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피노 누아 같은 소위 ‘국제적인’ 품종들은 싸구려 슈퍼마켓 와인부터 세상에서 가장 값비싼 와인에 이르기까지 어디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무언가 새롭고 찾기 힘든 와인을 맛보고 싶다면?
모험심이 강한 사람이 시도해보면 좋을 네 가지 특이한 레드 품종을 소개한다. 이 중 몇 가지나 맛본 적 있는가?
발렌시아 서쪽의 우티엘-레케나는 매우 건조하고 더운 지역이다. 이 덕분에 보발 품종에 육중한 무게감과 강렬한 풍미가 생긴다. 레드 커런트와 블랙베리 아로마가 이 와인이 결코 섬세한 와인이 아님을 바로 보여준다. 잘 익고 풍부한 과즙의 블랙, 블루, 레드 과일들이 입안에서 서로 다투며 끝없이 밀려오는 감각의 파도를 일으킨다. 부드러운 질감 밑에 단단한 구조감이 숨어있다. 구운 고기 요리와 곁들이기에 매우 좋은 와인이다. 92점
이곳에서 자라는 특이한 포도 품종을 통해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고 군더더기를 빼고 사람이 최소한만 개입하는 전통적인 양조 방식을 고집한 덕분에 쥐라는 요즘 급격히 오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로슈 세슈는 수확량이 적은 50년 된 그롤로 포도나무(유기농 인증) 열매를 송이째 발효시키고 발로 밟아 으깬다.
그렇게 탄생한 와인은 진한 블랙 체리와 바이올렛, 멘톨 아로마를 가지고 있다. 놀라울 만큼 과즙이 풍부하고 강렬한 블랙 체리와 딸기 풍미를 보여주며 곧이어 다크 초콜릿과 감초, 향기로운 삼나무 풍미가 이어진다. 타닌은 뒤에서 조연 역할만 하며 과일 풍미가 빛나도록 도와준다. 여운이 길고 우아하며 계속 마시고 싶은 뒷맛을 남긴다. 800병만 생산되었다. 91점
피니에르의 포도나무는 2003년부터 바이오다이나믹 인증을 받아왔고, 포도나무의 건강에 대한 그들의 관심과 진지한 태도는 양조장에서도 빛을 발한다. 트루소 품종을 수작업으로 열매를 선별하고 줄기를 제거한 뒤 야생 효모를 가지고 발효시키고, 12개월 동안 오크통에서 숙성시켜 병입한다. 여과하지 않고 이산화황도 최소량만 사용하는데, 이 모든 과정을 달의 위상에 맞춰 진행한다. 가벼운 크랜베리와 라즈베리 향을 느낄 수 있다. 입안에서는 스파이시하고 신선하며, 붉은 과일과 야생 고기, 신선한 산도와 같은 피노 누아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오리 고기나 치즈와 곁들이기에 이상적인 우아한 와인이다. 89점
포도원 이곳저곳에서 최대 5미터 높이까지 나무나 다른 식물들을 타고 자라는 야생 파이스 품종으로 만들었다. 50퍼센트는 탄소 침용 발효를 거치고, 나머지 절반은 야생 효모를 이용해 일반적인 방식으로 발효시킨다. 콘크리트 탱크에서 숙성시킨 뒤 여과하지 않고 병입한다. 스파이시한 체리와 라즈베리 아로마에 크리미한 향이 나는 반면 풍미는 군더더기가 없고 날카로운 블랙 체리와 레드 체리를 느낄 수 있다. 스파이시함과 좋은 산도를 갖춘 과일 풍미가 풍부한 스타일이다. 89점
작성자
Ellie Douglas
번역자
Sehee Koo
작성일자
2017.2.25
원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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