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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 ‘고급화’를 선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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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 ‘고급화’를 선언하다

임지연 2017년 5월 24일

중국 요리는 기름에 볶는 것이 전부다? NO!

패스트푸드, ‘고급화를 선언하다

한국의 케이블 방송국에서 방영되는 유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맛 칼럼니스트 A. 세계 각 국의 청년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 특성상 각나라 음식에 대한 품평을 진행하던 중 그가 중국 요리에 대해 던진 한마디가 필자에게는 꽤 큰 충격이었다. 그는중국 요리는 커다란 웍(중화요리용 팬) 하나만 있으면 기름 넣고 지지고 볶으면 끝이잖아요라고 말했고, 당시 스튜디오 안에 있던 상당수 참가자는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는 그의 같은 지적이 왠지 아쉽게만 느껴졌다

사실, 현지에서 맛본 중국 요리들 가운데 상당수는 찌거나 삶는 방식으로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것들이 많다.  최근 중국에서 불고 있는웰빙열풍에 힘입어 식재료 영양을 그대로 담아낸 조리방식이 큰 호응을 얻고 있는데, 영양과는 무관해 보이는 패스트푸드점조차 중국 현지에서는 맛의 고급화를 선언했다.

전공푸(真功夫, True Kungfu)

오로지 중국식 요리만 판매하는 패스트푸드 업체 전공푸는 영화배우 고() 이소룡을 전면에 배치해 명성을 얻은 업체다. 지난 1990년대 처음 광저우 시내에 문을 연 이후 2017년 현재 중국 전역에만 600여 곳의 프랜차이즈점을 운영하는 명실상부한 중식 패스트푸드 1위 업체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내의 어느 곳을 가든 사람이 많이 몰리는 기차역이나 오피스 지역에서는 노란색 운동복 차림의 이소룡이 무술을 연마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전공푸 간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소룡을 전면에 내세운 업체의 홍보방식때문에 해당 업체가 이소룡의 후손과 연관이 있을 거라는 소문이 무성하지만, 달리 확인할 길은 없다. 다만 이곳이 비록 패스트푸드점이라는 이름을 하고는 있지만 모든 음식을 먹으면 먹을수록 이소룡처럼 탄탄하고 건강한 몸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전공푸가 성공할 수 있었던 특별한 장점은 모든 음식을 찌거나 삶는 방식으로 조리하여 건강한 음식을 빠르게 제공할 수 있는 점이다.

기존의 일반적인 패스트푸드점과 같이 깔끔한 외관이나 주문 후 고객이 직접 음식을 받아가는 방식은 동일하지만, 판매되는 음식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마치 중국인 친구 집에 방문했을 때 만나는 일반 중식과 같은데, 이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것이다.

이곳에서 필자가 가장 즐겨 먹길 좋아하는 음식은 단연 닭고기를 잘게 잘라 간장 소스에 조려낸 중국식 닭요리다. 흰 쌀밥과 뜨끈한 고기 육수가 곁들여져 나오는데 세트 메뉴의 가격은 우리 돈 6천 원 남짓. 닭고기 부위 중 부드러운 육질을 자랑하는 다리와 날개만을 골라 간장에 조렸다는 점에서 입안에 고기 한 점을 넣는 순간 쫄깃한 육질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 맛이 마치 한국에 있을 적 외할머니가 만들어주셨던 장조림의 맛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도 이곳을 자주 찾는 필자의 이유이기도 하다.

아직 중식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의 입맛도 충분히 사로잡을 수 있을 만큼 글로벌한 맛이기도 하다.

이곳을 유명하게 만든 또 다른 요리는 고객이 보는 눈앞에서 찜기에 뜨끈하게 쪄내는 각종 만두가 꼽힌다. 돼지고기, 부추, 버섯, 두부 등을 적당히 저민 후 도톰한 만두피 속에 넣어 쪄낸 만두를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육즙이 먼저 흘러나오고, 그 뒤에 재료 본연의 맛이 느껴지는데, 이것 역시 먹는 순간 건강에 좋겠다는 느낌이 드는 정갈한 향을 드러내는 점이 좋다.

대부분의 식당은 오전 7시부터 늦은 저녁 10시까지 운영하는데, 그 덕분에 이른 아침 출근길에 간단하지만 든든한 요기를 이곳에서 해결하고 출근하는 직장인들의 모습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필자 역시 종종 이곳에서 오전 11시까지만 아침 식사용으로 판매되는 조찬을 이용하는데, 대부분의 가격이 10위안 남짓에 불과하다는 점도 이곳이 가진 매력 중의 하나다.

주소:北京海淀区中关村南大街2号华宇时尚购物中心1(双安商场)

가격대: 아침 식사류 10위안 내외( 1800)

       일반 세트메뉴 20~40위안( 3600~7200)

Pepper Lunch(胡椒厨房)

중국에서 운영 중인 식당 가운데 약 80%는 패스트푸드점이라고 한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리픽을 기점으로 빠르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점을 선호하는 현상이 생겨났고, 이후 중국 내의 패스트푸드점의 부단한 노력 끝에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 가운데 패스트푸드점이면서도 값싸고 저렴한 대중식당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고급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업체가 있다.

바로 페퍼런치(Pepper Lunch, 胡椒厨房)로 불리는 철판 스테이크 전문점이다.

중국에 소재한 대형 쇼핑몰이라면 어느 곳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페퍼런치는 사실 일본에서 건너온 일본인 소유의 스테이크 전문점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스테이크를 고객이 원하는 만큼 익혀 먹을 수 있는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라는 인식이 더욱 강하다.

사실 중국에서 일본산이라는 출처는 그것이 무엇이든 비록 질이 좋을지언정 앞다퉈 구매하고 싶지는 않은 일종의오명을 가지고 있는 탓에 페퍼런치가 일본 브랜드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사담이지만 중국에서만큼은 일본산 자동차를 구매해 타고 다닐 경우 자차 브랜드 로고 옆에 중국 국기 모양의 스티커를 부착하거나 중국인이 타고 있다는 문구를 적은 자동차를 쉽게 볼 수 있다.)

이곳을 찾는 고객 중 상당수는 두툼한 철판에 내어져 나오는 스테이크가 고객의 눈 앞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모습과 후추로 맛을 낸 고기 특유의 향에 압도된 이들이 대부분이다.

고기의 종류도 소고기, 닭고기 등 다양하고 부위도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으며 스테이크 위에 치즈 또는 계란 후라이를 추가하는 것도 고객이 원한다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

필자가 주로 먹는 스테이크는 소고기 안심을 얇게 썰어내고 그 위에 고슬고슬한 옥수수 한 움큼과 버터, 계란 후라이 하나를 추가한 요리다. 뜨끈한 철판 요리라는 점에서 먹는 동안후후불어가는 맛도 맛이지만 주문한 음식을 천천히 다 먹을 때까지 식지 않는 철판 요리의 특성상 뜨거운 고기 특유의 부드러운 맛을 식지 않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이곳만의 매력이다.

주소:北京市海淀区远大路1号金源时代购物中心金源新燕莎MALL

가격대: 닭고기, 소고기 스테이크 30~50위안( 5400~9000)

       계란 후라이, 치즈 토핑 추가 요금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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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연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찾는 인생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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