집’이라는 키워드가 가게를 홍보하는 마케팅 키워드가 되면서 맛집이 아님에도 자극적인 요소와 아이템을 통해 줄을 세우는, 혹은 인기를 몰고 있는 지금의 맛집 전쟁에서 우리는 어떻게 진짜 맛집을 찾을 수 있을까?
맛집의 공통점
우리가 흔히 맛집이라 부르는 식당들의 공통점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즉 맛집의 공통점이 기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맛집과 관련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알아낸 것은 모든 맛집에는 딱 한 문장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것이 오픈한 지 1달이 되었든, 노포든, 줄을 서든, 서지 않든, 가격이 싸든, 비싸든 환경적인 요인은 배제하고라도 딱 한 가지 공통점은 ‘한 문장’의 유무였다. ‘미슐랭’, ‘블루리본’ 등 맛집을 인증하는 기관들 역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결국 방문의 의사. 즉 행동을 기본으로 인증한다. 행동에는 이유가 있어야 하기에 결국 가야 할 이유가 있는 식당이냐가 맛집을 정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기에 식당은 고객들이 와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야 하고 혹은 만들어져야 한다. 그렇기에 가야 하는 이유가 없는 곳은 맛집이 아닌, 멋, 집이다.
부산_신발원, ‘만두로 지켜온 70년의 맛’ / 서울_금돼지식당, ‘가장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고깃집’/ 서울_비야게레로, ‘멕시코에 가지 않아도 되는 이유’ 등 진짜 맛집이라 인정받는 곳들은 고객들이 이곳을 와야 하는 이유를 딱 한 문장으로 말하고 있다.
결국, 팬을 모으는 한 문장
식당이 가지고 있는 한 문장에 끌리고 그것을 응원하는 고객을 ‘팬’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러한 팬을 모으는 것이 진정 맛집의 공통점이자 기준이다. 책[Start With Why]의 저자 ‘사이먼시넥’은 충성도 있는 고객의 행동은 결국 그들의 why(왜)에 의해 생긴다고 말한다. 책의 말을 빌려 맛집에 비유한다면 음식점의 한 문장은 결국 식당 방문의 ‘why’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why’에 끌린 고객들은 그곳을 반복적으로 방문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 맛집 생태계를 이끌어 온 핵심이자 우리가 맛집이라는 콘텐츠를 매력적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지 생각한다.
결국 맛집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생겨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