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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탕, 왜 열풍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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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탕, 왜 열풍일까?

김대영 2023년 10월 10일

‘마라탕후루’라는 말을 아는가? 식사로 마라탕, 후식으로 탕후루를 먹는 10대들의 외식 루틴을 뜻하는 신조어다. 최근 뉴스와 매체에서 자주 다뤄지는 마라탕은 어떻게 인기를 얻게 되었을까? 어쩌면 가장 이국적인 음식 ‘마라’는 어떻게 가장 까다로운 10대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을까? 오늘은 마라탕에 대해 한번 알아보려 한다.

마라탕은 왜 먹어요?

마라탕

얼얼한 중독 ‘마라’, 먼저 마라탕의 ‘마라’에 대해 간단히 알아본다. ‘마’는 얼얼하게 마비된 느낌을 내는 맛이고 ‘라’는 매운맛을 내는 느낌이다. 즉 ‘얼얼하고 매운맛’을 ‘마라’라 한다. 이때 특이하게 사용되는 식재료가 중국산초인데 화자오와 마자오 두 가지가 있다. 화자오는 붉은빛을 내는 산초이면서 얼얼한 맛보다는 직관적으로 매운맛을 더욱 풍부하게 하는 향신료다. 그리고 마자오는 약간 갈색과 초록빛을 띠고, 매운맛보다는 얼얼함을 담당하고 있다.

마라탕에 들어가는 분모자

마라탕은 얼얼하고 매운 중독성 있는 맛으로도 먹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이색적인 토핑이 매력인 음식이다. 특히 다양한 형태의 두부를 사용한다. 그중에서도 두부를 완전히 으깨어 얇게 종잇장처럼 만든 ‘포두부’와 ‘대나무 모양의 두부’라는 뜻의 ‘푸주’는 마라탕에 빼놓을 수 없는 인기 토핑이다. 감자 전분으로 만든 분모자 역시 상당히 인기다. 분모자는 희고 도톰한 모양으로 ‘흰쥐 모양의 전분 덩어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마라탕, 언제부터 먹었을까?
마라탕이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들어온 때는 2010년으로 보고 있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많은 곳들을 위주로 음식점이 생기면서 유행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당시에 중국인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있는, 혹은 유학생들이 다니는 대학교 인근부터 생기고, 그 음식을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접하게 되면서 젊은 층으로부터의 유입이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다.

마라탕이 이토록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있는데 없는 맛’이라는 부분이다. 매운맛을 선호하는 우리나라에서 얼얼한 매운맛은 상당히 이색적이다. 하지만 워낙 매운 것을 좋아하기에 거부감 없이 잘 스며들었다고 생각한다. 또 코로나19 이후 마라탕의 인기가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배달 음식이 가지고 있는 특성 때문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시켜 먹는 배달 음식의 공통점은 자극적이라는 것이다. 배달 음식은 오로지 나에게 ‘솔직한 시간’이라 표현할 정도로 본능에 가까운 음식들을 시켜 먹는다. 결국 자극적이고 기름진 본능에 가까운 음식들이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사이를 틈타 ‘마라’를 다루는 많은 음식점이 생기면서 마라탕은 대중적인 음식이 되었다.

마라탕 가게 내부 모습

마라의 대중화 어디까지?
외식 아이템은 유행을 따라 급속도로 다른 음식들에 묻어난다. 최근 유행하는 마라로제, 마라 떡볶이, 마라 찜닭이 그 예이다. 최근 ‘마라’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좋아하는 메뉴에 접목되어 그 인기를 증폭시키고 있다. 그리고 마라탕에 이어 최근엔 ‘마라샹궈’라는 음식도 같이 유행하고 있다. ‘샹궈’는 향, 냄비라는 뜻으로 각종 재료를 냄비에 향 나게 볶았다는 뜻이다. 마라탕집에 가면 무조건 있는 메뉴다. 하지만 마라탕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 그렇다면 같은 식재료를 이용하는 마라탕과 마라샹궈의 가격은 왜 차이가 날까? 정확하진 않지만, 마라탕과 마라샹궈에 들어가는 인건비가 조금 다르다. 탕은 넣고 끓이면 되지만 샹궈는 센 불에 볶는 사람이 필요하다. 또, 샹궈에 넣는 양념장의 종류가 다르다는 곳도 있다. 그리고 탕보다는 볶음에 더 많은 양념장이 필요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는 추측이지만 마라탕이 결국 마라샹궈보다는 운영 효율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즉 운영 효율이 높지 않은 메뉴를 많이 파는 것도 리스크에 해당하기에 마라탕과 같이 운영 효율이 좋은 메뉴를 더 고를 수 있도록 가격을 비싸게 설정했다는 이야기도 할 수 있다.

마라탕 이대로 괜찮을까?
최근 10대에게 더욱 인기가 많은 마라탕의 인기는 이대로 괜찮을까? 이러한 불안함과 동시에 여러 매체에서는 마라탕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다. 기름지고 자극적인 향신료에 위염, 속쓰림을 유발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더욱 위험한 것은 미각의 둔감화다. 어릴 때부터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을 자주 접하면 미각이 점점 둔감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다양성 있는 외식업 발전에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때 이른 걱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입맛은 생각보다 보수적이라 어릴 때 잡힌 습관이 생각보다 바뀌지 않는다. 마라탕이 나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카테고리가 유난히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것은 언제나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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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음식이야기를 좋아하고 즐깁니다. 음식의 가치를 올바르고 정확하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팟캐스트 "어차피, 음식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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