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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을 걷다 : 랜드 마크 ‘望京 SOHO’

베이징을 걷다 : 랜드 마크 ‘望京 SOHO’

임지연 2016년 7월 26일

푸른 바닷물과 시원한 바람, 발가락 사이로 뽀드득한 존재감을 표출하는 하얀 모래들로 점철되는 것이 해안 지역의 여름이라면, 쨍한 햇볕이 은색의 마천루로 둘러 쌓여있는 빌딩 숲을 뜨겁게 달구는 것이 도시에서의 여름이다.

그리고 뜨거운 도시에서의 여름이 벌써 지척의 거리에 성큼 다가와 있는 것이 느껴질 만큼 최근 베이징의 날씨는 줄곧 폭염을 이어가고 있다.

6월 초 4~5일간의 짧았던 우기가 스치듯 지나간 이곳에 남겨진 것은 오직 ‘뜨거움’이 연속되는 날들이다. 특히 광활한 대륙 중국에서도 중동부 지역은 매년 42도에 육박, 1100여명이 사망에 이르게 되는 두려운 곳이기도 하다.

그 뜨거움에 대해서는 겪어본 자만 논할 수 있다고 했던가. 순간 그간 중국에서 보냈던 폭발할 것만 같았던 폭염이 떠올라 두 손에 진땀이 흐른다.

그리고 더위에 지쳐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것이 느껴질 바로 그때, 도심 속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 있어 소개한다.

사진 1) 네모난 빌딩 숲 속 원형의 디자인

◇ 네모난 빌딩 숲 속 원형의 디자인

‘望京 SOHO’는 2030대 신흥 부호들이 사는 곳으로 유명한 베이징 차오양구(朝阳区)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다. 완숙으로 익은 삶은 계란을 반으로 잘 잘라놓은 듯 한 외관이 멀리서도 한 눈에 들어오는 탓에, 왕징 소호라는 명칭을 모르는 이들이라도 ‘둥근 계란 같은 건물’이라면 단 번에 알아드는 명물이다.

왕징 소호를 유명하게 만든 일등공신은 단연 독특한 외관이 꼽힌다. 사면이 각진 네모난 빌딩들 사이로 은빛의 곡선형 디자인은 얼마 전 별세한 유명 건축가 ‘자하 하디드(Zaha Hadid)’가 설계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베이징에서 수 천 킬로미터 떨어진 칭따오(青岛)에 둥근 원형의 소호 건물을 그대로 베낀 짝퉁 빌딩 3채가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완공된 소호는 도심 속 공원을 모티브로 구성돼 있다. 3개의 빌딩이 마주보고 서 있는 빌딩 사이마다 잔디밭과 분수 등이 자리한 공원 형태다.

잔디 사이로 대형 분수대가 곳곳에 마련돼 있어, 가족과 친구와 함께 가벼운 담소를 나누며 산책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사진 2) 소호와 주변 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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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유명세 만큼이나 볼거리, 먹을거리도 충분한데, 이곳을 주로 찾아오는 이들은 2030대 젊은층이다. 때문에 이들을 위한 해외 유명 브랜드 상점들이 곳곳에 입점해있다. 지하 1층부터 1층 상가는 주로 유명 레스토랑과 커피 전문점, 의류 매장들이 입점해 있는데, 그 수만 무려 100여 곳에 달한다.

소호 내 하루 유동인구의 수만 약 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의 입맛에 맞춘 퓨전 요리 전문점과 인근 오피스에 출근하는 직장인들을 위한 피트니스클럽 등이 자리해 있다.

특히, 유명한 곳은 한류의 영향으로 크게 유명세를 얻은 ‘韓式’ 치킨집이다. 중국에서는 주로 짭조름한 향신료를 입힌 양꼬치에 미지근한 맥주를 한 잔 들이키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드라마 속 여주인공이 즐겼던 ‘치맥’에 중국이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긴 여름 밤이 아쉬운 젊은 커플들이 테라스에 마련된 깔끔한 외관의 레스토랑에서 튀긴 닭고기 몇 조각과 시원한 맥주를 들이키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곳이 한국일지도 모르겠다는 착각이 들곤 한다.

주말 밤에는 대기 시간 20여분은 필수일 정도로 인기가 뜨거운데, 번호표를 받고 긴 줄을 선 중국인들의 모습에서 한국의 ‘치맥’ 문화에 대한 관심과 열풍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 ‘마마(妈妈)’ 대신 ‘엄마’

사실 왕징 소호가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이곳 일대가 한국인이 거주하는 중국 제1의 한인타운 ‘왕징’이라는 점 때문이다. 한국적 정서가 그리웠던 이들이 베이징 내에서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장소다. 필자의 집에서 왕징은 지하철을 3번 갈아타고 가야하는 비교적 먼 거리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마다 찾아가고 싶어지는 것은 고향이 그리운 탓일 것이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중국어 한 마디를 할 줄 모르는 이들도 불편할 것이 전혀 없다. 도로에서 지나치는 사람들 가운데서 우리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리는 탓에 왠지 모를 반가움이 배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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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거리마다 손잡고 걷는 자녀와 부모들이 나누는 대화에는 그동안 중국인들만 거주하는 동네에서 들려왔던 ‘마마(妈妈,중국어로 엄마를 지칭하는 말)’ 라는 호칭 대신, ‘엄마’라는 정겨움이 베어있어 더 신이 나는 동네다.

그 뿐만이 아니다. 최대 한인타운이라는 명성답게 우리식 먹을거리도 각양각색이다.

지척의 거리마다 ‘라라 감자탕’, ‘곰집’, ‘대명 돼지국밥’ 등 한국어로 쓰인 정겨운 간판이 눈에 띄고, 이들 중 어느 가게에 들러도 ‘백이면 백’ 만족할 만한 한국 음식으로 배불리 먹을 수 있다.

또 인근에는 ‘파리바게트’, ‘뚜레주르’ 등 한국식 간식 거리를 판매하는 프랜차이점들도 자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던킨도너츠 왕징점이 오픈을 하며, 많은 재중 한국인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실제로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재중 한인 온라인 카페에는 던킨 도너츠 왕징점에 다녀온 이들이 남긴 리뷰와 해당 가게에 가는 방법 등이 상세하게 게재됐다.

가까운 거리에는 ‘설빙’이라는 한국전통식 빙수 전문점이 문을 열었는데,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현지에서 운영 중인 해당 업체는 한국에서 운영 중인 진짜 설빙과는 다른 ‘짝퉁’이라고 알려졌지만, 진짜든 가짜든 상관없이 한국어로 된 간판이 주는 안정감과 한국식 빙수라는 홍보에 마음이 간다.

이곳에 살고 있는 상당수 한인들이 그토록 한국 음식에 열광하는 이유는, 지금껏 한국에서 살았던 때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우리에게 익숙한 ‘맛’이 주는 행복을 베이징에 와서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경우다.

필자는 집으로 돌아온 후 곧장 중국 sns ‘모멘토(momento)’ 담벼락에 왕징 일대 사진을 한 장 게재했다. 그러자 “다시 가고 싶은 동네냐”는 댓글이 달렸다. 그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언제나 ‘당연히’다.

숨 막힐 듯 더운 폭염 속에 시원한 우리식 냉면 한 그릇이 사무치게 그리운 어느 날, 먼 길을 마다 않고 찾아가고 싶다.


➲찾아가시는 방법

 베이징 지하철 15호선 왕징역(望京) A출구 하차 후 도보 10여분 거리.
지하철 하차 후 ‘택시(出租汽车)’로 이동하실 경우 기본요금 13위안(약 2300원) 거리.
 주소: 北京市朝阳区望京街4号

 


소호 입주 기업 가운데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유명한 모모, 중국 내 대표적 소셜커머스업체 메이투안 등 IT 기업이 많은데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대규모 IT 기업들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리바바(콜센터)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이유로 소호 상가는 대학가를 연상케 할 정도로 활력 넘치는 분위기가 난다. 길 건너편에는 영화관이 있어 소호 상가와 시너지를 내고, 지난해 완공된 33층 규모 포스코차이나 건물도 최근 입주율이 70%를 넘어 소호 상권이 성장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부과 설명>

사진 1)
사진설명 베이징 차오양구의 랜드마크 빌딩 SOHO는 베이징 동부의 신흥 상권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의 비비고를 비롯해 식당 카페 등 100여 개 상가가 영업 중이다.
아파트 밀집지역 왕징에서 오피스 수요 가능성을 보고 야심차게 개발했지만, 비싼 임대료에다 중국 경제성장 둔화로 부동산 수요가 주춤했던 것. 하지만 입주 2년이 지나면서 올해부터 상황이 확 바뀌었다. 오피스 입주율이 90%에 달하고 1층 상가가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해 베이징 동부 신흥 상권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 식당 종업원은 “손님 대부분 소호와 인근 빌딩에 근무하는 젊은 여성들”이라며 “오후 시간대에는 주변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사진 2 )
왕징 중심과 서부가 개발한 지 20년이 지나면서 노후현상을 보이는 데 반해 소호와 인근 리싱헝플라자, 포스코빌딩 등 동부지역은 지은 지 몇 년 지나지 않아 신도시 같은 분위기를 낸다.
상권이 뜨면서 임대료도 치솟고 있다. 지난해까지 오피스 입주율이 낮아 상가 임대료도 주변에 비해 높지 않았지만, 최근 상가영업이 본격화되면서 소호 1층 상가의 임대료는 1년 전과 비교해 20% 가까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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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찾는 인생 여행자 / logan@winevisi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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