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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에서 얻은 최고의 양념! 전통 발사믹 식초

와인에서 얻은 최고의 양념! 전통 발사믹 식초

Angela LEE 2022년 4월 19일

설탕이 귀했던 고대 로마 시대에서는 포도즙(머스트)를 졸여서 사바(Saba)라는 양념을 만들어 사용했었다. 이것이 전통 발사믹 식초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이후 전통 발사믹 식초는 의사, 요리사, 아체타이아(발사믹 식초 만드는 곳)의 일하는 사람들의 손을 거치면서 우리 몸에 필요한 양념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귀족들의 전유물이었던 발사믹 식초

‘발사미코(balsamico)’는 이탈리아어로 ‘향기가 좋다’라는 뜻이다. 즉 포도즙이 발효해서 얻어진 식초이나 초기에는 향기를 내는 방향제나 향신료를 집어넣어 색다르게 사용되기도 했었다. 전해 내려오는 기록들에 의하면 전통적인 발사믹 식초는 18세기와 19세기 사이에 이탈리아의 중부 모데나(Modena)와 레지오 에밀리아(Reggio Emilia)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1830년에 발사믹의 생산 방법에 따라 종류를 구분해 놓은 문서에 의하면 향기의 강도에 따라 4단계로 나누어 놓기도 하였다. 이때도 나무통을 옮기며 발사믹 식초가 만들어졌는지는 정확하지 않으나 귀한 상품이었음에는 틀림이 없었다.

전쟁으로 이곳을 거쳐 간 나폴레옹도 발사믹 식초를 프랑스에 대량으로 실어 날랐고 부유한 부르주아 계급들의 소유물이 되기도 했다. 이탈리아에서도 현금 대신 발사믹 식초로 물건값을 지불하는가 하면 귀족 가문들은 발사믹 식초 나무통을 소유하고 있어야 신분 상승의 상징으로 인식되었다고 한다. 발사믹은 귀족들만 사용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중산층 신분의 사람들도 여성의 결혼 지참금 대신 발사믹 식초가 든 나무통을 요구하는 문화가 성행하기도 했었다.

이런 발사믹 식초가 처음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839년 사보나(Savona) 출신의 백작인 지오르지오 갈레지오(Giorgio Gallesio)가 모데나의 노난톨라(Nonantola)에 있는 살림베니(Salimbeni) 건물의 발사믹 식초를 만드는 기술을 자료로 남기기 시작했다. 1860년 5월 이 글을 읽은 빅토리오 엠마누엘레(Vittorio Emmanuele) Ⅱ세는 이곳을 방문하여 식초를 주문하고 몬카리에리(Moncalieri) 성으로 가져가 사용하였다.

처음의 발사믹 식초의 공정 과정에 대한 레시피가 제대로 등장한 것은 1862년이고 1863년 화학자인 파우스토 세스티니(Fausto Sestini)에 의해서 화학적인 성분 과정을 거치면서 발사믹 식초의 공정 과정은 세분화되고 과학적인 근거를 갖춘 전통 발사믹 식초로 모양새를 갖추기 시작하였다.

[발사믹 식초의 재료, 트레비아노 품종]

전통 발사믹 식초의 공정 과정

전통 발사믹 식초는 포도즙(머스트)이 알코올 발효가 이루어져 와인이 된 후 산화작용을 일으켜 박테리아균이 생성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뒤 오랜 시간 여러 타입의 나무통을 옮겨가며 숙성시켜 만든다. 기본 재료는 포도즙이 있어야 하고 포도의 품종은 모데나의 토착 품종인 트레비아노가 주를 이룬다. 그 외에는 람부르스꼬, 안첼로타, 소비뇽, 스카베타, 베르쩨미노 등이 사용되며 모든 품종은 모데나나 레지오 에밀리아의 DOC 지역에서 재배되는 것이어야 한다. 이 지역이 가지고 있는 석회 토양과 더운 날씨는 와인으로서는 무리한 조건이 될 수 있지만 전통 발사믹 식초의 기본이 되는 포도즙에는 아주 적합한 조건을 갖추게 된다.

[모데나 시내의 광장]

포도즙 끓이기

포도즙을 익히는 과정인데 이때 포도즙의 당도는 적어도 15° Bx(브릭스)를 가지고 있어야 가능하다. 이 포도즙을 큰 통에 담고 불에 올려 12~24시간 끓여준다. 이때 뚜껑은 열어두고 처음 출발한 양이 2/3로 줄 때까지 졸여주는데 이때 온도는 최소한 30℃를 유지해야 한다. 이 방법은 보통 모데나 지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레지오 에밀리아 지역에서는 머스트의 당도가 30° Bx는 기본으로 가지고 있으며 익히는 시간이 30분 정도로 짧아진다. 그 대신 끓이는 온도의 조절이 필수이다. 당도가 높아 자칫 잘못하면 당분이 캐러멜화가 되어 굳어버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끓이는 온도 75~90℃, 끓이는 시간은 14시간을 넘지 않으며 머스트의 당도는 28~30° Bx가 적당한 조건이다. 머스트는 끓여지면서 알코올 발효와 함께 산화작용이 일어나고 단백질, 폴리페놀, 소화 효소 등의 화학적인 성분이 생기는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눈으로 생기는 변화는 당도가 익어 감에 따라 색은 점점 옅은 갈색을 띠게 되는데 즉 포도당이 고온으로 가열하면 아미노산과 반응하는 메일라드 반응이 일어나게 되면서 농도는 짙게 된다. 이 상태가 되면 식힌 후에 유리도 된 통이나 큰 나무통에 보관한다. 이때는 다른 박테리아가 접근하지 못하게 뚜껑을 닫는다.

[발사믹 식초가 숙성되는 나무통]

전통 발사믹 식초의 숙성 과정

모양새를 갖춘 발사믹 식초는 사이즈가 다른 나무통을 옮기며 숙성을 거쳐야 한다. 이때 사용되는 나무통의 사이즈는 제각각이지만 제일 큰 것과 작은 것을 기준으로 하면 큰 것은 대략 시작의 내용물이 8~15% 줄어들게 되는 시간을 거치고 작은 것은 12~25%의 내용물이 줄어들 때까지 시간을 두고 숙성하는데 짧게는 모데나 지역의 경우 12년부터 길게는 25년, 몇 세기를 거치는 것도 있다.

전통 발사믹 식초를 숙성할 때는 다섯 개의 재질이 다른 나무통이 필요하다. 숙성의 방법은 마르살라, 마데이라, 셰리를 만드는 솔라레 방식과 비슷하다. 와인을 숙성할 때 사용하는 통을 보통 오크통이라 부른다면 전통 발사믹 식초를 숙성할 때 사용하는 통은 다섯 개를 한 세트로 묶어 바테리아(Batteria)라고 한다.

다섯 개의 나무통은 뽕나무, 물푸레나무, 벚나무, 밤나무, 참나무의 재질로 만들어진다. 아체타이아(Acetaia : 전통 발사믹 식초 만드는 곳)에서 만드는 사람에 따라 2~4개의 나무통을 기본적으로 사용한다. 꼭 다섯 개의 통을 다 사용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순서도 만들어온 경험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나무통의 입구는 와인을 숙성할 때와는 다르게 바람이 통하는 삼베 천을 덮어 놓는다. 공기가 통하게 해야 서서히 맛과 향이 깊어지면서 줄어들게 된다. 즉 익어간다고 표현할 수 있다. 나무통을 보관하는 곳은 항상 20~22℃의 온도를 유지하고 바람이 잘 통해야 한다. 그래야 익어가면서 나쁜 냄새가 생기지 않는다.

모데나나 레지오 에밀리아에서는 보통 지붕 밑의 다락방을 개조해 발사믹 식초를 숙성하는데 이 방법은 추운 겨울에 햇빛을 충분히 받을 수 있어 자연적으로 좋은 조건이 되어준다. 그리고 축사를 변형해 만든 창고에 보관하기도 하였는데 현재는 지붕 밑에 방을 마련하여 현대적인 시설을 갖추고 숙성을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전통 발사믹 식초의 요리 활용법

전통 발사믹 식초는 귀족들의 건강과 미용, 그리고 치료를 위해 사용되어 귀하게 여겨졌던 재료였다. 실제로 전통 발사믹 식초는 하루에 한 티스푼을 섭취할 경우 체내에서의 소화 흡수를 돕고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호르몬 작용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요리의 기본적인 양념으로 사용하기에 부담스럽지만, 요리의 포인트를 주고 단맛을 기분 좋게 느끼게 하는 데는 최고의 재료이다.

그래서 일반적인 샐러드를 위해 전통 발사믹 식초를 마무리로 뿌려 주거나 디저트(아이스크림, 딸기, 복숭아, 열대과일)에 첨가하면 독특한 맛과 향으로 음식을 돋보이게 해준다. 또한 파마산 치즈 튀김, 익힌 생선이나 해산물 샐러드, 푸아그라 등의 요리에 적당량을 사용하면 최고의 하모니를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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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ela LEE

꿈에서도 이탈리아어로 잠꼬대를 하며 이탈리아 음식과 와인에 대한 정보를 찾고 쓰고 있어요. / jiny@winevisi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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