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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는 봤나 멕시코 와인, 아메리카 대륙 최초의 와인 생산지

들어는 봤나 멕시코 와인, 아메리카 대륙 최초의 와인 생산지

임지연 2023년 1월 19일

‘멕시코 와인’이라고 하면 누군가에게는 다소 생소한 와인임에 틀림없다. 프랑스나 이탈리아와 같은 유럽산 고급 와인이나 칠레와 아르헨티나 같은 중남미 와인 생산국에 익숙한 이들은 멕시코산 와인이라고 하면 왠지 모르게 와인 신흥 국가수준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사실 알고 보면 멕시코가 가진 와인 역사는 아메리카 대륙에서도 가장 길고 오래됐다.

일찍이 스페인 정복자들이 16세기 초 금맥을 찾아 멕시코로 넘어왔을 초기부터 자신들이 마실 와인용 포도를 직접 재배하기 시작했다. 당시 멕시코 일대를 지배했던 카를로스 5세 국왕은 스페인의 포도 묘목을 아메리카 신대륙까지 옮겨와 심으라고 명령했을 정도로 와인에 진심이었다.

그렇게 건너온 스페인 포도 묘목은 이후 멕시코 환경에 적응해가면서 현재의 대규모 포도 농장으로 발전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당시 스페인을 포함한 유럽에서 공수된 포도 묘목들이 멕시코 뿐만 아니라 미국 등 아메리카 대륙 곳곳에 확대돼 지금의 아메리카 와인 역사의 시초가 됐다는 것이다. 미국 와인의 주요 생산지인 캘리포니아주의 포도 농장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멕시코 식민 지배 시절 당시 바다 건너 신대륙으로 건너온 포도 묘목 몇 그루가 있을 것이라는 말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닌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게 시작된 멕시코 최초의 포도 농장은 1597년 해발 1500m에 위치한 코아우일라주 라스파라스 밸리의 와이너리였다. 당시의 농장이 멕시코를 대표하는 와이너리인 까사 마데로(casa madero)다.

멕시코 땅에서 와인이 생산된 역사는 곧 제국주의 시절, 스페인이 이 일대를 식민 지배했던 역사와 일맥하는 셈이다.

더욱이 여기에 더해 이 무렵부터 멕시코를 찾아와 활발한 선교 활동을 했던 사제들이 만들어 마셨던 와인들도 멕시코 와인 산업을 단단히 하는데 시초가 됐다. 이 당시 멕시코의 선교사들은 미사 성찬식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와인을 제조했고, 그것을 시작으로 수백 년에 걸친 와인 역사가 이어져오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앞서 언급한 멕시코 서반구의 까사 마데로는 멕시코의 무수한 와이너리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곳으로 유명하다. 1597년 문을 연 이 곳은 북아메리카에서는 두 번째로 오래된 역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매년 이 곳에서 생산된 제품들은 멕시코 전역의 백화점 와인 전문 판매점과 마트 진열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매우 대중적인 와인을 유통해오고 있다.

까사 마데로는 멕시코 북부 코아우일라 포도 농장이 모여 있는 마을에 위치해 있는데, 이곳은 리오그란데 강을 사이에 두고 미국과 마주한 곳이다. 그 덕분에 까사 마데로에서 생산된 와인들 중 상당수는 매년 리오그란데 강을 넘어 미국으로 대량 수출되는 이 지역 효자 상품으로 꼽힌다. 까사 마데로의 와인 역시 16세기 무렵 스페인에서 건너온 카톨릭 사제들이 멕시코 토종 포도 덩굴에 천연 샘물을 연결하는 작업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까사 마데로 와인을 소개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프란시스코 마데로 멕시코 대통령이다. 이름에서 이미 알 수 있듯이 프란시스코 마데로 대통령은 ‘마데로’ 가문의 후손 중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는 정치인이다. 그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멕시코 농민과 노동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정치인이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프란시스코 마데로 대통령은 20세기 초에 멕시코에서무려 30년간 장기 집권했던 포르피리오 디아스의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고 1917년 대통령을 취임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비록 암살로 생을 마감하며 대통령으로는 짧은 기록을 남겼지만 당시 멕시코 농민과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개혁적인 성향의 정치인이라는 수식어는 여전히 살아있는 인물이다.

그 후로 지금까지 미국을 마주보고 있는 지역적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까사 마데로는 미국을 타깃으로 해 성공한 멕시코의 대표적인 와인 업체로 꼽힌다. 그 중에서도 미국 텍사스는 매년 까사 마데로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약 60% 이상의 비중을 수입하는 주요 수출 도시다.

물론 산호세, 댈러스 등의 도시를 통해서도 대량의 멕시코 와인제품들이 미국 곳곳에 유통되고 있지만, 매년 가장 많은 물량을 사들이는 곳은 단연 텍사스가 꼽힌다.

멕시코 와인의 주요 정착지가 텍사스가 된 데에는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다. 텍사스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스테이크’가 보편화된 도시로 알려져 있는데, 이것이 멕시코 와인과의 환상 궁합을 만드는데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목초지 덕분에 일찍이 가축 사업이 발달한 데다가 멕시코에서 생산된 와인을 대량으로 수입했으니 맛있는 스테이크와 와인 궁합이 오랜 시간동안 텍사스를 멕시코 와인 주요 수입 지역으로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는 틀린 말이 아니다.

고산지대에서 생산돼 전반적으로 맑고 경쾌한 멕시코 와인이 미국인들에게 큰 호평을 받는 이유가 있는 셈이다. 더욱이 까사 마데로 와이너리에서 생산되는 와인 제품은 매년 전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저명한 국제 와인 대회에서 700개 이상의 메달을 거머쥘 정도로 칭송받는 와인으로 성장했다.

은은한 초콜렛 향과 연초향이 부드러운 타닌에 어우러져 다양한 음식과도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는 호평이 줄을 있는다. 희미한 계피와 나무향이 무척이나 매력적인데, 무거운 무게감이 없는 가벼운 끝 맛 덕분에 다채로운 한식과도 잘 어울린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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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찾는 인생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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