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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팅 노트 딜레마

제인 앤슨이 테이스팅 노트를 적는 기법에 대해 생각해보고 어떤 요소들이 생각해볼 가치가 있는지도 알아보았다.

사진 제공: 니나 아샘/디캔터

최근 테이스팅 노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이때가 올해 디캔터를 위해 보르도 좌안, 우안, 거기에 소테른까지, 보르도 앙 프리뫼르 와인의 테이스팅 노트를 적던 시기라는 것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왜 내가 먹을 때도, 잠잘 때도, 테이스팅 노트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종종 느끼는 것이지만, 책을 쓰기 위해 조사를 하든 버티컬 테이스팅을 마치고 기사를 쓰든, 가장 힘든 점 중 하나는 기술적인 정보를 얼마나 많이 포함시킬지 정하는 것이다. 완성되어 병입된 와인에 대한 테이스팅 노트는 누군가 코르크를 열었을 때 무엇을 발견할 것인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줄 필요가 있다.

그런데 앙 프리뫼르 테이스팅 노트는 이와 다른 문제가 있다. 바로 지금 맛보는 와인이 아니라 언젠가 그 와인에서 느낄 수 있는 맛에 대한 정보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곧 아직 병입조차 되지 않은 어린 와인에서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골라내어 그것들이 시간이 흐른 뒤 발달하는 데 필요한 양과 질, 균형을 갖추고 있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는 뜻이다.

와인을 언제 마실 수 있을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도 제시해야 한다. 이 경우 나는 어느 정도 기술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모두가 이에 동의하는 건 아니다. 대부분의 미국 와인 독자들은 알코올 도수도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한다. 저명한 미국의 와인 작가와 함께 얼마 전 이 주제를 두고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는 자신의 글을 읽는 독자들이 알코올 도수에는 관심이 없으며, 그래서 자신은 그것을 테이스팅 노트에 기록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는 그것이 오히려 방해된다고 믿었다. 알코올은 품종과 지역, 와인 스타일, 생산자, 심지어는 테이스터나 테이스팅하는 시간, 곁들인 음식에 따라서 다르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다. 자신을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느끼게 만드는 와인은 언제든 존재한다. 생테밀리옹의 오존이 바로 그런 와인이다. 100% 새 오크통의 기운은 어느새 눈 녹듯 사라져 완전한 균형을 이룬다. 리베라 델 두에로의 핑구스 역시 15%나 되는 알코올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나는 어떤 와인을 살지 말지 정보에 입각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 어떤 와인을 만나게 될지 예측하기 위해서, 유용한 몇 가지 정보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위의 미국인 작가가 언급한 그 모든 변수야말로 독자에게 일부 기술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게 도움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의 테이스팅 노트를 사람들이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를 예측할 수는 없기 때문에 독자가 노트를 읽고 그것을 사용하는 데 쓸 도구를 제공하는 건 분명히 유용하다. 예를 들어 집에서 저녁 식사와 곁들인 알코올 도수 15%짜리 와인을 중요한 미팅을 직전에 앞두고 점심 식사와 함께 마신다면 제아무리 완벽한 균형을 자랑하더라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우리의 역할은 와인 구매자가 정보에 입각한 선택을 내리도록 최선을 다해 돕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런 정보가 중요하다고 믿는다.

배럴 숙성이 아니라 오크 칩을 넣어 풍부한 바닐라 풍미를 냈다면 단기적으로는 즐기기 괜찮더라도 숙성 능력에는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양조장에서 인공적인 개입을 통해 와인에 균형을 잡았다면(알코올 도수를 높이기 위해 설탕을 첨가하고, 산뜻한 느낌을 주기 위해 주석산을 주입하는 건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포도밭에서 자연적인 균형을 이룩한 와인만큼 잘 숙성되지 않을 것이다.

모든 기술적 정보가 유용한 것은 아니고, 우리가 언제나 적절한 균형점을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런 것을 고심하다 보면 자연히 와인과 그것의 구성 성분들을 더욱 깊숙이 들여다보게 된다. 그것이야말로 독자들뿐 아니라 그 와인을 위해 몇 년을 몸 바친 와인메이커들에게도 마땅한 일이 아닐까.

  • 작성자 Jane An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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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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