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와인과 각종 주류, 관련 기사를 검색하세요.

[와인바 Talk] 엑스 샤또(Ex-Chateau) 와인과 엉프리뫼르(En Primeur) 와인

[와인바 Talk] 엑스 샤또(Ex-Chateau) 와인과 엉프리뫼르(En Primeur) 와인

Emma Yang 2021년 5월 27일

서른세 번째 와인바 Talk, 엑스 샤또(Ex-Chateau) 와인과 엉프리뫼르(En Primeur) 와인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와인 업계에도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소비자들은 소위 ‘업장’이라 불리는 와인바나 와인 레스토랑에서의 소비를 줄이고, 마트나 와인 전문샵에서 와인을 구매하여 집에서 와인을 즐기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지만, 와인바를 운영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하나 걱정되는 것이 있다.

바로 와인의 상태(condition)에 관한 것이다. 와인은 거의 해외에서 생산되어 국내로 들어오는데, 대부분의 물량은 바다를 통해 배로 들어온다. 화물 컨테이너로 와인이 대량으로 들어오다 보면 와인의 상태가 변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일반 소비자들은 ‘변질된 와인’을 구분하기 어려워 상한 와인을 그냥 마시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와인 전문 바(bar)나 레스토랑에서는 와인을 직접 오픈하여 상태를 확인한 후 손님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상한 와인을 마시는 일이 거의 없지만, 집에서 즐기는 와인의 경우 전문가가 아니라면 와인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기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와인의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

국내에 들어오는 와인의 유통 과정을 살펴보면,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Winery)와 직접 계약을 맺고 그들의 창고에서 바로 와인을 들여오는 방법이 있고, 혹은 전 세계로 와인 유통을 하는 와인 전문 유통 업체인 네고시앙(Negociant)의 와인을 받아 국내에 들여오는 경우가 있다. 두 가지 방법에는 각각 장단점이 있어 국내 와인 수입 업체의 사정에 따라 선택적으로 와인을 들여온다.

필자가 와인 수입 회사에서 근무할 당시 네고시앙으로부터 공급받는 와인의 재고가 떨어져 급히 공수해야 할 때가 있었는데, 빨리 받기 위해 가장 가까운 곳을 수소문하다 보니 네고시앙의 중국 거래처에서 와인을 받아야 했었다. 물론 중국 쪽 업체에서 관리를 잘 해줬겠지만, 어쨌든 현지에서 와인을 바로 공수받는 것이 아니었기에 와인의 유통 품질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와인 유통의 품질을 ‘보증’ 받을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와인을 ‘선물 구매’하는 엉프리뫼르(En Primeur)와 와이너리가 보관하고 있던 와인을 직접 유통하는 엑스 샤또(Ex-Chateau)
와인이 있다.

[엉프리뫼르는 와인이 오크통에 있을 때 미리 구매하는 ‘선물 구매’ 방식이다.]

엉프리뫼르 와인이란, 와인이 양조되고 아직 병에 담기 전 오크통에 담겨있을 때 미리 구매하는 와인 구매 및 유통 방식이다. 와인의 미래 가치를 예상해 투자하여 후에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는 와인 투자 방식으로 엉프리뫼르 와인을 미래 와인(Wine Futures)이라고도 부른다. 와인의 양조 과정에서 구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와인이 다른 곳으로 유통되기 전에 구매하여 와인 품질을 보장받을 수 있다. 와인의 작황이 좋은 해(Vintage)에는 비싼 가격으로 팔려나간다.

엑스 샤또 와인이란, 와인이 양조되고 바틀링이 된 후 와이너리의 셀러에 보관된 와인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의 와인을 말한다. 와이너리의 자체의 셀러에 보관되기 때문에 엑스 샤또 와인은 엑스 셀러(Ex-Celler)와인이라고도 한다. 와인은 가장 좋을 수밖에 없는 조건인 와이너리의 셀러에서 최상의 컨디션 상태로 보관되며, 오랜 시간 숙성을 거쳐 마시기 가장 좋은 시기에 소비자에게 직접 팔려나간다.

[엉프리뫼르와 엑스 샤또 와인으로 인기가 높은 샤또 마고 와인]

엑스 샤또 와인은 미래와인(Wine Futures)이라고 불리는 엉프리뫼르 와인과는 다르다. 엉프리뫼르 와인은 와인이 양조된 후 병입 되어 상품화 되기 전에 미래의 가치를 염두해 두고 미리 계약을 맺는 ‘선물 구매’ 형식이라면, 엑스 샤또 와인은 와인이 병입 되고 와이너리에서 적절한 숙성을 거친 후 마실 수 있는 시기에 어떠한 중간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 와이너리에서 구매할 수 있다.

엉프리뫼르 와인은 숙성 후의 와인의 상태나 맛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와인이 시중에 유통되기 전에 구매하기 때문에 비싼 와인을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와인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에 엑스 샤또 와인의 경우 와인이 숙성되어 마시기 좋은 시기에 구매할 수 있어 우선 와인의 맛이 보장되고 따로 셀러에서 오랫동안 보관할 필요가 없고, 와인의 상태 또한 최상의 상태라는 장점이 있다. 반면 그렇기에 시중에 유통되는 같은 와인보다 10% 정도 가격이 비쌀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고가의 와인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모조품에 대한 걱정이 없다는 점에서 엑스 샤또 와인은 큰 가치가 있다.

보통 엉프리뫼르 와인이나 엑스 샤또 와인의 경우 일반 소비자보다 와인 마니아(mania)나 와인 유통 전문가들의 선택을 받아 귀한 몸값으로 유통되는 일이 많다. 전 세계적으로 재력을 인정받는 사람만 가입할 수 있다는 프랑스의 모 와인 클럽(club)의 경우, 회원들에게 세계 최고의 와인을 선별하여 제공하고 품질을 보증하는 엑스 샤또 와인을 주로 공급하는 서비스를 선보인다.

내 손으로 들어오기 전에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어떤 컨디션에서 유통되었을지 모르는 와인보다는 와인 상태를 믿을 수 있는 와인이 소비자들에게 더 인기 있을 수 밖에 없다. 일부 와인은 좋은 상태 유지를 위해 비행기로 냉장 보관을 하며 들여오기도 하니 기회가 된다면 와이너리에서 직접 들여와 좋은 상태로 유통된 와인을 마셔보자.

Tags:
Emma Yang

모두가 와인을 쉽고 재밌게 마시는 그 날을 위하여~

  • 1

You Might also Like

Leave a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