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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세계 최초 알코올이 열리는 나무 발견?

일본, 세계 최초 알코올이 열리는 나무 발견?

임지연 2023년 1월 12일

일본 니가타현 북서부 작은 도시인 오지야(Ojiya)는 전통 섬유 산업과 함께 세계적으로 그 맛을 인정받은 고시히카리 품종의 쌀이 유명하다.

그리고 또 하나, 오지야는 아주 오래전부터 ‘사케’가 열리는 나무가 있다는 전설로도 유명세를 얻었다. 일명 ‘오지야의 전설’이 그 주인공이다. 전해 내려져 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1658년부터 수백 여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키고 선 오지야 삼나무에서 언제부터인가 알코올 향이 나는 액체가 흐르기 시작했고, 급기야 1916년부터 약 1년 동안에는 무려 36L의 알코올로 의심되는 수액이 ‘콸콸’ 쏟아져나왔다는 것이다.

아무도 그 사실의 진위를 증명하거나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이 마을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그들의 아들과 손녀, 손자들에게 세대를 넘어 전설처럼 전해져왔다. 그런데 아주 흥미로운 것은 최근 일본의 한 연구소에서 오지야 마을의 전설과 아주 유사한 내용의 나무 알코올 증류주를 개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국토의 절반 이상이 숲으로 이뤄진 일본에서 드디어 나무로 만든 세계 최초의 알코올음료가 생산을 시작한 것이다.

일본에서 최근 개발돼 화제가 되는 나무로 만든 세계 최초의 ‘나무 증류주’에 대해 재팬 타임즈 등 일본 현지 유력 매체들은 고령화 농촌 발전을 돕고, 국가 임업에 활력을 넣을 세계 알코올 산업을 뒤흔들 역사적인 기술 발견이라고 높이 사고 있는 분위기다.

이 믿기 힘든 기술은 최근 일본 산림자원연구소(FFPRI)에서 개발됐다. 나무로 술을 만드는 과정은 평범한 목재 자체를 2천분의 1밀리미터 미만의 아주 작은 입자로 부수는 것부터 시작된다. 작은 입자로 나눠지고, 분해된 나무 조각들에서 당 성분을 추출, 이것들을 또다시 깨끗한 물에 희석한 뒤 발효에 적당한 효모를 넣어 액체 자체를 발효시키는 과정이 수반된다.

매우 간단한 작업처럼 설명했지만, 사실 이 과정에 투입되는 나무의 양 대비 생산되는 증류 알코올의 결과물은 아주 소량에 불과하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예컨대 약 2kg의 삼나무 원료를 사용해 얻을 수 있는 증류 알코올은 단 750ml에 불과하다는 것.

이 연구소는 삼나무로 만든 알코올이 그 특유의 독특한 ‘숲’ 향을 가졌다는 점에서 우수한 품질의 증류 알코올이라고 평가했다. 삼삼하면서도 담백한 향이 마니아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고가에 판매돼 이 지역 경제를 견인할 주요 산업 일꾼이 될 가능성에 대해서 언급한 것이다.

나무 자체로 증류 알코올이 될 수 있는 목재는 삼나무만이 아니다. 벚나무 역시 탁월한 향과 뛰어난 맛의 증류주로 거듭날 수 있다. 특히 벚나무로 빚어진 증류주의 경우 자스민 등 은은한 향을 머금어 화려한 향에 대한 애호가들의 수요가 높다. 또, 자작나무 역시 달콤한 과일 향을 품은 증류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어서 결과적으로 새로운 제품과 맛, 향에 대해 목말랐던 알코올 시장에서 이목이 쏠리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물론 이렇게 생산되는 나무 증류주가 보다 많은 소비자에게 선보여지기 위해서는 대량 생산을 통한 시장성 획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때문에 최근에는 ‘나무 알코올’을 판매하기 위해 이 연구소는 일본의 대표적인 주류 업체인 더에티컬스프리츠와의 협업을 공개했다.

도쿄에 본사를 둔 이 주류 회사는 주로 사케로 만든 크래프트 진으로 일본 주류 시장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해오고 있다. 지난해 런던에서 열린 국제 와인 스피릿 콩쿠르에서 메달을 수상했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 여름에는 영국과 이탈리아 등에 자사 제품들을 대량으로 수출하는 데 성공했을 정도다.

이와 관련해, 이번 연구를 이끌었던 삼림자원연구소의 오츠카 유이치로 박사는 “이번 연구는 지금껏 그 가치를 모르고 버려졌던 나무들을 활용해 높은 가치를 가진 증류주로 개발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최장 수백 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키고 선 나무들을 활용할 수 있는 이야기에 주목해 증류주 개발에 성공했다는 것이 기존의 일반적인 알코올 개발 과정과 다르다고 볼 수 있다”면서 “어쩌면 오랜 기간 숙성된 후에야 비로소 그 가치를 인정받는 와인과 위스키 등의 역사와 가장 흡사한 것이 나무로 만든 증류주라고 생각한다. 오래되어서 버려진 나무에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줄 수 있는 것 역시 증류주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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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찾는 인생 여행자 / logan@winevisi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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