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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에 맛보는 ‘SAKE’

1.99$에 맛보는 ‘SAKE’

임지연 2018년 12월 28일

“하와이에서 뜬금없이 웬 일본 사케?”

이런 의문을 가진다면 하와이 현지 사정에 대해 ‘1’도 모르고 있는 것이다. 하와이 현지인 가운데 일본인 또는 일본계 미국인의 비율은 무려 40%에 육박한다. 이는 하와이 현지 원주민이 불과 20%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과 비교해 대단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때문에 현지에서는 일본인이 즐겨 먹는 요리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고급 레스토랑부터 대형 유통업체 ‘돈키오테(Donkijote)’까지 진출하는 등 미국 속 작은 도쿄를 떠올릴 정도로 일본 문화가 잦은 곳이다.

그중 대표적인 마실 거리는 단연 일본의 ‘사케’다. 일본계 대형 마트는 물론이고 세븐 일레븐, ABC 마트 등 미국계 편의점에서도 ‘사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연말 할인 세일을 하는 곳이 늘어가면서 단돈 1달러대(1.99달러)에 일본 본토와 미국 대륙 등에서 공수된 다채로운 종류의 사케가 판매되고 있다.

원 컵 오제키(One CUP OZEKI, ワンカップ大関)

필자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본가는 중국 베이징에 있고, 현재 사는 곳은 하와이 호놀룰루 시다. 조금 갸우뚱한 삶의 이력에는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어머니와 언니가 있다. 그녀들의 설명에 의하면 일본에서는 ‘사케’라는 용어 대신 ‘日本酒(니혼슈)’라고 더 자주 부르는데, 이들과 줄곧 해외를 떠돌 듯 살고 있으면서도 삶이란 원래 여행이지 않겠느냐고 짐짓 여유로운 호기를 부릴 수 있는 것은 다름아닌 함께 사는 그녀들 덕분인지도 모른다.

이들이 일본에서 살 적 마치 ‘콜라’ 한 캔을 따 마시듯 대중들에게 친숙한 사케 몇 가지를 내게 소개했다. 더욱이 최근 하와이 일대의 슈퍼마켓에서 1달러 대에 판매되는 다양한 소형 사케 가운데 ‘원컵 오제키(One CUP OZEKI)’는 단연 대중적인 면에서 최고라는 평가다. 해당 제품은 일본 도심 곳곳에 설치된 자판기에서 간편하게 뽑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된 제품이다.

일본의 유명 주류 업체 ‘오제키 주식회사(大関株式会社)’가 꼽은, 10년이 지나도 꾸준히 판매될 것이라고 예측한 제품이 바로 ‘원 컵’ 시리즈다. 장기 불황 속에 신제품보다는 스테디 셀러를 더 선호하는 일본 기업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긴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원 컵 오제키’인 셈이다.

실제로 원컵 시리즈의 출시는 무려 지난 196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출시된 원 컵 시리즈는 그 무렵 매우 혼란스러웠던 일본 경제 사정에도 불구하고 친서민적인 가격과 180ml의 깜찍한 외관까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인기를 모았다.

현재 일본 주류 시장에는 180ml 용량의 작은 원 컵 시리즈 사케가 상당한데, 그중에서도 원조는 바로 ‘오제키’ 제품이다. 뚜껑만 ‘딸깍’ 따면 마치 일반 컵에 사케를 담은 형태가 되는 외관이 덕분에 하와이에서는 연말 연시 야유회나 가족 모임 시 유용하게 활용된다. 알코올 도수는 15% 정도다.

물론 원 컵 오제키도 그 용량과 종류별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된다. 180ml의 대중적인 제품 외에도 300ml의 대용량과 100ml의 초소형 용량이 있고, 죠센(上撰)등급, 가센(佳撰) 등급, 엑스트라 버전, 드라이 버전 등 맛에 따른 색다른 제품이 있다.

필자가 소개한 1달러 대의 원 컵 오제키는 이들 제품 중 가장 대중적인 사케로 꼽히는데, 죠센 등급의 제품이다. 특징은 텁텁한 맛이나 농도가 진한 단맛이 없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사케 맛이라는 평가를 받아오고 있다.

사케를 처음 시도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제품이다. 아무리 365일 연중 따뜻한 하와이라고 할지라도 12월부터는 20도 이하로 떨어지는 온도와 세찬 바닷바람으로 언 몸을 녹이기에 중탕으로 따뜻하게 데운 사케 한 잔이 ‘딱’인 계절이다.

반신욕을 좋아하는 하와이 현지 거주 일본인들은 주로 늦은 밤 중탕으로 데운 원 컵 오제키 한 잔과 뜨거운 입욕으로 노곤한 피로를 해소하곤 한다.

쇼치쿠바이 클래식 준마이 사케(Sho Chiku Bai Classic Junmai Sake)

정제수와 순수한 쌀, 누룩 곰팡이로 만든 ‘준마이’급 사케다. 일본에서도 유명한 ‘쇼치쿠바이’ 시리즈 중 하나로 미국 대륙에서 생산된 덕분에 1달러 대의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주로 상온 상태 또는 따뜻하게 데워서 마실 때 맛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데, 따뜻한 온도에서 마실수록 여운에서 느껴지는 달달한 맛이 텁텁하지 않게 느껴진다는 평이다. 뚜껑을 따면 먼저 은은하고 부드러운 사케 향이 느껴지고, ‘쇼치쿠바이 클래식’이 가진 독특한 장점인 시큼하면서도 살짝 단 맛은 마치 와인을 연상케 한다.

물론 이 탓에 혹자는 입안에 마구 털어 넣을 수 있는 ‘혼죠조(本釀造)’ 등급이나 ‘후츠슈(普通酒)’ 등급의 사케보다 까다로운 등급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하지만 필자에게 쇼치쿠바이 클래식의 맛은 저렴한 가격과 풍부한 향, 맛이 어우러진 가성비 부분에서 가히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지게 만드는 제품이다.

실제로 현지에서도 가성비 대비 가장 훌륭한 사케 시리즈 중 하나로 꼽히는데, 가장 작은 용량 180ml부터 750ml, 1.5L, 3L, 18L 등 초대형 용량까지 다양한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알코올 도수는 1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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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찾는 인생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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