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오브 와인 협회가 런던에서 개최한 한 행사에서 참가자들에게 각자 원하는 주제로 3분씩 이야기할 기회를 주었다. 다음은 와인 상자로 만든 연단에 오른 나타샤 휴즈 MW가 말한 내용을 편집한 것이다.
와인 업계에서 일한 지도 18년 정도 되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동료들이 와인을 향한 자신의 사랑과 열정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지 못함을 매우 안타까워하는 것을 자주 보았지요.
가끔은 와인 한 병에 6~7파운드 이상 투자하라고 설득하는 것도 힘듭니다. 리슬링이나 셰리, 혹은 업계에서 이달의 와인으로 선정되는 와인과 사랑에 빠지게 만들기도 어렵기만 합니다.
몇 년 전 어떤 조사를 하기 위해 슈퍼마켓에 가서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들이 어떤 와인을 구매하는지, 왜 그것을 사는지, 그리고 그 사람들이 다른 와인을 사게 설득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내려 했죠.
어떤 여자가 말했습니다. “난 샤르도네는 싫은데 샤블리는 아주 좋아해요” 자, 지금 여기저기에서 쿡쿡거리는 웃음소리를 들은 것 같은데 그 여자의 말에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아주 기본적인 진실이 담겨 있습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하죠.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 바로 미친 짓이라고. 저는 우리가 지금 와인 업계에서 바로 그런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소비자들에게 와인을 판매하는 방식을 살펴봅시다. 슈퍼마켓이나 와인숍에 와인이 진열된 선반들, 레스토랑의 와인 리스트 같은 것들 말이에요. 그럴 때면 와인을 지역에 따라, 품종에 따라, 아니면 우리가 평생을 바친 덕분에 겨우 이해할 수 있었던 어떤 임의의 잣대에 따라 분류하죠.
하지만 그런 건 소비자들이 보기엔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그들이 와인 시험을 보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기를 기대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와인을 지나치게 단순화해서도 안 됩니다.
저는 그래서 과일 샐러드에 들어갈 법한 온갖 과일 풍미를 나열한 테이스팅 노트나 가격 신호 같은 것에 의존하는 대신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와인은 그 자체가 목표라기보다는 음식과 유흥을 포함하는 라이프스타일의 일부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음식의 풍미와 아로마를 이해할 수 있듯 와인의 풍미와 아로마 역시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와인은 상류층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납득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 협회의 회원인 우리들이 그러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어땠는지 몰라도 우리는 이제 줄무늬 양복을 입고 상류층 말투를 쓰는 신사들이 아닙니다. 마스터 오브 와인 사이에도 다양성이 점점 커지고 있지요. 여성도 많아지고 있고, 현재의 회원들은 35개국 이상의 국적을 자랑합니다.
우리는 모두 몇 차례의 시험을 통해 MW라는 소중한 이니셜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이 기술을 와인 업계와 공유하며 우리가 모두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걸 막아야 합니다.
와인에 관해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지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연단을 내려가기 전에 말씀드릴 게 두 가지 있습니다. 이것을 생각해보면 소비자와 와인에 관해 이야기할 때 모두가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상대의 예상이 틀렸음을 보여줘라, 그리고 또 하나는 줄무늬 양복을 버리라는 것입니다.
나타샤 휴즈 MW는 프리랜서 와인 작가, 컨설턴트이자 강사로 자신의 웹사이트 natashahughes.com을 운영하고 있다.
작성자
Natasha Hughes
번역자
Sehee Koo
작성일자
2017.9.8
원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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