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도는 고품질 와인 시장의 선두 주자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산지이고 프랑스 와인을 대표하는 지역이다. 난류인 걸프 해류의 영향으로 해양성 기후를 띠는 보르도는 북위 45도임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여름과 온화한 겨울의 혜택을 받는다. 덕분에 껍질이 두껍고 열매가 천천히 익는 카베르네 소비뇽이 자랄 수 있다. 연평균 강수량은 약 700 – 750mm, 그리고 연평균 햇빛의 양은 1800 - 1850시간이다. 보르도는 약 120,000ha의 포도밭 면적으로, 부르고뉴의 4배에 이른다. 그리고 65개의 AOC가 있는 광대한 지역이다. 와인의 종류를 보면 전체 와인 생산량 중 레드와인이 88%, 화이트 및 스위트 와인이 나머지 12%를 차지한다. 전통적으로 영국의 사랑을 받아온 보르도 레드 와인은 ‘클라레’라 불려왔다. 대표 적포도 품종으로는 고부가 가치의 카베르네 소비뇽, 가장 생산량이 많은 메를로, 주요 블렌딩 적포도인 카베르네 프랑, 프티 베르도, 말벡, 소량의 카르메네르. 그리고 청포도 품종으로는 귀부 와인의 세미용, 소비뇽 블랑, 뮈스카델 등이 있다.
지리적으로 지롱드강을 기준으로 자갈 토양 위주인 강의 왼쪽에 메독, 그라브, 페삭 레오냥이 자리 잡고 있고 이곳에서 양질의 카베르네 소비뇽을 재배한다. 카베르네 소비뇽은 포도 껍질이 두껍고 과즙에 당분이 많아 높은 알코올 도수에 산도와 타닌이 많은 장기 숙성형 와인이 가능하다. 따라서 보르도의 고급 와인 중 상당 부분이 이 세 지역에서 생산된다. 메독의 주요 마을에는 강 하구에서부터 상류 방향으로 생테스테프, 포이약, 생 줄리앙, 마고가 있다. 보르도를 대표하는 고급 와인인 샤토 라투르, 샤토 라피트 로칠드, 샤토 무통 로칠드, 샤토 마고, 샤토 오브리옹이 전부 강 좌안에서 생산된다.
반면 강의 오른쪽은 진흙, 석회토, 모래, 자갈토양이 섞인 다양한 토질 위에서 메를로를 주로 재배한다. 대표적으로 생테밀리옹, 포므롤, 라랑 드 포므롤, 프롱삭, 카농 프롱삭 등에서 메를로 베이스에 카베르네 프랑이 소량 블렌딩된 고품질 레드 와인이 생산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 중 하나인 포므롤의 샤토 페트뤼스, 그리고 생테밀리옹의 상징인 샤토 슈발 블랑, 샤토 오존, 샤토 파비, 샤토 앙젤뤼스가 모두 강 우안에 위치한다.
가론강 남쪽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위트 와인 생산지, 소테른이 있다. 샤토 디켐, 리외섹, 클리멍을 위시로 한 여러 와이너리에서 달콤한 귀부 와인을 만든다. 세미용을 중심으로 소량 소비뇽 블랑과 뮈스카델이 블렌딩된다. 소테른 뿐 아니라 옆동네인 바르삭에서도 세계적인 품질의 귀부와인이 생산된다. 드라이 화이트 와인은 주로 위쪽의 도르도뉴강과 아래쪽의 가론강 사이인 앙트레 두 메르와 앞서 언급했던 그라브에서 세미용 대신 소비뇽 블랑으로 많이 만들어진다. 페삭 레오냥에서는 고급 드라이 와인이 소량 생산된다. 보르도의 위성 지역으로는 코트 드 블라이, 코트 드 부르그, 코트 드 카스티용, 코트 드 프랑이 있다.
보르도의 와인 체계는 그랑 크뤼와 그 외로 나뉜다. 최초의 그랑 크뤼는 1855년, 나폴레옹 3세의 명령 아래 보르도 와인 상인들에 의해 처음 제정되었다. 당시 61개의 와이너리를 오직 메독에서 선정, 단 1개 와이너리만을 예외로 두었다. 바로 그라브 페삭 레오냥의 전설적인 와이너리 샤토 오브리옹. 당시 정해진 1등급부터 5등급까지의 서열은 1973년 샤토 무통 로칠드의 2등급에서 1등급 격상 후로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그랑 크뤼 등급 아래로는 크뤼 부르주아(Crus Bourgeois)가 있으며 1932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식적인 품질 통제 등급은 아니다.
보르도 와인 거래는 주로 엉 프리뫼르를 통해 이루어진다. 엉 프리뫼르는 수확이 끝나고 양조를 다 끝마친 늦봄에 개최되며 보르도 와인 브로커들과 전 세계 와인 수입상들이 당해 빈티지의 와인을 미리 거래하고 2년 후에 받는 선물 거래 시스템이다. 와인 가격은 매해 빈티지 상태에 따라서 오르내림이 심하다. 뛰어난 해일 경우 와인 가격은 엉 프리뫼르에서 크게 오르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