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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Blood)에서 와인(Wine)까지. 와인메이커들을 도울 기술적 혁신

피(Blood)에서 와인(Wine)까지. 와인메이커들을 도울 기술적 혁신

Decanter Column 2016년 7월 15일

“그렇게 피에서 시작해 스피리츠를 거쳐 와인까지 간 거죠.”

와인 애호가가 사전 지식 없이 이 말만 들었다면 피와 술이라는 두 단어가 한 문장에 쓰인 것만으로도 충격에 부르르 떨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루브 발레차와 그의 두 친구이자 동료인 오로르 세이롤, 휴고 그라델에게는 이 연관 관계가 매우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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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사클레 대학의 광학연구소 대학원생인 세 사람은 바이오테크 신생기업인 아르키메이 테크놀로지에서 발명한 기존의 혈액 분석 기술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와인의 품질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독특한 휴대용 기구를 만들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혈액 분석에서 와인까지 가게 된 걸까? 발레차는 이 모두가 대학원 1학년 때 친구들과 함께 들은 혁신 프로그램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그 수업에서 학생들은 기업의 기술을 차용하여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과제를 받았다.

“우리가 처음 떠올린 건 알코올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스피리츠로 시작했죠. 중국에서 인턴십을 하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그곳에 가짜 스피리츠로 인한 문제가 많다고 했어요. 그래서 제품 자체를 분석해 가짜 술을 판별해내는 장치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죠. 제가 보르도 출신이다 보니 얼마 뒤 대상을 바꿨어요. 여러 군데 와이너리에 가보았는데 그곳에서 말하길 매달 성분 분석을 위해 와인을 연구소에 보낸다더군요. 그렇다면 스피리트 대신 와인을 연구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짜 와인을 감지해내는 기술은 앞으로 큰 인기를 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러시아에서도 판매되는 와인 중 상당수가 가짜라고 하더라고요. 중국에서도 가짜 와인의 문제가 크고요.”

아르키메이 테크놀로지에서는 샘플 하나를 처리할 때 10-20개의 생체지표 – 심장과 간도 포함해 – 를 확인하는 통합적 혈액 검사를 실시한다. 와인 분석 역시 이 원칙을 이용해 생산 과정에서 와인의 품질을 평가한다.
“양조장에서는 생산의 여러 단계에서 샘플을 채취해 연구소에 보내어 알코올 도수, 당도, 산도를 테스트합니다. 우리도 와이너리에서 이런 점들을 테스트하고 싶고요.” 발레차가 설명했다.

그는 당도와 한 가지 산도 정도밖에 알아보지 못하는 초기 단계에서도 와인메이커들이 그 제품에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모든 산도와 pH, 당도, 황 함유도까지 모두 분석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와인메이커의 시각

이 분석 시스템에 대한 평가를 내려달라는 부탁을 하자 에노트리아 & 코의 와인메이커 프레디 코브는 이렇게 답했다.

“모두 알다시피 와인은 포도원에 있든, 발효 중이든, 탱크와 배럴, 병에서 숙성 중이든, 끊임없이 변화하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습니다. 따라서 와인메이커라면 누구나 와인이 현재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그때그때 즉각적으로 알아보고 싶어 하죠. 그렇게 하면 와인의 풍미를 최적화시키고 부패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요. 현재로서는 한두 가지 정도의 척도밖에 분석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는데, 그 정도는 양조장에서도 쉽고 저렴하게 분석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앞으로 더 많은 부분을 분석할 수 있도록 기술이 개발된다면 아주 유용한 장비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분석 비용

발레차에 의하면 현재 와인메이커들은 연구소에 와인을 보내 분석하는 데만 매년 2,500유로 정도를 쓰고 있다. 생산 도중 정기적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와인 한 통을 모두 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값비싸고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동시에 불가피한 지출이라 할 수 있다.

“와인이 변화하는 동안 생기는 여러 가지 반응은 와인에 해를 줄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충분한 양의 황을 첨가하지 않으면 박테리아가 생겨 와인이 상할 수 있지요. 그렇게 되면 대략 225리터나 되는 배럴 전체를 망칠 수 있습니다. 750ml 한 병을 20달러에 판매한다고 보았을 때 엄청난 손해인 셈이죠.
물론 그런 일은 매우 드물게 일어납니다. 와인메이커와 양조학자들이 대체로 솜씨가 좋고 와인의 변화 과정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일부 소규모 양조장에서는 와인의 성분을 분석할 만한 돈이 없습니다. 그게 바로 우리가 이 제품을 개발하고자 하는 이유예요.”

아직까지는 가격을 책정하지 않았지만 이들은 5,000유로 이상이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한다. 발레차는 양조장에서 이 제품을 구입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분석 비용을 뽑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생산 공정을 더 빠르고, 쉽게 테스트할 수 있다면, 그리고 분석할 때마다 매번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면’ 건전한 투자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포도원들에서 수 세기에 걸쳐 사용해온 양조 방식의 전통을 고려할 때 이 신기술에 대한 그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발레차는 뒤처지는 곳은 가차 없이 경쟁에서 밀려나고 마는 이 산업에서 살아남으려면 신기술을 받아들여야 하는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보르도 지역 일부 와인메이커들은 여전히 의심의 눈길을 보낸다고 말한다.

“어떤 와인메이커들은 기술이라는 말만 들어도 질색을 합니다. 와인의 냄새를 맡고 맛을 볼 수만 있으면 그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말이에요. 아주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들이죠. 문제는 우리가 그것을 대규모 양조장에 파는 순간 일어납니다. 그들 주변에 있는 다른 양조장들도 아주 빠르게 그에 대응해 변화를 일으켜야 할 테니까요. 프랑스 시장에서 일부는 기술에 반대하고 일부는 매우 기술 지향적입니다. 하지만 유럽 나머지 지역이나 아메리카 대륙의 경우에는 신기술을 매우 잘 수용하지요.”

코브는 와인 관련 기술이 바람직한 양조 기술을 보완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사실 저는 예전부터 이런 종류의 기술에 약간 거부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양조업자들이 그것에 과도하게 의존하다 보면 와인메이킹 자체가 나태해질 수 있기 때문이죠. 최고의 양조업자들은 양조 과정에서 필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 화학 분석 결과와 자신의 감각 둘 다를 이용합니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표현력 강한 와인을 찾는 동시에 품질 면에서는 일관된 와인을 원하니까요.”

발레차는 파리-사클레 대학교가 캘리포니아에 있었다면 이 일을 하는 데 있어 아무런 장애물이 없었을 것이라고 농담조로 말했다. 하지만 그는 프랑스인으로서 강한 자부심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와인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보르도 출신이 와인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모두에게 미움을 받게 되어 있지요. 와인은 요리계에서 프랑스가 갖는 이미지를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는 전 세계에 알려진 프랑스 제품을 위해, 프랑스의 기술을 개발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1, 2년 뒤에 다른 나라로 확장할 이유가 없는 것도 아니죠. 그쪽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면 말이에요.”

 

CREDIT

        • 작성자

          John Elmes

        • 번역자

          Sehee Koo

        • 작성일자

          2016.06.10

        • 원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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