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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덕후들의 성지, 일본의 갓파바시 도구 거리에서의 솔직한 쇼핑 후기와 꿀팁- 도쿄 디저트 여행2탄

요리덕후들의 성지, 일본의 갓파바시 도구 거리에서의 솔직한 쇼핑 후기와 꿀팁- 도쿄 디저트 여행2탄

김선아 2017년 2월 2일

베이킹 수업에 오는 수강생 중 열정적인 분들은 직접 일본에서 도구를 사 오기도 하는데 도쿄의 갓파바시 도구 거리가 마치 한국의 방산시장과도 같은 곳이라며 꼭 한번 가보기를 추천해왔다. 이번 여행이 디저트 여행인 만큼 여행 전부터 늘 소문으로만 들었던 갓파바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다. 앞서 언급한 방산시장은 서울 종로 5가에 위치한 시장으로서 광장시장을 비롯하여 건어물 종합시장인 중부시장 같은 큰 시장들이 근처에 있다. 방산시장은 포장재료, 인쇄물, 베이킹 도구와 재료, 캔들 공예를 비롯해 요리와 각종 수공예 관련 분야를 아우르는 상점들이 모여있어 업계 종사자나 일반 소비자들에게 매우 편리한 곳이다. 특히 홈베이킹 입문자들에게 방산시장은 어마어마하게 많은 종류의 도구를 한눈에 볼 때의 흥분과 설렘이 공존하는 문화충격을 선사한다. 동시에 흔히 말하는 ‘지름신’이 떠날 줄 모르고 지갑을 계속 열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필자 역시 베이킹 도구나 포장 용품 등을 사러 방산시장에 꾸준히 방문하는 편인데 도구 중에서도 일본 제품은 품질 좋기로 소문이나 가격도 비싸고 그나마 수입이 되는 상품은 종류가 한정돼 있어서 다양한 종류를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편이다.

블로그를 통해 일제 도구 사용 후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요즘, 일부 홈베이커들이 인터넷을 통한 해외 물품 구매대행 서비스를 이용하여 도구를 구매하거나 일본에 직접 가서 구매한 뒤 생생한 후기를 올리기도 한다. 이들이 많이 찾는 바로 이곳이 일본 도쿄의 최대 요리 용품 전문 거리인 갓파바시이다. 도쿄의 유명한 관광명소 중 하나인 아사쿠사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곤 한다. 이곳에는 베이킹뿐만 아니라 요리, 주조, 커피 관련 용품을 취급하는 상점들도 다양하게 늘어서 있는데 언제 다 들러보나 싶을 정도로 많은 상점이 밀집해있으며 충동구매를 불러일으킬 만한 매력적이고도 신기한 도구들의 위풍당당한 자태에 넋을 잃기 일쑤이다.

일본 도쿄의 갓파바시 도구 거리 남문 쪽 입구. 대형 요리사 모형을 보고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먼저 종류를 떠나, 거의 모든 상점의 도구들이 열과 각을 맞추어 진열되어있다. 굉장히 보기 쉽게, 찾기 쉽게 진열되어 있으며 가장 좋았던 점은 가격표가 상품마다 붙어있는 정찰제인 곳이 많았다는 것이다. 상인들과 힘들게 흥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일일이 가격을 물어보지 않아도 되니 마음껏 구경하고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굉장한 장점으로 느껴졌다. 한편, 전문 분야에 따라 특화된 도구들을 다루는 상점이 많아서 여러 종류의 물건이 한 곳에 있는 대형 매장보다 쉽게 물건을 찾을 수 있어 편리하였다. 이는 찾고자 하는 도구의 전문가를 통해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좀 더 합리적인 소비를 가능하게 한다.

가격 정찰제를 쉽게 볼 수 있는 시장의 그릇

가격 정찰제를 쉽게 볼 수 있는 시장의 그릇

같은 물건도 크기별로, 색상별로 잘 정리되어있다.

같은 물건도 크기별로, 색상별로 잘 정리되어있다.

이러한 상점 문화는 일본 요식업계 관계자들이 자신의 기술을 오래도록 유지하고 발전시키며 장인정신을 계승할 수 있게끔 하는 중요한 환경이 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칼이라는 주방 도구 하나만 가지고도 판매자는 수백 가지의 제품군으로 상품을 만들 수 있고 구매자는 더 나은 칼을 사기 위해, 용도에 맞는 칼을 사기 위해 꾸준히 방문한다. 이러한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바람직한 순환으로 인해 일본의 미식 문화가 더욱 넓고 깊게 발전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많은 국내의 요리사들도 더 나은 전문 도구를 사기 위해 일본에 들르는 것 또한 이해가 간다. 입문자부터 전문가까지 자신의 레벨에 맞는 최적의 도구를 특화된 상점에서 모두 찾을 수 있다는 것이 한국의 시장과는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특히 칼에 있어서는 주부들이 사용하는 일반적인 주방용 칼부터 몇십, 몇백만 원을 호가하는 전문가용 칼까지 다양한 날, 손잡이, 용도에 따라 수백 가지가 진열되어있음을 보면서 다시 한번 정교하고 날카로운 일본 칼의 품질과 위엄에 감탄하였다. 나아가 그 칼을 담는 가방, 칼집, 요리사들의 조리화, 조리복, 앞치마까지 상점에서 꼼꼼히 따져가며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다.

용도에 따라 다양한 일본의 칼. 장인정신이 깃든 일본의 칼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용도에 따라 다양한 일본의 칼. 장인정신이 깃든 일본의 칼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그렇게 한참을 둘러보다 고소한 커피 내음이 나는 곳에 이끌려 커피 도구를 파는 곳에 이르렀다. 커다란 유리문을 통해 보이는 원두를 볶는 기계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곳에서는 원두에서부터 커피를 추출하는 도구, 커피와 차를 담는 어여쁜 찻잔까지 커피에 관한 모든 것을 판매하고 있었다. 국내에서는 가격대가 비싼 동으로 만든 드리퍼나 주전자 등의 제품도 일본에서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고 엔티크하고 빈티지한 일본 노리다케 스타일의 찻잔, 고가의 영국 로열 찻잔 세트 등도 판매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커피 용품 전문점으로 전문가들을 위한 도구부터 커피를 좋아하는 일반인들도 쉽게 입문할 수 있는 다양한 가정용 커피 추출기가 있다.

커피 용품 전문점으로 전문가들을 위한 도구부터 커피를 좋아하는 일반인들도 쉽게 입문할 수 있는 다양한 가정용 커피 추출기가 있다.

찻잔 이야기가 나오니 자연스럽게 갓파바시의 하이라이트, 그릇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이곳의 명소 중의 명소는 아무래도 그릇 상점인 듯싶다. 셀 수 없이 많은 도자기가 크기별로 용도별로 차곡차곡 쌓여 있는 그릇가게들은 단번에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가격 역시 매우 저렴한 것부터 고가의 그릇까지 다양하게 있는데 대부분 그릇의 가격대가 적절한 편이라 여행자라면 부담 없이 기념품으로도 그릇을 사 갈 수 있는 정도다. 일본의 식문화를 그대로 반영하듯, 다양한 면기와 초밥 접시, 사케를 담는 호리병인 도쿠리와 사케 잔등이 주를 이루며 대부분의 그릇들 역시 아무리 작은 종지라고 할지라도 가격표가 붙어있어 여행자의 주머니 사정에 따라 천천히 그릇을 골라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다양한 생김새의 그릇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다양한 생김새의 그릇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가지런하게 진열된 각종 그릇

가지런하게 진열된 각종 그릇

여기서 잠깐, 갓파바시 쇼핑을 위한 꿀팁! 만약 갓파바시에서의 열혈 쇼핑이 예상된다면 무거운 짐을 가지고 쉽게 이동할 수 있는 바퀴 달린 여행 가방과 그릇이나 도구들이 손상되지 않도록 포장이 가능한 에어캡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한, 주변에 화장실을 사용할만한 큰 공공건물이 없으므로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내려 걸어가기 전에 한 번 더 확인을 하는 것이 좋겠다. 카드 결제가 가능한 곳도 있고, 현금만 받는 상점도 많다. 도구 거리를 걸으며 각각의 상점에서 하나둘 소소한 용품을 사는 재미도 있으니 현금을 챙겨가는 것이 훨씬 좋다. 조금 규모가 큰 상점에서는 세금 면제(Tax Free) 혜택이 있기도 하니 여권을 꼭 챙겨가도록 한다.

갓파바시의 베이킹상점에서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모양의 몰드는 물론, 다양한 색소와 데코용품등을 구매할 수있다.

갓파바시의 베이킹 상점에서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모양의 몰드는 물론, 다양한 색소와 데코 용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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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

뉴욕의 디저트감성을 서울로 옮기다, ‘허드슨베이킹’ 클래스의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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