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와인과 각종 주류, 관련 기사를 검색하세요.

전 세계를 홀린 ‘오렌지 없는 오렌지 와인’, 대체 뭘까?

전 세계를 홀린 ‘오렌지 없는 오렌지 와인’, 대체 뭘까?

임지연 2022년 11월 17일

와인은 그 원재료에 따라 레드 와인 또는 화이트 와인으로 명명되지만, 그 지역이나 포도 품종과 무관하게 오직 생산 방식과 기술에 따라 그 명칭이 정의되는 것이 있다. 바로 최근 미국에서 큰 인기몰이에 성공하며 연일 화제성을 이어가고 있는 ‘오렌지 와인’이 그 주인공이다.

뉴욕 타임스가 주목해 신문 전면을 할애해 대대적으로 보도했을 정도로 와인 분야의 신세계로 불리고 있는 오렌지 와인에는 놀랍게도 단 하나의 오렌지가 첨가되지 않다는 점이 특징이다. 마치 로제 와인과 가장 흡사한 오묘한 로얄 빛을 띤 이 와인에 대한 명칭의 기원은 여러 가지 설이 전해진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2004년 무렵 영국 와인 업계의 큰손으로 불리는 데이비드 하비가 이 와인을 보고 ‘오렌지 와인’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 기원의 정설로 알려져 있다.

기술적인 측면을 강조해 불리는 또 다른 명칭으로는 호박색을 띤다는 점에서 앰버 와인(Amber Wine)이라고도 불리고, 포도 껍질을 다량 첨가해 발효시킨다는 점에 주목해 껍질째 발효된(skin fermented) 화이트 와인 또는 껍질이 침용된(skin macerated) 화이트 와인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도 불린다. 또 스킨 콘택트 와인(skin contact wine)이라는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명칭을 가질 정도로 관심이 집중된 이 와인의 정체는 대체 무엇일까. 분명한 것은 육안으로 확인할 때 그 색상인 로제 와인과 가장 유사하면서도 성질상에서는 화이트 와인이라는 점이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가장 적합한 포인트다.

여기엔 이유가 있다. 로제 와인은 주로 레드 와인과 동일한 적포도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로제의 핑크빛 색상은 적포도 껍질이 만들어 낸 색깔이다.

반면, 화이트 와인의 한 종류인 오렌지 와인은 청포도로만 만든다. 다만 레드 와인을 발효할 때처럼 다량의 껍질을 첨가해 짧게는 단 며칠에서, 길게는 수개월 이상 발효를 지속한다. 껍질의 침용 정도와 그 농도, 시간에 따라 와인의 색상이 오묘한 황금색부터 핑크빛, 오렌지색 등 다양한 색감을 연출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 외에도 포도 고유의 품종이나 양조 시 산소와의 접촉 시간 등 와이너리마다 가진 저마다의 독특하고 특별한 양조 방식에 따라 미묘한 색상의 차이를 연출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향과 맛의 측면에서도 와이너리 특유의 멋과 맛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는 점도 오렌지 와인의 주요한 특징으로 꼽힌다.

양조 시 첨가하는 포도 껍질에서 타닌 등 페놀성 화합물이 추출되는데, 이때 독특한 풍미가 와인에 더해져 기대 이상의 다양한 맛과 향을 연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껍질에 포함된 다양한 화합물이 와인으로 주조되는 과정에서 분자 구조감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와인의 산화 정도를 조절하는 역할까지 담당하게 되면서 와인의 색감과 안정적인 맛, 묵직한 향, 야생 꽃과 허브 향이 잔뜩 피어나는 향 등 다양한 풍미를 결정짓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오렌지 와인은 한 마디로 와이너리마다 미묘하게 다르게 양조 되는 독특한 색상과 풍미 등 연출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매우 넓기 때문에 일부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다소 호불호가 나뉘기도 한다.

하지만 지난 4~5년 전부터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이렇게 최근 들어와 화제의 대상이 된 오렌지 와인의 역사는 대체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사실 기록에서 전해지는 오렌지 와인의 역사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와인의 발상지로 불리는 조지아를 기반으로 수천 년 전부터 만들어져 이 일대 애호가들 사이에서 즐겨 마시는 와인의 한 종류로 발전해왔다는 것이 더 맞는 짐작이다.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와인이 아니라, 그 역사가 수천 년에 달할 정도로 고유한 것이라는 것. 아주 옛날부터 조지아 지역에서는 조지아식 암포라로 불리는 입구를 밖으로 돌출시키고 나머지 몸통을 땅 밑으로 깊숙하게 묻어 와인을 발효시켜 만들었던 와인이 바로 지금의 오렌지 와인의 시초로 알려져 있다. 또, 과거 구소련 시절에도 이 같은 전통적인 양조 방법은 조지아 지역 일대를 중심으로 여전히 그 명맥을 이어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탈리아 북동부의 프리울리와 슬로베니아 서부의 고르슈카 브르다 지역에서도 조지아의 방식과 동일하게 오렌지 와인이 주조돼 왔다. 지난 1844년 슬로베니아의 성직자였던 마티야 베르토베츠라는 인물이 기록한 <슬로베니아의 와인 양조>라는 서적에서는 오늘날과 동일한 방식인 최소 4일에서 최장 7일 동안 포도 껍질을 다량 함유, 발효해 만들었다는 오렌지 와인이 등장할 정도로 유서가 깊다.

Tags:
임지연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찾는 인생 여행자 / logan@winevision.kr

  • 1

You Might also Like

Leave a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