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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드와 함께 하는 월요일. 더 나은 테이스팅을 배우자

앤드루 제퍼드가 와인 강사 마이클 슈스터와 이성을 유혹하는 방법부터 와인 설명에 대한 그의 시각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그의 책 『에센셜 와인 테이스팅(Essential Winetasting)』의 신판 출간을 축하한다.

귀중한 참고서의 신판이 나온다는 건, 특히 첫 번째 판이 등장한 뒤 17년이 흐른 경우라면, 축하할 일이다. 마이클 슈스터의 『에센셜 와인 테이스팅』은 와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완벽한 준비서다. 또한 우리처럼 오랫동안 술의 신을 쫓아 돌아다닌 사람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슈스터는 매우 능숙하고, 절제되고, 간결하게 와인에 대한 글을 쓰지만 지난 30년간 그가 주로 한 일은 런던에서 존경받는 테이스팅 학교를 운영한 것이었다. 아쉽게도 그의 강의는 들어본 적이 없으나 1990년대에 처음 만난 이후로 그와 함께 테이스팅을 해본 경험은 종종 있었다. 와인에 대해 논할 때 그보다 더 좋은 상대는 없다.

그는 경험이 매우 풍부하고 그 폭도 넓다. 기본을 철저히 관찰하는 방식으로 침착한 분석에 익숙하다. 라벨, 명성, 유행, 패션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운이 좋게도 아내 모니카의 요리 솜씨가 매우 뛰어나서 와인과 별 상관이 없는 요리 측면에 대해서도 잘 이해하고 있다. 또한 와인 감정이라는 일이 갖는 최고의 이상을 숭배한다.

이런 모든 특징은 그의 글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다. 그는 ‘권위자’나 잘난 척하는 사람, 와인만 아는 괴짜, 혹은 전문가로서 글을 쓰지 않는다. 과하게 형식을 타파하거나 쉽게 쓰려고 애쓰지도 않는다. 친구로서, 어쩌면 가족으로서 도움을 주기 위해 쓰는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이 책의 주제는 와인이 아니라 와인 테이스팅이다. 우리 모두 테이스팅을 더 잘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이 책의 초판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새 것을 하나 더 구입할 이유는 충분하다. 디자인과 삽화가 훨씬 좋아졌고, 분량이 20퍼센트나 늘어난 것은 물론 전보다 더 잘 정리되어 있으며, 특히 영국에 사는 독자의 경우 작가의 새 웹사이트와도 매우 유용하게 연결되어 있어 도움을 받기 쉽다. 그가 테이스팅을 위해 추천하는 와인을 사고 싶은 경우 URL 링크를 클릭하면 웨이트로즈와 와인 소사이어티의 웹사이트 해당 페이지로 바로 연결된다. 정말 훌륭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또한 그는 초판에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부분, 즉 와인의 가치, 알코올 도수, 점수, 알코올, 테루아, 문제가 생긴 와인, ‘와인 난센스’ 등을 포함해 미학 및 기술적 주제에 대한 짧고 간결한 에세이도 새로운 것을 추가해 놓았다. 그 부분을 읽어보면 그가 참으로 현명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와인을 좋아하긴 하지만 제대로 ‘배워본’ 적은 없는 한 친구에게 이 책을 주었는데 친구가 매우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수시로 푹 빠지기 좋은 아주 훌륭한 책이다. 그의 어투가 마음에 든다. 와인을 괜스레 신비한 대상으로 만들려 하지도 않고 헛소리를 늘어놓지도 않는 진정한 전문가다. 그저 값비싼 와인만 추천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마음에 든다. 과학적인 접근도 훌륭하고, 와인메이커들에 대한 칭찬만 늘어놓지도 않는다. 맛이 간 와인에 대해서도 명확한 설명을 해준다. 오랜 세월에 걸쳐 경험이 확장될 때 수시로 다시 찾아볼 수 있는 그런 책이다.”

마이클 슈스터와의 인터뷰

재발행을 축하하기 위해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기로 했다.
-와인과 관련된 첫 번째 추억이 무엇입니까? 그때 혹시 과음을 했나요?
-기억하는 첫 번째 와인은 이미 식초로 변해버린 연한 갈색 와인이었어요. 할머니의 75세 생신을 맞아 꺼내온 75년 된 와인이었는데, 그것이 무엇이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대단히 엄숙하게 서빙되었는데 정말로 끔찍한 맛이었죠. 당시 나는 10대 중반이었고 와인엔 일절 관심도 없었죠. 그저 역시 와인은 내가 좋아할 게 못 된다는 생각을 더욱 공고하게 해주었어요.

 

-“와우, 이것도 정말 좋은데!”라고 생각하게 해준 첫 번째 와인은 무엇이었습니까?
-1969년산(최고 수준의 빈티지) 퓔리니-몽라셰 레 폴라티에르(테브냉)였어요. 런던 소호에 있는 휠러스 피시 레스토랑에서 당시 여자친구의 21번째 생일을 맞아 데이트했었죠. 와인 웨이터에게 특별한 걸 추천해달라고 했었어요. 음료가 그렇게 맛이 좋을 수 있다는 걸 믿을 수가 없었어요. 당시 라벨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성을 꾀는 데 와인을 이용해본 적이 있나요?
-1990년에 1962년산 무통을 가지고 아내 모니카를 꾀었던 것 같아요. 당시에 내가 가지고 있던 것 중에서 가장 귀한 와인이었죠. 그런데 아내는 라벨을 보지 않고도 와인을 맞혀서 반대로 날 완전히 매료시켰어요. (물론 그럴 필요도 없었어요. 난 그때 이미 아내한테 홀딱 빠져 있었거든요.)

-공개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낯 뜨거운 와인 관련 경험은?
-샴페인을 진탕 마시고 캘리포니아 마리화나를 몇 모금 깊이 빨아들였더니 갈증이 매우 심해짐과 동시에 단기 기억이 모조리 사라졌지만, 당시 여자친구와 침대에 누워 있는 내 모습을 천장에서 내려다보는 환각과 함께 낄낄댔던 기억이 나요.

-지금까지 와인을 가르쳤던 사람 중에 가장 똑똑한 사람이 누구였나요?
-너무나도 많았어요. 특히 마스터 오브 와인의 경우 대단했지만, 그들만 그런 것도 아니었죠. 정말 최고의 학생들은 미각이 매우 예민하고, 판단이 빠르고, 의사소통 능력이 매우 뛰어나며, 상재(商才)와 야심도 대단했죠. 그런 학생들은 다른 일들도 대부분 잘했습니다. 아마도 정말 열심히 노력하기 때문일 겁니다.

-미각이 형편없는 학생들을 가르쳐본 적이 있나요?
-그럼요. 미각보다는 후각이 안 좋다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할 겁니다. 그런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이 그렇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계속 노력하고 싶어 했죠.

-미각은 확실히 사람마다 다르죠. 본인의 미각은 뭐라고 설명하겠습니까?
-저는 산도를 좋아합니다. 타닌에 민감하고, 타닌이 너무 많은 건 좋아하지 않아요.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면 향과 미묘한 풍미를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과일 풍미와 힘 또한 와인을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다양한 요소 중 하나죠. 젊었을 때는 이 두 가지를 더 높이 평가했었어요. 유럽인다운 입맛이겠죠.

-와인 세상에서 가장 성가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누군가요?
-서로 다른 시각을 보지 못하거나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분명 존재해요. 극소수이긴 하지만요.

-요즘 ‘와인 속물’은 누구인가요?
-속물의 정의는 생각보다 돈이 많은 사람, 실제 결과보다 이름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겠죠. 예전부터 존재하긴 했지만, 요즘처럼 부를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에는 전보다 훨씬 더 늘어났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에요. 그런 사람들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난한 사람들 역시 즐길 수 있는 와인 값이 급등했으니 말이죠. 물론 요즘엔 그런 문제도 조금씩 줄고 있어요. 과거와 달리 매우 비싸지 않으면서도 품질이 아주 훌륭한 와인이 많기 때문이죠.

-아주 상세한 와인 설명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가끔은 “그래 봤자 와인이다!”라고 소리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나요?
-그렇게 소리치고 싶은 생각이 자주 들어요. 아니면 호주의 테리 리가 말한 것처럼 “그냥 마실 것을 원하는 거라고. 망할 교육이 아니라!”라고 말하고 싶기도 해요. 하지만 저는 교육 일을 하고 있고, 그런 설명은 우리의 기쁨을 보고, 알아채고, 남들에게 알리고, 공유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중요한 건 해당 와인과 그것을 마시는 사람에게 어느 정도가 적절한 수준이냐는 것이겠죠.

와인의 라벨을 보지 않고 맞히는 능력이 과대평가되었나요, 아니면 과소평가되었나요?
-잘할 수 있다면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운이 좋아 맞히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정확히 짐작해낼 수 있다는 건 특정한 전문가적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고, 이것은 공을 들이고 노력해서 일구어야 하는 능력입니다. 따라서 그것을 잘한다면 분명히 존경받을 가치가 있는 일이겠죠. 그것이 과대평가되었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게임처럼 즐길 때입니다. 자리한 사람 모두가 성인이 아닌 경우라거나 블라인드 테이스팅 능력이 서로 크게 다를 때는 재미도 없고, 와인 말고 다른 주제에 대해서는 대화 자체를 어렵게 만들기도 하죠. 그리고 학생을 평가하는 수단으로써 블라인드 테이스팅 또한 이 책의 신판에서 지적했듯 과대평가되었다고 봅니다.

-MW 학생들을 많이 가르쳤지만, 당신은 MW가 아닙니다. 좋은 시험이라고 할 수 있나요?
-물론 좋은 시험입니다. 하지만 최고라고는 할 수 없을 겁니다. 놀랍도록 낮은 합격률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교육 기관의 시각에서 볼 때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거죠. 합격하는 사람들은 존경해야 합니다. 노력과 능력이 매우 잘 결합되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죠. 그렇지 못하는 사람은 분명 떨어집니다. 하지만 비테이스팅 시험을 이미 통과한 최고 수준의 테이스팅 실력자가 테이스팅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면에서 최고도 항상 합격하는 건 아님을 알 수 있죠. 테이스팅 능력과 시험 기술이 언제나 함께 가는 건 아니니까요.

-일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와인 중에서도 형편없는 와인이 있나요?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내가 싫어하는 와인은 건포도처럼 푹 익은 열매로 만든 레드 와인으로 타닌이 풍부하고, 과하게 추출되고, 알코올 도수가 높은 와인이에요. 그런 와인은 마시는 건 고사하고 맛을 보는 것도 힘들죠.

-과도하게 비싼 와인도 있나요?
-안타깝게도 일부 있죠. 일부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이 그런데 화이트 보르도 역시 그런 문제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와인들이 다른 와인들로 대체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와인 업계의 불명예입니다.

-이렇게 오랜 세월을 와인과 함께했는데도 더 즐기고 싶은 와인이 있나요?
-훌륭한 마데이라. 가격은 높고 그 양은 너무 적죠.

-예전에는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은 가격이 너무 높아져 살 수 없어 아쉬운 와인이 있나요?
-그랑 크뤼 레드 부르고뉴 와인과 오래된 빈티지의 고급 보알.

-여전히 살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하는 와인은?
-모젤 리슬링 슈페틀레제, 쉬르 리 뮈스카데, 피노 셰리, 빌라주 샤블리… 흠, 모두 화이트 와인이네요. 여기에 오래된 전통적 리오하를 추가합시다.

-전과 비교해 마시는 양이 줄거나 늘었나요? 나이가 들수록 알코올 분해 능력이 달라지나요?
-전보다 확실히 덜 마십니다. 내 몸은 조금 다른 반응을 보이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나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전에는 모니카와 샴페인 한 병을 나눠 마셨는데 지금은 한 잔만 마셔요. 나는 아직 샴페인을 좋아하는데 샴페인이 날 점점 덜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개인 셀러에 몇 병이나 가지고 있나요? 모두 마실 건가요, 아니면 언젠가 팔 건가요?
-세어보지 않았어요. 대부분의 와인 애호가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너무 많이 가지고 있죠. 그걸 모두 팔게 될 상황은 상상이 안 되지만, 와인이 가져다주는 기쁨 이상으로 가격적 가치가 뛰는 와인이 있다면 팔게 될 겁니다.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을 통틀어서 좋은 와인이 한 병 있다면 누구와 마시고 싶습니까?
-모차르트와 JJ 프륌의 2004 휄레너 존네누어 리슬링 슈페틀레제를 마시고 싶어요. 신선하고, 투명하고, 감동적인 맛이 모차르트의 음악을 연상시키기 때문입니다.

CREDIT

        • 작성자

          Andrew Jefford

        • 번역자

          Sehee Koo

        • 작성일자

          2017.5.29

        • 원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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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Decanter의 저작물로 Decanter Magazine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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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수지왕 2017년 6월 23일

    요즘 같은 시대에 프린트까지 해서 출퇴근길에 읽고 있어요.
    번역하느라 애쓰셨고요. 좋은 글 공유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기대할께요!

    응답
    1. Decanter Column 2017년 6월 23일

      와~ 프린트까지 해서 읽어주신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힘이 나네요!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공유하도록 힘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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