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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으로 목욕을? ‘Vinotherapy’에 열광하는 이유

와인으로 목욕을? ‘Vinotherapy’에 열광하는 이유

임지연 2021년 5월 27일

최근 미국의 유명 와인 전문 매체 ‘와인 폴리(Wine Folly)’는 코로나19로 강제 ‘집콕’ 중인 일명 집콕족들이 와인에 관심을 쏟는 현상에 대해서 주목했다.

특히 일반적인 ‘마시는 와인’에서 한발 더 나아가, 피부 미용을 위해 와인 테라피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에 주목한 것. 일명 ‘비노테라피’(vinotherapy)로 불리는 이 방법은 레드 와인을 욕조에 넣고 장시간 마사지하듯 전신에 휴식을 주는 방법이다. 이에 대해 현지 유력 언론들은 꽁꽁 언 겨울, 온몸을 녹이는 것은 물론이고 피부 미용에도 탁월하다는 그 효과와 지속성에 대해 주목했다. 현지에 불고 있는 와인 테라피 등 마시는 와인 이외에 사용되는 와인에 대한 특별한 관심에 주목해보자.

그런데 더 흥미로운 사실은 와인을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는 현상이 비단 이번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수천 년을 거슬러 올라가, 로마 시대에 살았던 여성들도 레드 와인을 입술에 발랐고, 프랑스 여성은 레드 와인을 제조한 뒤 남은 찌꺼기들을 활용해 팩을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팩은 주로 현대판 마스크팩처럼 사용됐는데, 얼굴에 붙은 각종 노폐물을 제거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기 위해 베르사유 궁전의 욕조에 최고급 와인을 넣은 호화스러운 목욕을 즐겼다고 한다.

이처럼 레드 와인이 가진 뛰어난 세정작용 덕분에 노폐물 제거와 젊음 유지에 열광하는 여성들을 중심으로 이미 수천 년 전부터 인류와 함께 해왔던 것이다. 특히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와인 목욕’은 최근 차가워진 겨울 날씨의 피로를 한 번에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슈퍼마켓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대중적인 와인 상품들을 활용해 비노테라피를 시도하는 와인 마니아들이 늘어나고 있다.

현대 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테스도 와인에 들어 있는 성분 중 피부와 헤어, 다이어트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효과성에 주목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처방에 활용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와인의 주원료인 포도에는 포도산과 사과산 등의 유기산이 풍부하고 비타민A와 비타민B1, 비타민C 등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때문에 평소 와인을 가까이하는 와인 마니아들의 피부 모공, 표피의 모세혈관을 활발하게 만들고, 피부 세정력을 높일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레드와인에는 폴리페놀과 AHA 성분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로 이 폴리페놀 성분이 와인 목욕을 예찬하는 이들의 가장 주요한 기능을 하는 성분이다. 평소 태양 등 외부 자극으로 쉽게 상할 수 있는 피부와 노화 상태에 이른 피부에 폴리페놀 성분이 항산화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많은 연구 결과, 폴리페놀 성분은 피로와 노화로 탄력이 떨어진 피부를 이전보다 건강하고 탄력 있게 유지시켜 주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AHA’ 성분 역시 기미가 진 피부와 주름진 얼굴에 특효약이라는 연구 결과도 다수다. 이런 이유가 바로 최근 와인 마니아들 사이에서 주요 이슈로 떠오른 와인 목욕에 열광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사진 출처: 바이두 이미지 DB

여기에 더불어 최근에는 와인 목욕의 다양한 효능에 근거, 레드 와인을 주원료로 한 유명 화장품 브랜드도 생겨났다. 프랑스 보르도의 포도 에너지를 그대로 담아냈다는 홍보로 유명세를 얻은 꼬달리(Caudalie)라는 브랜드가 주인공이다. ‘꼬달리’는 와인 향이 입에 머무는 미각과 후각이 지속되는 시간을 수치화한 시간 단위로, 1993년 프랑스 출신의 소녀 Mathilde Thomas가 창업했다. 당시 창업자 Mathilde Thomas는 자신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와이너리를 구경 중이었던 손님들과 함께 있던 중, 과학자 출신이었던 한 와이너리 손님으로부터 와인을 만들고 남은 포도 찌꺼기가 피부에 탁월한 기능을 가졌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Mathilde Thomas는 이후 포도 찌꺼기로부터 추출한 포도 씨 기름이 주름을 예방하는데 탁월한 효능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비타민E보다 10배 이상 주름 예방에 효과적인 ‘기적의 포도 씨 기름’에 주목한 Mathilde Thomas는 이후 와인을 만들고 남은 포도 찌꺼기와 포도 씨 기름 등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스킨 케어 및 스파, 트리트먼트 브랜드인 꼬달리를 설립했다. 그리고 그 후로부터 수십 년 동안 와인을 주성분으로 하는 꼬달리는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인기리에 팔려나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꼬달리는 최근 와인 목욕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전용 입욕제 등에도 주목했다. 이들은 이미 비노테라피(Vinothérapie) 라는 용어의 상표권을 법적으로 획득, 레드 와인을 만들고 남은 찌꺼기를 활용한 스파 입욕제품을 출시해서 또 한 번 마니아층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사진 출처: 바이두 이미지 DB

이처럼 유난히 뚝 떨어진 겨울 날씨 탓에 피곤을 자주 느끼는 독자라면 레드 와인을 적당량 활용한 ‘비노테라피’로 몸의 피로와 노폐물을 말끔하게 제거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값비싼 피부과나 마사지샵 대신 집에서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비노테라피는 욕조의 3분의 2 정도의 따뜻한 물을 붓고, 10~15분 동안 반신욕을 한 뒤 몸이 따뜻해졌을 무렵에 와인 5컵을 섞어 다시 10분간 몸을 담그는 방법이다.

이후 욕조 밖에서 5분간 휴식을 취한 뒤 이 방법을 2~3차례 반복하면 와인 속 폴리페놀이 신진대사를 도와 추운 날씨로 굳은 근육을 풀어주는데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와인 속 알코올이 먼지로 오염된 피부 속 노폐물을 제거, 노폐물이 피부 속으로 깊게 침투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와인 목욕에 효과를 본 독자라면 용기를 내서 와인 팩을 만들어 활용해보자. 와인과 피부 가꾸기는 밀접한 상관성이 있다는 게 이 분야 정설이다. 와인 팩 역시 집에서 누구나 쉽게 활용해볼 수 있다.

세안 후 얼굴에 거즈를 덮은 뒤 레드 와인을 적신 화장 솜으로 와인이 피부에 잘 스며들도록 거즈를 적신다. 15분 후 거즈를 떼고 다시 한번 와인을 솜에 묻혀 피부 결에 따라 부드럽게 닦아낸다는 느낌으로 마사지한다. 이후 미온수로 한 번 깨끗하게 얼굴을 헹구고 찬물로 마무리하면 된다. 이는 와인에 포함된 AHA 성분이 세포 사이의 결합력을 약화시켜 각질을 무리 없이 제거해주는 효과를 활용한 손쉬운 마사지 방법이다. 지성 피부라면 주 2회, 건성 피부라면 주 1회 정도 와인 팩을 하는 것이 좋다.

또, 푸석거리는 피부가 유독 고민인 독자라면 와인과 꿀을 적당량 섞어서 팩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레드 와인과 밀가루 2큰술, 올리브 오일, 꿀, 레몬즙 등을 밥숟가락으로 1큰술씩 넣어 고루 섞는다. 깨끗하게 세안한 얼굴에 팩을 고르게 펴 바른 다음 20분 뒤 미지근한 물로 깨끗이 씻는 것으로 한겨울 건조한 날씨로 피부가 땅기는 경우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마스크팩 사용법이다. 와인에 풍부한 비타민 C와 알코올 성분이 혈액 순환을 도와 피부를 생기 있게 만들어 주는 효능을 활용한 것인데, 보습과 영양 효과가 큰 꿀을 더 하면 매끈한 피부로 되돌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피부에 뾰루지가 났을 때는 와인을 활용한 소독 방법이 특효약이다. 깨끗하게 세안한 뒤 냉장고에 차갑게 보관한 레드 와인을 화장 솜에 충분히 적셔 뾰루지 위에 살짝 얹어서 사용하는 방법으로, 약 10분 후 화장 솜을 떼어 내고 미온수로 깨끗하게 세안하면 된다.

이처럼, 갑자기 추워진 한겨울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레드 와인을 활용, ‘비노테라피’를 시도해보자. 집 안에 묵혀 둔 와인이 있다면 올겨울 취향에 따라 보다 건강하고 색다른 방식으로 와인을 활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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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찾는 인생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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