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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 마시기 전에 알아 두면 좋지, 뭐

샴페인 마시기 전에 알아 두면 좋지, 뭐

고혜림 2022년 6월 13일

샴페인(Champagne). 그 이름을 듣는 순간 마음이 설렌다. 그리고 샴페인 코르크가 열리고 잔 속에 톡 터질 듯한 열망을 품은 액체가 담기면 들뜬 마음을 감출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잠시 이성을 붙들고 알아 두면 쓸 데 있을 샴페인이 우리에게 (대놓고) 알려주는 것들을 놓치지 말자.

[샴페인 뮈슬레 (muselet) 모으는 중]

먼저, 샴페인 레이블에 관심을 두고 앞뒤를 살펴보는 게 좋다. 샴페인은 논 빈티지 (non-vintage)가 대부분이지만, 비싸다 싶으면 빈티지 샴페인으로 연도를 별도로 표기한다. 논 빈티지 샴페인이 여러 해에 수확한 포도를 적절하게 섞은 거라면, 빈티지 샴페인은 어떤 특정 해에만 수확한 포도로 양조한 것으로 그해에 특성을 잘 보여주는 샴페인이라 할 수 있다. 특별히 작황이 좋은 해에만 양조하기에 공들인 티가 나는 샴페인이 탄생하고 샴페인 하우스의 수고와 열정이 담겼으니 가격이 비싼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물론 RM 샴페인 하우스 중 논 빈티지 샴페인이 여느 빈티지 샴페인보다 비싼 경우도 꽤 있다.)

그다음으로 블랑 드 블랑 (blanc de blancs)인지 아니면 블랑 드 누아 (blanc de noirs)인지 살펴보면 좋다. 어떠한 표시도 없다면 가장 흔한 블랜딩이 샤르도네(chardonnay), 피노 누아(pinot noir) 그리고 피노 뫼니에(pinot meunier)다. 이외에도 샴페인 양조 시 허용되는 포도 품종으로는 피노 그리(pinot gris), 피노 블랑(pinot blanc), 쁘띠 메슬리에(petit meslier)와 아르반(arbane)이 있지만, 앞서 언급한 세 가지 품종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블랑 드 블랑은 화이트 와인 양조 시 사용하는 포도 품종으로만 만들어진 샴페인을 일컫는데, 보통 샤르도네를 사용한다. 그러면 블랑 드 누아는? 그렇다. 피노 누아나 피노 뫼니에처럼 레드 와인을 만들 때 사용하는 포도 품종을 사용한다. 평소 샤르도네 마니아로 깔끔한 맛을 선호하면 블랑 드 블랑이 취향일 수 있다. 반면에 과실 향이나 와인 구조감에 더 꽂히는 스타일이라면, 블랑 드 누아를 더 선호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블랑 드 블랑 샴페인이라 할지라도 샴페인 하우스에 따라 그 맛과 향은 천차만별이다.

[샴페인 레이블에는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있다.]

빈티지나 포도 품종도 중요하지만, 나는 데고르주망(disgorgement)을 가장 먼저 보는 편이다. 데고르주망을 잘 표기하지 않던 논 빈티지 샴페인도 요즘은 표기하는 추세로 바뀌는 중이다. 이는 샴페인 양조 공정 중 하나로 죽은 효모 침전물을 제거하는 과정이다.

발효 중인 샴페인은 병목이 바닥을 향하도록 병을 뉘어 리들링(riddling: 병을 주기적으로 돌려주는 작업)을 하면 침전물이 병목으로 향하고, 크라운 캡(crown cap: 맥주병 마개 모양. 코르크로 교체되기 전까지 임시로 사용하지만, 샴페인 하우스 중에는 이 단계에서도 크라운 캡이 아닌 코르크를 사용하기도 한다.) 부분에 모인다. 크라운 캡 부분을 얼리면 몇 개월간 쌓인 침전물도 언다. 병마개를 열면 내부 압력에 의해 얼어붙은 침전물이 배출된다. 침전물, 다시 말해 죽은 효모를 제거해야 투명한 샴페인을 얻을 수 있다.

데고르주망과 도사쥬 작업 이후 코르크로 샴페인을 밀봉하면 거의 모든 과정이 끝난다. 데고르주망 날짜는 보통 샴페인 후면 레이블에 표시하며 이를 통해 와인의 숙성도를 가늠해볼 수 있다. 데고르주망 날짜를 토대로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 있고, 톡톡 튀는 시트러스(citrus) 계열 아로마가 지배적인 영한 샴페인보다 숙성 샴페인을 선호한다면, 시음 시기를 조금 늦추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데고르주망과 짝꿍인 또 다른 양조 공정은 도사쥬(dosage)다. 침전물을 제거할 때 와인도 일부 손실되기에 와인과 당분을 추가하는데, 이를 도사쥬(dosage)라 하며 이때 와인의 당도를 결정한다. 도사쥬 또한 데고르주망 날짜와 함께 샴페인 후면 레이블에 보통 표기한다.

‘g/l’로 표시하며 우리가 흔히 보는 샴페인 스타일은 브뤼 (brut) 범주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브뤼는 6~15g/l이며 가장 드라이한 brut nature부터 가장 스위트한 doux까지 있다. 심플하게 brut는 드라이한 샴페인, sec은 달콤한 샴페인 정도로 기억하고, 샴페인 레이블 전면과 후면에서 해당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친절한 와인 메이커들은 더 자세한 정보를 레이블에 담는다. 프리미에 크뤼나 그랑 크뤼 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양조한 샴페인임을 강조하기도 하고, 특정 지역을 부각하기도 한다. 샴페인 이름의 기원이나 샴페인 하우스가 지향하는 바를 설명하기도 한다.

맛있는 샴페인, 알고 마시면 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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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림

와인 덕질 중인 본캐 번역가 / hk@winevisi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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